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은행장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함영주 KEB 하나은행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사진=한국은행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은행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은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일시적 자금난에 봉착하지 않도록 만기연장 등 자금지원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와 시중은행장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노력에 더해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진정됨에 따라 향후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수도권과 지방간 부동산시장 상황에 차이가 있음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유출됐으나, 은행의 외화 유동성 사정과 대외차입여건은 양호한 상황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앞서 이 총재는 이날 모두말씀을 통해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은은 보다 경계감을 갖고 국제금융시장 상황 변화와 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필요시에는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시장안정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번 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다소 진정되고 있으나 지난달 중 주가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최근 주가 하락이 대외 리스크 증대에 따른 세계 증시의 공통 현상이었으나 하락 폭이 주요국보다 크고 외국인 자금 유출 폭이 컸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불안 시와 연관 지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최근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과거 불안 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때 환율 및 시장금리도 동반하여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이번에는 주가 하락에도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였다”며 “환율의 변동성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으로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데다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이를 반영해 지난달 들어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 사정 및 차입여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며 중순 이후에는 외국인 채권자금도 다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모니터링됐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국민, KEB하나, 우리, 신한, 농협, 기업, 수출입, SC제일, 한국씨티 등 9개 은행 행장들이 참석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