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제공=한국은행
청와대는 2일 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한은법상 한은 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후 국회 청문회를 거치면 2022년까지의 4년 임기가 확정된다. 한 번 인사청문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이 과정은 어렵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차기 한은 총재로 국제 금융 전문가나 현직 교수 등 하마평에 오른 인사는 많으나 문재인 정부는 이 총재를 택했다. 한은 총재의 연임은 1955년 김유택 총재, 1974년 김성환 총재가 연임된 이후 역대 3번째다.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맡은 이후로는 최초 사례다.
이 총재는 2014년 부임 이후 다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통화정책 발표를 하는 가운데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이 총재는 지난해 중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한 데 이어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스위스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2016년 박근혜 정부가 한국판 양적완화를 명분으로 국책은행에 직접 출자하라고 압박했을 때 완강한 태도로 버텨낸 점도 높은 점수를 끌어냈다.
글로벌 통화정책이 정상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이 총재의 연임 과제는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가 지난달 2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은 기정사실화됐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도 최소 5월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거시경제 전문가는 "유로존, 일본 등 세계적으로 통화정책 완화 강도가 빠른 속도로 약해지고 있다"면서 "하반기엔 정상화에 대한 무게 중심이 보다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45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높은 수준의 부담이다. 가계부채 규모가 포화상태를 이룬 가운데 대출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부담이 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세심한 정책적 판단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시절 훼손된 한은의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도 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4시30분부터 연임 소감을 발표한다. 이 총재는 연임 통보를 받은 직후 "4년 전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