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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매각 두고 은행권 신경전

정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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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4-20 18:22

산업·외환·우리 등 추진일정 ‘딴 목소리’
금융기관장 교체 등 정치적 역학 관계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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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매각 두고 은행권 신경전
현대건설·하이닉스·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의 ‘빅 3’매각을 놓고 산업은행과 외환은행, 그리고 우리은행 등 은행간 신경전이 뜨겁다. M&A와 관련해 은행들은 손익 계산에 따른 주판알 튕기기에 분주한 모습인 것이다. 산업은행측이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을 우선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맞서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을 우선적으로 매각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의 틈바구니에서 난처한 입장이던 우리은행측에서 하이닉스를 1순위로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3개 은행간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금융공기업 기관장의 교체 및 정치적 역학관계 등이 얽히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 M&A 손익계산 분주

산업은행은 지난달 보유중인 대우조선해양 주식 매각 절차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31.3%의 지분을 보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산은 관계자는 “그동안 낮은 주가 등으로 매각을 미뤄 왔지만, 업황이 좋아지고 있어 더 이상 매각을 미룰 이유가 없다. 앞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전념하겠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이같은 입장을 보이자 외환은행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를 개최한 외환은행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M&A 우선 추진 결정은 8개 현대건설 주주기관들의 이익에 배치된다”며 발끈했다.

현대건설 M&A를 놓고 매각 운영위원회 회원이자 최대주주인 외환은행(매각제한 지분율 12.42%)과 산업은행(11.17%)이 티격태격하고 있는 것이다. 두 은행이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현대건설 매각에 따른 구사주’문제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현대건설 인수에 구사주(옛 현대그룹 계열)가 참여할 경우 매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외환은행은 구사주 문제가 현대건설 M&A의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전국은행연합회의 ‘채권 금융기관 출자 전환 주식 관리 및 매각 준칙’에 의하면 부실 책임이 있는 옛 사주는 인수 대상자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에 근거해 구사주 문제가 현대건설 M&A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서조항에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구사주의 경우 평가를 통해 인수자로 나설 수 있다”면서 “하지만 옛 현대계열사 등은 회사 회생을 위해 자구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원론적인 차원에서 ‘구사주’들의 현대건설 인수에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외환은행은 “구사주의 인수자격 여부는 다각도로 검토해 주주협의회가 판단할 사항”이라며 “사회적 분위기나 현대건설 임직원들의 정서, 그리고 매각가치 제고 등의 목적을 고려할 때 구사주 등 특정기업을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현대건설이냐, 대우조선이냐’를 놓고 충돌을 빚고 있는 두 은행사이에서 난감한 입장이던 우리은행측은 “하이닉스를 먼저 매각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며 또다른 카드를 내밀었다.

우리은행은 현대건설의 3대주주(10.62%)이고, 하이닉스의 2대주주(8.03%)다.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이닉스는 기술유출 등을 고려해 매각해야 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에 우선적으로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박 행장이 현대건설이든, 하이닉스든 가능한 빨리 매각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 엄청난 매각이익

이처럼 M&A를 놓고 이해가 충돌하고 있는 것은, 은행마다 M&A를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다.

외환은행으로서는 현대건설의 인수자로 구사주들이 대거 나설 경우, 그만큼 인수가격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매각이익도 그만큼 많아진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할 경우 현대건설 매각가격은 6조~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대우조선해양 매각으로 엄청난 이득을 챙길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GS, 두산에 이어 한화 등이 인수전에 가세하면서, 8조원안팎으로 예상되던 대우조선의 인수 가격이 10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도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본 손실 만회와 자산가치 현실화 등을 위해 하이닉스든 현대건설이든 빨리 매각하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공기업 기관장의 교체 및 정치적 역학관계 등도 M&A와 관련해 은행들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게 하고 있는 요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업계안팎에서는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2년 대선 전날의 정몽준 의원의 ‘노무현 지지 철회’ 앙금 때문에 참여정부와 범현대가가 원만한 관계가 아니였고, 이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에서 ‘구사주’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현대건설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건설 CEO를 지낸 이 대통령이 범현대가의 현대건설 인수를 묵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즉 구사주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수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여기에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의 교체설 등이 대두되면서, 현대건설 매각이 더욱 힘을 얻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도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해 산업은행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에서 M&A와 관련해 ‘정치적 배경’ 등이 나오고 것은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의 매각이 지연되면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하이닉스 주요 채권단 지분율 〉

주주기관명 지분율

외환은행 8.22%

우리은행 8.03%

산업은행 7.06%







〈 현대건설 주요 채권단 지분율 〉

주주기관명 매각제한 지분율

외환은행 12.42%

산업은행 11.17%

우리은행 10.62%





〈 대우조선해양 주요 채권단 지분율 〉

주주기관명 지분율

산업은행 31.3%

자산관리공사 19.1%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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