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고객을 증권쪽으로 끌어들이는 데 포털사이트의 역할이 크다고 판단, 적극적인 업무 제휴를 나서는 증권사가 있는 반면 증권-포털 제휴는 증권사간 제살 깍아먹기식 경쟁이 될 수 있으며 특히 포털의 입지만 높여줄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포털 제휴에 따른 증권사의 입점비 부담과 관련, 은행-증권간에만 허용되는 수수료 배분이 타 영역으로 확산돼 위법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포털사이트 다음과 제휴를 맺고 3주째 영업을 추진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거래약정, 홍보효과 등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김대홍 미래에셋 e-Biz팀장은 “홍보효과, 거래약정 등 생각보다 성과가 좋아 곧 데이터를 뽑아 실적을 공개할 방침”이라며 “다만 입점비 등 비용부담과 포탈의 지나친 수익성 추구 입장에 대해 적절한 조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LG와 키움닷컴증권도 네이버, 야후와 각각 업무 제휴를 추진중이며 타사들도 판매채널 확보 차원에서 포털과의 제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증권사별 포탈과의 제휴 정도는 각 증권사별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미래에셋은 모의투자 등 다음과 공동마케팅을 펼치는 동시에 거래주문 및 체결까지 할 수 있는 구조다. 즉 마케팅에서 끝나지 않고 실질 고객 유치를 통한 직접적인 수익 창출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에 따라 다음에 매월 단위로 지불하게 되는 입점비 등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야후와 제휴를 추진중인 키움닷컴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업무 제휴를 야후와 맺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LG는 단순 컨텐츠 제휴, 상담 교육 이벤트 등 공동마케팅을 통한 사전포석에만 치중할 계획이다. 포털과의 제휴에 있어 미래에셋 등 온라인사보단 한 발 물러선 입장이다.
LG 김정호 팀장은 “온라인상 공인인증서만으로 계좌를 틀 수 있는 시대에 대비해 공조를 할 계획이지만 당장 성과를 기대하진 않는다”며 “1000만이 넘는 포탈 고객 중 증권사로 끌어들일 만한 극히 일부의 고객을 어떻게 찾아내느냐 등 마케팅 차원의 고민과 함께 기반 구축에 치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LG는 이번주 중으로 네이버와 업무 계약을 맺고 조만간 컨텐츠 제휴 및 공동마케팅을 시작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증권은 증권-포털간 수수료 배분에 따른 위법논란 등 여타 이유로 인해 포탈과의 제휴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삼성 관계자는 “증권-포탈이 제휴할 경우 수수료 배분에 따른 위법 논란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할 만한 방안을 찾고 나서 제휴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포털과의 업무 제휴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포털과의 제휴를 검토 중인 증권사 관계자는 “입점비까지 내면서 제휴를 하고 있는 미래에셋-다음에 대해 수수료 배분에 따른 위법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여건을 봐가며 포털과의 업무 제휴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