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금융권 ‘닷컴열풍’의 허와 실/② 외형경쟁에 멍드는 e-비즈니스

김춘동

webmaster@

기사입력 : 2000-10-21 21:09

거시전략 없고 백화점식 서비스 경쟁만 난무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새로운 서비스내지는 컨텐츠가 등장할 때마다 다그치는 경영진들 때문에 곤혹스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금융권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부서를 맡고있는 담당자의 하소연이다. 획일적인 기준과 부풀려진 수치, 언론을 통해 쏟아지는 홍보내용들은 실무자들을 더욱 힘들게하는 요소들이다. 일단 그럴듯해보이는 개념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동일한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강요받고 이에 따라 전체적인 e-비즈니스 전략에 근거하기 보다는 잡다한 백화점식 서비스 경쟁이 난무하게 된다.

이는 각 금융기관마다 차별화되고 특화된 경영전략이 없고 수익보다는 외형을 중요시해온 우리 금융기관의 풍토에 기인하고 있다. 외형경쟁과 따라하기식 투자 등 우리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갉아먹은 부정적 요인들이 인터넷 비즈니스 영역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것.

최근 금융권에 불고있는 금융포털사이트 구축붐이 좋은 사례이다. 은행 증권 보험 등의 금융기관들은 대부분 금융포털을 표방하며 속속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컨텐츠 면에서는 열악함을 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컨텐츠 내용도 비슷비슷해 의미없는 신규 컨텐츠 추가 경쟁만 존재하고 있다. 올 초에는 모 일간지에서 금융권 비즈니스 모델 보유현황이 기사화되면서 한 은행이 독창성 없는 ‘사이버브랜치’로 BM특허를 신청하는 등 때아닌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 경쟁을 벌인 헤프닝도 있었다.

은행권 인터넷뱅킹의 경우 수익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고객수 늘리기 경쟁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인터넷뱅킹 고객이 26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실제 고객은 100만명에도 못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뱅킹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수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은행의 권유로 인터넷뱅킹에 가입은 하지만 일주일도 못가 패스워드와 암호를 잊어버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은행들이 신규고객 유치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이들을 지속적인 사용고객으로 유도하는 작업에는 아직도 게으르기 때문이다.

모바일뱅킹도 따라하기식 투자의 전형적인 예이다. 현재 신한 주택은행 등 11개 은행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나머지 9개 은행도 금년내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반면 제공되는 서비스는 잔액조회 등 조회서비스에 그치고 있으며 이용실적도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이외에도 PFM EBPP B2B 사이버브랜치 등 그럴듯해보인 인터넷사업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초 경쟁적으로 추진되던 인터넷은행은 다행스럽게도 주변 시장상황이 악화되는 바람에 유보되기도 했다.

증권사의 경우에도 웹트레이딩시스템를 비롯해 사이버지점, 웹콜센터를 포함한 각종 부가서비스 등 대표적인 실패 사례들이 있다. 물론 향후 튼튼한 인프라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이를 경영전략과 연계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증권사 HTS 개발작업은 한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신규 프로젝트에 착수해야 하는 등 쉬지않고 계속된다.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새로운 기술과 컨텐츠, 신개념의 서비스를 쫓아가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안정적인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외에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 굳이 필요없는 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경쟁사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해당 금융기관의 전략과 수익성 여부에 관계없이 ‘따라하기 투자’의 유혹에 빠지기 쉽상이다. 인터넷을 무대로 펼쳐지는 다양한 비즈니스가 초기 단계임을 감안하면 시행착오를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주변의 기준에 따라 서둘러 행해지는 투자로 성공하기란 쉽지않아 보인다.



김춘동 기자 bom@kftimes.co.kr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