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업무 방해 의혹을 받고 있다./사진=CJ올리브영
6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올리브영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직접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따져서 조사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문제는 올리브영이 화장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무신사가 개최하는 ‘뷰티 페스타’에 참여하면 올리브영에서 제품을 빼겠다고 압박하면서 불거졌다.
무신사는 6일부터 오는 8일까지 대규모 뷰티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무신사가 처음으로 개최하는 뷰티 행사로, 온라인에서 판매한 얼리버드 티켓이 오픈 직후 3일간 평균 1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무신사가 개최하는 뷰티 페스타 얼리티켓이 1분만에 매진됐다. /사진제공=무신사
이미지 확대보기올리브영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행위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적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납품업체에 대해 행사 독점을 강요한 혐의(대규모유통업법 위반)로 올리브영에게 과징금 18억9600만원과 시정 명령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쿠팡도 올리브영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중소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납품·거래를 막고 있다고 공정위에 신고한 적 있다.
당시 예상보다 적은 금액의 과징금으로 논란이 됐다. 이 배경에는 올리브영을 ‘시장지배적’위치로 보느냐 안 보느냐가 작용했다. 공정위는 1개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시장지배적 지위를 갖는다고 보는데, CJ올리브영이 온·오프라인의 화장품 유통 시장 전체를 한 시장으로 봐야한다는 논리를 펼쳤기 때문이다.
오프라인만 놓고 보면 올리브영의 시장 점유율은 71.3%에 달한다. 하지만 온·오프라인을 합치면 올리브영의 시장점유율은 12% 수준이다. 이런 점이 반영돼 무려 6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 과징금이 약 19억원으로 줄었다.
공정위의 이같은 솜방망이 처벌이 이번 사태가 되풀이 된 원인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덩달아 지속적으로 온·오프라인 경계가 흐려지면서 판정의 근거가 되는 ‘시장 획정’을 어디까지 그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비단 무신사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언제든 이런 상황을 겪을 수 있어서다.
다만 올리브영도 마냥 안심할 순 없다. 지난해 공정위는 올리브영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고 경쟁사와 거래하지 않는 조건으로 납품업체에 혜택을 주는 ‘EB(Exclusive Brand) 정책’도 확대되고 있어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시장지배적지위 사업자 판단을 위한 시장획정 요건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지난해 공정위의 판단은 올리브영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라면서 “올리브영의 EB정책이나 유통 후발주자들은 납품업체 유치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