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BC카드 사장, 호실적 이끌었다…실질 수익 · 고객 확대 '관건' [금융사 2024 상반기 실적]

[한국금융신문 김하랑 기자] 최원석 BC카드 사장이 상반기 1000억원에 육박하는 호실적을 이끌었다. 효율 경영과 계열사 케이뱅크의 순이익 증가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익 짜내기가 아닌, 실질적 성장·고객 확대를 통한 수익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BC카드의 순이익은 999억원으로 전년 동기(306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수익 보다는 영업지출 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 영업 수익은 1조913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3억원) 보다 4.4% 감소했는데, 이는 ▲매입 ▲회원서비스 ▲자체카드수수료 수익 등의 하락 요인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비용은 1조832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9537억원)보다 6.2% 줄었다.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이 줄어든 점도 한몫 했다. 충당금은 246억원으로 전년 동기(361억원) 대비 31.9% 감소했다. BC카드가 최대주주로 있는 케이뱅크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점 역시 순이익 성장을 도왔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250억원)대비 3배 넘게 늘었다. 때문에 BC카드의 지배지분 당기순이익은 971억원으로 전년 동기(289억원) 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일각에선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 짜내기 대신, 실질적 수익 성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BC카드 수익 80% 이상은 본업인 매입에서 나오는데, 최근 잇따른 회원사 이탈로 관련 수익이 줄었다. 특히 최대 회원사였던 우리카드가 독자가맹을 선언하면서 타격이 컸다. 실제 올 상반기 매입업무 수익은 1조532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946억원)대비 3.86% 감소했다. 취급 규모도 줄었다. 신용판매·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총 취급액은 70조7656억원으로 전년 동기(72조1961억원)보다 1.98% 감소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BC카드는 자체 상품인 '바로카드'를 출시해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관련 수수료 수익은 179억원으로 전년 동기(110억원)보다 62.72% 늘었다. 다만 총 순익 증가로 이어지진 못했다. 올 상반기 출시한 '고트카드'와 'K-패스'엔 타사보다 풍성한 혜택를 담았지만 고객 유입 효과가 미미하단 평이다. 회원 수 역시 감소세다. 상반기 회원 수는 3642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3699만7000명)보다 57만명 감소했다.

해외시장도 공략 중이다. 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 등에 카드 결제 인프라를 구축해 수익 증대를 도모하는 식이다. 지난달엔 우즈베키스탄과의 카드망 결제 연결 사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우즈베키스탄 국민이 우리나라 ATM(현금자동화입출금기)에서 현금을 뽑을 수 있게 되며, BC카드로 두 나라의 가맹점에서 결제도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부가사업수수료 수익은 341억원으로 전년 동기(295억원) 대비 15.59% 늘었다.
'돈이 되는' 프리미엄 카드 출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프리미엄 카드는 통상 연회비 10만원이 넘어 수익성이 보장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결제 규모도 일반 카드보다 크다. BC카드는 ▲통신(KT 슈퍼 플러스) ▲주유(부자되세요 더 오일 카드) ▲게임(로스트아크 카드) ▲쇼핑(컬리카드) 제휴 등 연회비가 낮고 대중적인 상품들을 먼저 출시 후, 프리미엄 카드를 선보여 최종 라인업을 완성하겠단 구상이다. 이 상품들의 연회비는 평균 1만5000원에 불과하다.

건전성 개선도 당면 과제로 꼽혔다. 상반기 연체율은 1.82%로 전년 동기(1.6%)보다 0.22%p 올랐다.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을 나타내는 NPL비율은 1.43%로 전년동기(0.97%)대비 0.46%p 뛰었다.

BC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재무제표상 순이익이 늘고는 있지만, 본업인 카드결제 수수료만으로는 성장이 불가해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BC카드는 최근 카드 인프라가 낙후한 해외 시장에 진출해 현지인들의 결제 편의성을 제고하고 수익성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연체율 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