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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30년 한우물 ‘롯데칠성맨’이 쓰는 ‘3조 클럽’ 신화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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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12-18 00:00

‘처음처럼 새로’ 신드롬…소주시장 20% 탈환
필리핀펩시 경영권 획득…“내년엔 매출 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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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생 / 한국외대 경영학 / 1994년 롯데칠성 입사 / 2009년 롯데칠성 마케팅팀장 / 2014년 롯데칠성 음료 마케팅부문장 / 2017년 롯데칠성음료 경영전략부문장 / 2021년~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현재)

△1970년생 / 한국외대 경영학 / 1994년 롯데칠성 입사 / 2009년 롯데칠성 마케팅팀장 / 2014년 롯데칠성 음료 마케팅부문장 / 2017년 롯데칠성음료 경영전략부문장 / 2021년~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현재)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처음처럼 새로’의 등장은 마치 신드롬과 같았다. 초록 병으로 고착된 증류주 시장에서 ‘새로’는 투명한 병과 ‘제로(0)’ 트렌드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새로’는 올 한 해 최고 메가 브랜드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주인공은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다. 롯데그룹에서 롯데칠성음료 한우물만 판 30년 ‘롯데칠성맨’이다.

2020년 11월 롯데 음료사업 수장에 오른 후 사업 포토폴리오 다각화와 주류사업 성장, 수익 개선 등 경영 전반에 고무적 성과를 냈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은 두텁다.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번 2024 정기 임원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에도 롯데칠성음료 전성기를 이끈다.

롯데칠성음료 평사원으로 출발
박 대표는 1970년 1월생이다. 서울 동북고, 한국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1994년 롯데칠성 판촉부에 입사하며 롯데와 연을 맺었다.

2009년 마케팅팀장에 오른 후 2014년 음료 마케팅부문장과 2017년 경영전략부문장을 거쳐 2021년 마침내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가 롯데칠성음료 수장으로 발탁될 당시 전무급이 대표이사에 오른 첫 사례였다.

박 대표는 롯데칠성음료 내 영업·마케팅·해외사업·경영전략 등 실무 경험을 두루 쌓았다. 평사원부터 다져진 경험은 경영에서도 유연한 사고력으로 확장돼 롯데칠성 사업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박 대표가 롯데칠성음료 수장에 오른 후 2022년 매출은 2조8417억원으로, 전년(2조5601억원) 대비 25.8%나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229억원으로, 전년(1822억원)보다 22.3%나 올랐다.

올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3063억원으로, 연매출 3조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027억원으로, 전년(1985억원)보다 2.1% 소폭 상승했다. 외형 성장과 내실을 모두 잡은 셈이다.

상식을 파괴한 신제품
박 대표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소주, 맥주, 와인, 청주 등 상품군을 다양화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별빛청하’와 같은 해 9월 선보인 ‘처음처럼 새로’ 등이 그 예다.

별빛청하는 기존 청하 제품에 화이트와인과 탄산을 블렌딩한 제품. 청주인 청하에다 와인과 탄산을 배합한 것으로, 색다른 주종을 찾는 MZ세대 고객층을 적확히 파고들었다. 출시와 동시에 품귀현상을 일으키며 8개월 만에 1000만 병이나 판매했다.

최근에는 별빛청하 레드 와인 버전 ‘로제 청하 스파클링’도 출시했다.

‘처음처럼 새로’는 증류주 상식을 파괴해 과당 대신 감미료를 사용해 국내에서 ‘제로 슈거’ 신드롬을 낳았다.

여기에 초록 병이 아닌 투명한 병을 사용한 게 제대로 먹혔다. 출시 7개월 만에 1억 병을 판매했으며 해외에서도 미국, 중국 등 20여개 국가로 판로를 넓히는 등 공격적 확장에 나섰다.

이 같은 흥행에 힘 입어 롯데칠성음료 올해 실적도 훨훨 날았다.

올 3분기까지 주류 부문 매출액은 청주가 758억원, 소주가 254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7%, 27.9% 성장했다. 주류에서 전체 실적도 3분기까지 6070억원으로, 전년(5754억원)보다 5.5% 올랐다.

소주 부문에서는 ‘처음처럼 새로’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1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면서 단숨에 ‘메가 브랜드’로 등극했다. 누적 판매량도 현재 2억 병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 새로’ 인기에 기존 360ml 병에서 640ml 페트, 400ml 페트 등 취급 품목을 여러 개로 늘렸다. ‘처음처럼’ 소주 시장 점유율도 2019년 이후 4년 만에 20%로 올라섰다.

롯데칠성음료는 ‘별빛청하’와 ‘처음처럼 새로’ 인기를 바탕으로 맥주 시장에서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기존 ‘클라우드’에 이어 신제품 ‘크러시’를 출시했다. 100% 몰트 맥주로, 시원한 청량감을 강조했다. 분리 추출한 유러피안 홉과 홉 버스팅 기법으로 맥주만의 시원함과

청량함을 배가시켰다. 현재 아이돌 스타 카리나와 함께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음료에서도 ‘제로 열풍’
롯데칠성음료는 탄산음료에서도 ‘제로 칼로리’ 열풍을 이어갔다.

2021년 2월 ‘펩시콜라 제로’와 ‘칠성사이다 제로’를 선보인 데 이어 올 한 해에도 ‘탐스 제로’ ‘밀키스 제로’ ‘칠성사이다 블루라임’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핫식스’ ‘칸타타’ 등 건강기능식품에서도 칼로리를 낮춘 제품들을 계속 공개했다.

특히 ‘밀키스 제로’는 출시 후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600만 캔을 달성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올해 73주년을 맞은 ‘칠성사이다’는 장수 브랜드답게 판매량만 360억 캔을 넘겼다. 과일 맛 탄산음료 ‘탐스 제로’도 출시 3개월도 안 돼 누적 판매량 8600만 개를 달성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3분기까지 탄산음료 누적 매출액이 전년보다 7.3% 오른 691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음료 매출도 전년(1조4461억원)보다 5.1% 성장한 1조5288억원으로 집계됐다.

탄산음료는 ‘제로 칼로리’ 제품들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2021년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제로가 처음 나온 당시 89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2년 1885억원, 올 3분기까지 2091억원으로 성장하며 날개를 달았다.

박 대표는 ‘헬시 플레저(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것)’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제로 칼로리’ ‘제로 슈거’ 등 사업 포토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실제 롯데칠성음료는 연구개발비를 해마다 대폭 늘렸다.

2021년 220억원이었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264억원, 올 3분기까지 258억원을 쓰며 신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해외 매출 38%까지 올릴 것
롯데칠성음료는 하반기 연매출 1조원 규모 ‘필리핀펩시(PCPPI·Pepsi Cola Products Philippines, Inc)’ 경영권 취득을 완료했다.

2010년 필리핀펩시 지분 34.4%를 취득한 것에 이어 13년 만에 독자적 경영권을 갖게 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경영권 취득과 함께 필리핀펩시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이에 따라 4분기부터 매출, 영업이익 등 성과를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12%대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필리핀펩시 인수 효과와 함께 올해 21%, 내년 38%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필리핀펩시는 연 매출액이 2020년 7287억원, 2021년 7612억원, 2022년 9087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조원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 이로써 롯데칠성음료 내년 실적은 4조원을 돌파해 2001년 연매출 1조원 달성 후 23년 만에 4배로 커질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 외에도 열대성 기후에 인구가 많은 동남아 신흥국 중심으로 공략을 계속하고 있다. 수출국만 하더라도 미국,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인도 등 70여 개 국가를 넘는다.

롯데칠성음료 올 3분기까지 해외 매출은 1495억원(음료 930억원, 주류 565억원)이다. 전체 매출과 비교해보면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전년보다 음료는 23.8%, 주류는 4.8% 성장하면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처음처럼’ 브랜드 모델인 배우 한소희를 내세워 일본 등 해외 20여개 국에 판로를 넓혔다.

박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작년에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가격 및 금리 상승, 경기 침체가 이어져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컸다”며 “그럼에도 소비자와 시장 트렌드에 맞는 포토폴리오 확대와 주력 제품의 브랜드 강화로 시장성장률보다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어려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하고 효율적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진취적으로 경영전략을 실천해 불확실성을 현명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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