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갑작스러운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는 현재까지도 계속 되고 있다. 여기에 엔진 문제에서 비롯된 품질 비용이 다시 한 번 대규모로 발생했다.
다만 미래차 사업 투자금 확보를 위한 사업 구조 개편 작업은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영업손실 31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조원대의 세타2 엔진 관련 충당금이 반영된 여파다. 같은 이유로 1조원대 충당금을 쌓은 기아차는 영업이익 1952억원을 남겼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2018년부터 3년째 엔진 품질문제 이슈로 실적에 발목이 잡혔다. 양사 충당금 규모도 2018년 3분기 4600억원, 2019년 3분기 9200억원, 올해 3조4000억원로 커졌다.
현대차는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완전히 털고 가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충당금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한다.
미국에서 소송이 제기된 세타2 GDI 엔진 뿐만 아니라 세타2 MPI, 감마, 누우 다른 엔진 등에도 사고 예방을 위한 시스템(KSDS)을 확대 적용해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 처음으로 대대적인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처음 시행하다보니 고객 불만 등 시행착오에 따른 비용이 회사 추정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조심스럽다. 실적 공시일 당일 충당금 설정을 ‘기습 발표’한 2018년과 달리, 올해는 사전 설명회를 열어 알리는 등 소통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관련 이슈가 3년째 지속되고 있어 내년 이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같은 품질문제만 뺀다면 양사의 지속적인 신차 출시를 통한 질적 개선 효과는 눈에 띈다는 평가다.
엔진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현대차는 1조8200억원 흑자를 냈다. 기아차는 1조2600억원이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7배, 2.2배씩 증가한 수치다.
당초 회사가 자신한 시장맞춤형 신차, 고마진 SUV·고급차 확대, 신형 플랫폼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돋보인 실적을 남긴 기아차는 “과거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 이젠 당당히 제값을 받는 브랜드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품질문제를 잘 마무리 짓는다면 수익창출을 위한 경영 체력은 튼튼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남은 걱정거리는 중국 부진 탈출이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중국 자동차 시장 회복세 속에서도 판매량이 감소했다.
이에 현대차는 중국 시장 ‘턴어라운드’를 위한 단계별 전략을 수립하고 공개했다.
단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판매간섭을 일으키던 구형 라인업을 정리하고 중대형·SUV 중심의 신차 투입에 집중한다. 직수출 방식으로 9월 중국에 진출한 대형SUV 팰리세이드가 대표적이다.
내년에는 중국 전용 미니벤(MPV)과 글로벌 전기차도 내놓는다. 또 SUV 라인업을 확충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재진출도 계획됐다.
장기적으로는 온라인 판매방식을 강화하고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