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은 전날 저녁 서초구 반포동 엘루체컨벤션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HDC현산 시공자 선정 취소의 건'을 가결했다. 총 1622명의 조합원 가운데 857명(서면결의서 제출 포함)이 참석했고, 해당 안건에 대해 745명이 찬성했다.
총회 결과에 따라 조합은 새 시공사를 선정하고 수의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15~21일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4개 건설사가 조합에 시공 입찰의향서를 각각 제출했다.
하지만 새 시공사 선정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일부 조합원은 총회 결과를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최흥기 조합장과 그에게 동조하는 이들이 서면결의서를 받는 것과 개표 과정 모두 비공개로 진행했다"면서 "조합사무실 직원과 협력업체인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정비업체)도 접근 금지시켰다"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 무효를 최 조합장의 단독 행동으로 보는 HDC현산은 법적 소송을 강행할 예정이다. HDC현산은 임시 총회 전까지도 조합원 일부와 법원에 임시총회금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조합이 전날 임시총회를 진행하기 전인 지난달 중순, 최 조합장은 HDC현산에 결별을 통보하고 개인 이메일로 시공사 입찰의향서를 받았다.
새 시공사를 선정하더라도 재건축 수순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20일 최흥기 조합장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최 조합장 해임 및 집무정지 총회'를 연다. 이들은 이번 임시총회 결과를 위조된 것으로 보는 조합원이다. 최 조합장의 직무정지가 확정되면 정관상 최고 연령자가 직무수행을 하게 되는데, 새 조합장이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임시총회를 개최할 수도 있다.
HDC현산 시공사 선정 취소가 공식화 되더라도 현산과의 법적 공방은 부담 요소다. 한 조합 관계자는 "1~4주구가 올해 말 이주를 시작하는데, 3주구가 홀로 남으면 전기・수도・관리사무소 이전 등 문제 될 게 한둘이 아니다"라며 "사업 속도를 맞출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의 역세권 단지로 현재 전용면적 72㎡ 1490가구다.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시공사 선정 3번의 유찰 끝에 지난해 4월 HDC현산을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해 7월엔 조합원 총회를 거쳐 HDC현산을 재건축 시공자로 정식 선정하고 9월 초부터 본계약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900억원대 특화설계 공사비와 공사 범위 등을 놓고 조합과 현산 간, 조합원 간의 갈등이 심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시공사 선정 무효 통보 및 새 시공사 입찰의향서 접수 등이 HDC현산의 동의 없이 이뤄지며 파국을 맞았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