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주유소가 가만히 있어도 손님이 찾아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란 말은 옛말이다. 시장포화로 정유회사도 더 이상 주유소를 늘리지 않는다. 정유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 동안 ‘딥 체인지(Deep Change)'를 강조해왔다. 변화·혁신을 적극 추진하면서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SK에너지는 그 일환으로 우정사업본부와 손잡고 ’공유 인프라‘의 사업모델을 제시했다. SK에너지는 지난 7월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낙후되어 가는 우체국, 포화상태인 주유소, 미래산업인 전기차 충전소가 만나는 복합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업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SK에너지와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안으로 수도권 노후 우체국 재개발 및 전국 혁신도시에 위치한 신규 우체국 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 3500개의 우체국과 3750여개의 SK주유소가 만나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고객에게는 접근 편의성 등 다양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정유업계의 ’빅2‘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주유소 기반 C2C(소비자 간 거래) 택배 서비스 ’홈픽‘을 위해 제휴를 맺었다. 홈픽은 고객이 인터넷으로 택배를 접수하면 스타트업 줌마의 택배기사가 집화하여 주유소로 가져가고, 이를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찾아가 목적지까지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최 회장은 경쟁사 GS칼텍스와 협력한 배경에 대해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공모를 했는데 GS칼텍스의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SK관계자에 따르면 8월8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8300명을 돌파해 홈픽에 대해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홈픽은 8월16일 전국단위 서비스를 시작으로 9월 정식 오픈한다.
GS칼텍스는 스타트업과 협업해 주유비와 커피 등을 자동 결재해주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시작으로 국내 7개 스타트업과 손잡고 연말까지 사업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에쓰오일 역시 KT와 제휴를 통해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차량인식 자동결재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유·LPG·수소·전기 등 자동차연료 전품목을 취급하는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울산에 만들었다. 또 신사업 TF팀을 신설해 스타트업과 협업 등 사업모델을 구상중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