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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發 보험산업 블록체인 훈풍

김민경 기자

aromomo@

기사입력 : 2017-09-25 00:29 최종수정 : 2017-09-25 00:50

통합인증으로 보험금 자동지급 시스템 구축
블록체인 이용한 스마트계약 글로벌 대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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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4차산업시대를 맞아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한 금융거래가 보험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는 모양새다. 보험연구원은 미국, 스웨덴, 스페인 등의 사례를 꼽으며 블록체인이 앞으로 금융거래 및 기업 간 거래에서 효율성 증대와 불확실성 제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대형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이 유일하게 보험금 지급 체계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수도권 병원 한 곳과 협약을 맺고 보험금 청구에 블록체인 통합인증을 사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연내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보험금 자동지급 심사 시스템 구축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더리움, 스마트 보험 계약에 최적 형태

이달 보험연구원의 주최로 열린 ‘인슈어테크와 보험산업’ 정책세미나에서 김규동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처럼 단순히 보험 산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험산업의 근본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은 중앙에서 통제되는 중앙집중형 네트워크와 달리 동일한 정보를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가 보유하고 있는 분산형 네트워크로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해 신뢰성이 높으며 모든 거래가 추적 가능해 투명성도 높은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은 보험이나 금융, 헬스케어 등 다양한 방면으로 앞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2세대 블록체인으로 일컬어지는 이더리움(Etherium)의 경우 내재된 소프트웨어로 스마트계약 프로그래밍이 가능해 비트코인에 비해 활용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내재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스마트 계약 설계가 가능하다. 스마트 계약은 사전에 결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거래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계약을 가리킨다. 미래의 불확실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거래를 신뢰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보험계약에 가장 적합한 형태다.

◇ 해외 보험산업 블록체인 ‘활황’

최근 글로벌 보험사들과 재보험사들은 사고 규모가 크고 계약의 표준화가 비교적 용이한 기업재물보험에서 블록체인을 적용하려는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알리안츠 그룹 자회사인 알리안츠 리스크 트랜스퍼(Allianz Risk Transfer, ART)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재난 보험 계약을 체결했으며 AIG생명은 스탠다드 차타드(Standard Chartered) 은행의 복잡한 여러 국가의 위험보장을 관리하는 스마트 보험계약을 개발했다. 특히 스마트 계약을 이용할 경우 재보험계약처럼 이해당사자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보험계약의 운영이 훨씬 투명해지고 명료해져 일련의 과정들이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P2P보험회사인 Dynamis는 이더리움에 기반한 P2P 보험을 출시했다. 지인들을 중심으로 P2P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손해가 양호할 경우 계약 시 납부했던 보험료의 일부도 돌려받을 수 있다. 특히 P2P보험에 블록체인의 스마트계약을 적용할 경우 상호 신뢰 증가로 인한 효율성 향상까지 기대된다는 평가다.

◇ 교보생명, 업계 최초 블록체인 활용 보험금 자동지급 시스템 출시

업계는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는 본인 인증이 간소화돼 편리성이 제고되는 한편 보험업계에는 표준화된 보험금 지급 공동망 구축, 보험정보와 통계 관리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내다봤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 지급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올해 정부가 주관하는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기반조성 블록체인 시범사업자로 최종 선정, 소액보험금 자동 지급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는 것. 고객이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수납을 하면 병원에서 보험계약자 확인을 진행해 보험회사로 의무기록 제출과 보험금 청구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수도권 병원 중 한 곳과 협약을 맺고 30만원 이하의 소액 보험금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테스트를 거쳐 연내 더 많은 의료기관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이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전국의 중대형 병원을 대상으로 교보생명 전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을 포함 생명보험업계도 본인인증 시스템 구축을 위한 생명보험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고객이 한 보험회사에 본인인증을 마치면 다른 보험사에서는 별도의 인증이 필요 없는 시스템이다.

다만 현재 도마 위에 오른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은 보험의 스마트 계약화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종류가 수없이 많고 표준화되지 않아 완전한 인프라 구축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의 도입으로 보험 운영의 효율성 향상과 리스크 보장 방식이 다양화되면서 P2P보험이나 새로운 리스크를 보장하게 되는 등 역할이 다양해질 것”이라며 “보험산업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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