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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인사태풍] 정찬우 퇴장 CEO 물갈이 신호탄 되나

고영훈 기자

gyh@

기사입력 : 2017-08-21 01:43 최종수정 : 2017-08-21 20:50

내년 초 황영기 협회장 연임 도전 관심사
임기만료 정연대 코스콤사장 후임 안갯속
신성호 대표 차기 인선까지 시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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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다른 주요 금융기관장들에 대한 ‘물갈이’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자본시장 수장들에 대한 교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 이사장은 휴가 중인 지난 17일 임원회의 직후 ‘거래소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금융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나면서 내각 구성이 완료되고,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끝나 시급한 사안들이 마무리됨에 따라 금융권 인사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이 임기를 완주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이사장의 임기는 2019년 9월까지로 11개월 동안 재직해 역대 최단명 이사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정 이사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로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며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한국거래소를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이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11개월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곧은 심성과 뛰어난 역량을 지닌 여러분들과 함께 했기에, 급박하게 변해가는 국내외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큰 대과없이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자본시장이 오랜 박스권을 극복하고 활기를 더해가는 시기에 접어들어 다행이며, 새로 올 이사장의 훌륭한 리더십과 우수한 역량이 어우러져 자본시장의 푸르름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거래소는 후임 이사장 공모에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사외이사 5명, 상장회사협의회 추천 2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으로 구성된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정하면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최종 결정까지 한 두달 가량 소요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위원장 인선이 정해짐에 따라 정 이사장이 교체 될 것이라고 관측되는 부분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면은 있다”라고 말했다.

취임 당시에도 노조가 반대하며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본부장보(상무) 등 집행간부 수를 15명에서 10명으로 축소하며 화제가 됐다. 코스콤 파견 임원을 제외하면 14명이 9명으로 줄었다. 채남기 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부장, 김성태닫기김성태기사 모아보기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부장, 김영춘 시장감시본부 시장감시제도부장을 각각 코스닥 본부장보, 유가증권시장 본부장보, 시장감시 본부장보로 승진시켰다.

정 이사장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히며 최순실 사태로 인한 박근혜 정부에 위기감이 돌면서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박 전 대통령의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에 공모한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6월에는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후임으로는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김재준 코스닥시장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 업계 대변 능력은 후한 평가

황영기닫기황영기기사 모아보기 금융투자협회장도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된다. 황 회장은 2015년 당시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제치고 최종 당선됐다.

증권가의 황 회장에 대한 평가는 박하지 않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과 날을 세우며 업계 이익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가 많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와 법인지급결제 업무 허용,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지난해와 올해 많은 이슈들이 있었다. 이밖에도 신탁업법을 분리해 은행에게 자산운용업을 허용하는 불특정금전신탁도 반대했다.

은행연합회의 ‘종합 운동장론’을 필두로한 겸업주의와 네거티브규제 필요성 관련 주장에 황 회장은 은행업이 가진 비효율성을 타업권의 핵심업무까지 진출해 해결하겠다는 약탈적 논리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또한 금투협은 증권사 고객과 은행 고객은 위험 감내수준이나 위험선호도가 매우 달라 보수적인 성향의 은행이 자산운용업 같은 투자업무를 확대하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검투사 같은 전투력 때문에 중용된 그는 KB금융지주 회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을 거쳤기에 은행에 대해 자신있는 주장을 펼칠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를 불식시켰다. 임기내 초대형IB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돼 이 부분은 치적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법인지급결제는 여전히 성사가 힘들어 보인다. ISA 역시 기대 이하라는 평판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은행권의 일임형 ISA 진출은 증권업계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 회장은 “펀드시장이 커지고 있고 많은 전문 사모 운용사가 들어와 운용사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펀드 산업은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미래”라며 “한국이 동북아 자산운용 금융허브로 거듭나야 한다”며 금융허브 구축에 대해 논의할 적기라고 밝혔다.

현재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으로 이 부분은 업계 관심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순실 사태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인해 삼성그룹은 연일 화제 대상이다. 지난 2015년 황 회장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은 일이 최근 언론에 노출됐다. 같은 삼성그룹 출신이니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황 회장에게 선거와 관련해 좋은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상호닫기유상호기사 모아보기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전 사장 등이 협회장 경쟁자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이어가는 유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상당히 좋아 금융투자협회장에 도전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가 받는 한투증권에서 받는 보수와 협회장 보수도 차이가 크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705억6900만원으로 전년 상반기 1079억7000만원 대비 약 150.6% 증가하며 증권사 종합 2위권을 기록했다.

◇ 당기순이익은 개선·거래소 감사권 행사 비판도

정연대 코스콤 사장 역시 임기가 끝났지만 그동안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직 사장추천위원회 조차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2014년 5월 부임한 정 사장의 평가는 박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친박 인사라는 평가는 문재인 정부에서 그에겐 부담이다. 코스콤 노조 측은 당시 정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서강대 동문으로 지난 대선 당시 지지선언을 했던 점을 문제삼으며 보은인사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대주주 임에도 자회사에 대한 감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 했다는 비판도 있다. 1977년 설립된 코스콤은 거래소 지분율이 76.6%, 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지분율이 8.0%다.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 운영위원, 소프트웨어공학연구회 이사 출신인 그는 과거 코스콤과 관계없는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경우에 반해 비교적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코스콤의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 98억2900만원, 2015년 112억1200만원, 2016년 170억5500만원으로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상임임원 등의 성과급 지급을 위한 평가등급 결정 건을 결의했다. 최근 증권 유관기관장 인선에 불이 붙은 만큼 조만간 교체 인사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의 임기는 다음달 8일 끝난다. 아직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어 다른 금융기관장들의 인선이 정해질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조강래 전 사장 등이 모두 자본시장 경력자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증권업계 관계자가 사장으로 부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사장 부임 후 IBK투자증권의 실적은 나아졌다. 임기 중 신기술사업금융업과 크라우드펀딩을 추진한 것은 성과로 볼 수 있다. 2009년 4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영업 기반을 확대했다. IBK금융그룹 계열사로서 IBK기업은행을 비롯한 IBK캐피탈, IBK자산운용 등과 협력도 꾀했다. 직원들이 공부하는 증권사를 강조하며 체질을 바꿨다.

IBK투자증권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정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기획재정부다. 전임 IBK투자증권 대표들의 경우 추가 연임한 사례가 없다. 신 사장은 이미 한 번 연임한 상황이라 교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기관장 인선 이후 물러날 것으로 보이며 사장직 경쟁률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과 정지원닫기정지원기사 모아보기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사장과 정 사장은 전 정권에서 임명됐지만 정부와 각을 세웠던 타입은 아니라는 평가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이병래 사장의 경우 전임 유재훈 사장에 비해 내외부 평가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노조 측이 문제 삼았던 성과보수제 도입에 대해서도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금융의 경우 금감원 검사가 예정돼 있는데 2015년 당시 삼성물산 합병 임시주주총회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예정이라 혹시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오는 10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며 서울보증보험과 수출입은행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임명됨에 따라 여전히 공석상태다. 산업은행의 경우 이동걸 회장이 친박 인사로 분류되고 있어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된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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