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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부회장 공백 장기화 우려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7-07-24 00:44 최종수정 : 2017-07-25 09:40

1심 선고 낮은 수위 기대중 막판 돌발변수 터져
D램·낸드 뒤이을 차기 먹거리 투자 엄두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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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김승한 기자]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 1심 재판이 끝이 다가오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전 정부가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에 깊숙이 개입했던 내용을 담은 문건이 공개되고 검찰에 넘겨짐에 따라 경영권 공백 장기화 우려가 다시 대두하고 있어서다.

이 부회장 재판은 크게 3가지 쟁점이 있다. △삼성 현안 해결을 위한 청와대와의 부정청탁 △삼성의 최순실 존재 인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뇌물 판단이 그 것이다.

◇ 특검·삼성 ‘부정청탁’ 놓고 대립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간 있었던 3차례 독대에서 부정청탁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특검의 주장대로 ‘부정 청탁을 했다는 직접 증거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독대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 등)현안을 해결해달라’고 청탁했고, 박 전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환경부·식약처,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등을 동원해 이 부회장의 요구를 들어줬다고 강조한다. 박 전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을 통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메르스 관련 처벌 경감 △공정위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SDI 처분 주식수 감면, 중간금융지주사 제도 도입 △금융위는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승인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한 근거로 관계부처가 삼성 관련 현안을 지속적으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반대로 삼성은 특검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특검은 삼성의 부정청탁 근거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수첩과 독대 당시 ‘말씀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삼성은 안 전 수석 수첩을 두고 “기재 경위와 목적이 분명하지 않고, 독대 당시 말씀자료는 참고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지난 16일 “수첩에 기재된 내용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내용이라는 점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안 전 수석 수첩을 ‘직접 증거’가 아닌 ‘간접 증거’로 채택했다.

삼성은 재판 과정에서 나온 증언들도 특검의 주장을 반박한다고 말한다. 증인으로 출석한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 금융위 부위원장, 최훈 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 등은 “부정 청탁이나 외압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삼성 관계자는 “공정위, 금융위, 복지부 등 관계 부처가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한 것은 사회적으로 이목을 끄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라며 “정책·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현안에 대해 관계부처가 청와대와 협의하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한 처분 주식수 결정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적용되는 첫 사례로, 향후 국내 그룹 계열사간 합병 가이드라인이 되는 정책적 결정이 강했다”며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건도 비금융계열사 주식 처분 수량과 처분 기간, 보험계약자 피해방지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사안에 대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 삼성 “최순실, 승마 지원 질책 후 인지”

삼성이 언제 최순실의 존재를 인지했는지도 쟁점사항이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관계를 미리 알고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해 경영권 승계 관련 현안을 해결하려 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검은 승마협회 회장사까지 맡고 있던 삼성이 최순실의 실체를 몰랐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구입 과정도 삼성이 최씨의 존재를 알고 뇌물을 제공했다고 강조한다. 특검은 지난 14일 열린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삼성전자 명의로 독일에 하나은행 계좌를 개설한 뒤 말을 구입하고, 이를 최씨에게 증여한 것은 삼성전자가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하려고 한 명백한 증거”라며 “2015년 9월에 말을 구입했지만, 그 전부터 삼성전자 해외거래 지정 금융기관인 우리은행 삼성타운 지점 관계자와 논의했다는 것은 최씨의 존재를 그 이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씨의 존재를 인지한 것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지원이 미흡하다’고 질책 당한 이후라고 반박한다. 말 증여를 했지만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강요에 의해 마지 못해 지원한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2014년 9월 승마협회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승마협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중에 ‘정유라’라는 선수가 있다는 점은 당연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금에 대한 ‘뇌물죄’ 적용도 쟁점이다. 특검은 삼성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것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죄를 적용했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서 ‘대가관계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삼성은 이에 대해 여타 출연 기업들과 같은 과정으로 재단에 출연했다며 삼성 출연금만 뇌물죄로 평가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삼성 관계자는 “1심 재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항소할 계획”이라며 “이를 제외하고는 추후 계획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박 전 대통령 ‘삼성 지원 메모’ 발견

특검과 삼성의 쟁점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최근 ‘삼성 경영권 메모’를 발표하면서 1심 판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특검의 기소 논리가 흔들린다’는 삼성의 반격을 약화시킬 수 있는 증거가 나온 것. 청와대는 지난 14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 세월호 유가족 감시, 국정 역사교과서 관제데모 등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민전수석실 문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특히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을 검토한 메모에는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을 기회로 활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청와대 발표는 삼성과 박 전 대통령간 부정청탁은 없다는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은 ‘청와대와 삼성간 부정청탁과 영향력 행사는 없다’는 증언을 쏟아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수위가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메모 발표로 인해 다음달 예정된 이재용 부회장의 1심 판결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 반도체 양산화 계획 차질 우려

그룹 차원에서 총수가 세워야 할 결정과 비전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후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이 사라지며 삼성은 계열사로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수 공백이 장기화됨에 따라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삼성은 이 부회장이 그토록 밀어 붙였던 M&A도 현재 멈춰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고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의 부재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9조원에 미국 ‘하만’을 인수한 후 이렇다할 M&A를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부문의 호황도 내년까지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증권업계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반도체는 올해 말까지 높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며 “이 같은 추세는 유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 내년 3월 이후에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경쟁 업체들의 기술력이 삼성전자를 따라왔고, 기술 투자 등의 경영 결정에 있어 총수 공백 장기화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선 이미 경쟁업체에게 고객을 뺏기는 상황도 발생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반도체 최대 고객이었던 퀄컴은 내년 초 출시를 앞둔 차세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7나노 스냅드래곤’의 설계를 대만 TSMC(대만적체전로제조)에게 맡겼다. 퀄컴은 14, 10나노 스냅드래콘 설계를 삼성전자에게 위탁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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