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이미지 확대보기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19일 하림의 계열사간 내부 거래에서 부당 지원 행위가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하고 직권조사에 나섰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하림 계열사간의 거래자료와 매출표 등 관련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지난 3월부터 45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실태를 점검해왔으며, 하림은 올해 5월 처음으로 자산총액 10조원을 기록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아들인 준영 씨에게 지난 2012년 비상장회사인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100억원의 증여세를 내 ‘편법승계’ 의혹을 받아왔다. 올품은 닭고기 가공업체로, 준영 씨가 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아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림그룹의 지배구조는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뤄지는 수직구조다. 하림을 지배하고 있는 제일홀딩스의 1대 주주(41.78%)는 김 회장이나, 지배구조상 최상단에 있는 올품을 준영 씨가 100%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약 자산 10조원대 회사를 물려주면서 증여세는 100억원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또 올품 등 준영 씨가 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계열사 매출이 증여 이전보다 5배가량 뛰면서 기업 차원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2년 증여 당시 법률자문과 국세청 조사 등을 거쳐 합법적으로 증여세를 내고 증여했다”며 “회사 규모가 작을 때와 지금 현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어제(19일)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공정위를 통한 재벌 총수 일가 전횡 방지 및 소유‧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드러내면서 재계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문화 확립을 위해 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의 부당한 경영승계를 차단하겠다는 목표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