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고연령자의 의료비는 24조5643억원으로 10년 전 6조566억원보다 4배 넘게 증가했다.
신약·의료기술 발달 등에 힘입어 평균여명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아직 편입되지 못한 비급여 진료 비중이 큰 것도 이유다. 정부가 추산한 8대 사회보험 중기 재정 전망에 따르면 사회안전망인 건강보험 역시 노인인구 급증으로 10년 안에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건강보험료 지급자 중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38.6%에서 2025년 49.3%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돼 2025년 한해에만 20조100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추산했다.
매년 보험료가 인상되지만 갱신 시점에 이르러서야 정확한 인상폭을 알 수 있는 구조도 계약자들에게 부담이다. 26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최근 3년 실손보험 인상률은 최대 32.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보험료 인상이 되풀이 될 경우 10% 인상 기준 30세 가입시 월 12000원이던 보험료는 70세에 도달할 때 54만3000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측을 내놨다.
고령층 의료비 경감을 위해 출시한 '노후실손의료보험' 역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다. 보험료를 소폭 인하했지만 자기부담비율이 기존 20%에서 30%로 높아져 중대 질환 가능성이 큰 고령자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실손보험은 70세 이상 가입자가 신규 실손보험 가입을 원할 때 고려하는 상품"이라며 "자기부담금 상향과 일부 보장 축소 등으로 기존 가입자들은 기존 계약을 유지하지 신규 가입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치솟는 실손보험료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연계법'을 발표하고 당장 내년부터 현행 35% 인상폭 제한을 25%로 대폭 줄이고 건강보험을 강화해 보험사들이 얻는 반사이익만큼 실손보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