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KDB생명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최한 경영설명회에서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증자 전제 조건으로 KDB생명의 경영정상화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이유로 KDB생명은 대규모 지점 통폐합과 조직개편을 예고했고 인건비 절약을 위한 희망퇴직 진행일정과 대상자를 공개했다.
직원들은 "희망퇴직 대상을 정한 것부터가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는 얘기"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인건비 300억원 절감과 지점 수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치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45세 이상 또는 20년 이상 근무자'라는 대상을 규정해 강제성을 띠고 있다는 것. KDB생명 노조 관계자는 "직원 생존권이 달린 일"이라며 "증자 미끼로 생존권을 협박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흥국생명 역시 사측의 '찍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흥국화재는 사업비 절감 목적으로 수십여개의 지점을 통폐합하면서 51명의 해당 지점장들을 구조조정했다.
원거리 발령 등을 통한 권고사직도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무기계약직의 경우 60~70여명이 권고사직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계약직들에게도 4월달부터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 부는 성과연봉제 폐지 바람에도 역행하는 모양새다. 흥국생명은 현재 시행중인 성과연봉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본급 60%, 나머지 40%를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겠다는 것. 예컨대 연봉이 1000만원이라면 D등급은 600만원, S등급은 1400만원을 받는 식이다. 흥국생명 노조는 "강제적 구조조정과 성과연봉제 확대 추진은 원천 철회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1분기 기준 KDB생명과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각각 124.35%와 145.39%로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50%를 밑돌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부터 개정 RBC제도가 시행돼 금리 리스크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며 "회사로선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조달과 함께 조직 슬림화 등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자구책을 실행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