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생명의 초회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르며 CM채널 1위로 훌쩍 올라섰다. 뒤이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차지했다. 안방보험 산하의 동양생명이 4위로 올라섰으며 KDB생명은 5위권에 머물렀다. 이같은 실적 견인 요인으로는 연금저축보험을 활성화해 납입보험료를 늘리는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초회보험료는 계약자들이 보험 상품에 가입하면서 납부하는 첫 회 보험료로 보험회사 영업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연금저축 등 저축성보험은 만기시 원금 보장은 물론 운용 수익까지 붙여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에게 크게 이익이 되는 상품은 아니다. 꾸준히 납입하는 것 외에 별다른 관리도 필요없어 판매 수수료도 낮다. 대형사들은 이에 따라 저축성보험 판매를 온라인에서 활성화시키며 시장 지위를 넓히고 있는 추세다. 2021년 도입되는 IFRS17을 앞두고 개정RBC(지급여력)제도 등 금융당국의 규제가 엄격해진 상황이지만 RBC 비율에 여력이 있는 대형사의 경우 저축성보험 판매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저축성보험보다는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저축 목적이 큰 연금상품보다 납입 보험료가 적기 때문에 같은 가입건수라도 초회보험료가 적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온라인시장 지위확보를 위해 저축보험을 내세워 팔고 있지만 일찍이 온라인 보험 시장에 진출한 KDB생명의 경우 보장이 전제되는 보장성 상품에 집중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실제로 KDB생명의 인터넷 보험 시장점유율은 2015년 1분기 71.3%로 압도적이었으나 지난해 1분기 44.0%, 올해 1분기 11.2%까지 하락했다.
자동차보험 상품이 주력인 온라인 손해보험 채널에서도 삼성화재가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2001년 교보악사(지금의 악사손해보험)이 최초로 출시하고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노출하며 '인터넷 보험'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업계는 이같은 교보악사의 행보를 획기적인 시도라고 내다봤지만 선점 효과와 더불어 초기 시장 구축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내놨다. 결국 교보악사는 2010년 말 인터넷 보험 시장에 뛰어든 삼성화재에게 1위를 내줬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화재와 악사손해보험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각각 71.4%, 2.1%로 나타났다.
이같은 대형 보험사의 온라인 시장 독점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인풋을 얼만큼 쏟을 수 있느냐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사업비나 광고비 등 추기 구축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즉각적인 가입률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초기 자금을 많이 투자할 수 있는 대형사의 체력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달 이상의 정보탐색 기간을 갖고 홈페이지를 여러번 방문하는 고객이 절반 이상"이라며 "대형사와는 달리 평소에 브랜드네임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전략이 중소사들에게 주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