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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알짜사업 잇단 매각…약일까, 독일까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7-05-29 17:02 최종수정 : 2017-05-29 17:18

티니위니 이어 연평균 10% 성장 모던하우스 매각
이랜드 재무위기 ‘숨통’, 콘텐츠 경쟁력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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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알짜배기 사업을 정리하며 재무 위기에서 숨통을 마련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 초 의류 브랜드 티니위니 매각을 시작으로 생활용품전문점 브랜드 모던하우스를 정리했다. 패션브랜드 EnC도 매각관련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다만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부매각은 철회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이랜드그룹은 아시아 최대 사모투자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모던하우스 지분 100%를 약 7000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모던하우스는 이랜드의 자금난이 시작된 이후 2번째 매각 브랜드다.

올해 초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를 8770억 원에 매각한 것을 더하면 이랜드는 약 1조 6000억 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모던하우스의 매각대금이 들어오는 7월 중에는 부채비율을 200% 내외까지 떨어트릴 수 있을 것으로 이랜드는 기대하고 있다.

◇알짜배기 사업 정리로 재무위기 ‘반전카드’

박성수 회장은 1980년 이화여대 앞 2평짜리 보세 옷가게 ‘잉글랜드’를 매출 10조 원의 이랜드그룹으로 키워냈다. ‘박성수 신화’라고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이랜드그룹은 2015년 국내외 패션사업 부문의 실적 저하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2011년 말 기준 2조 5000억 원이던 이랜드월드의 순차입금은 2015년 말 4조 4000억 원으로 급증했고, 성장 동력이던 중국 시장에서도 정체기가 찾아오며 위기를 맞았다.

이달 초 한국기업평가는 이랜드그룹 최상위 지배회사 이랜드월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랜드파크의 등급은 투기등급인 ‘BB+’ 로 강등했다. 이랜드리테일은 기존 신용등급인 ‘BBB’를 유지하는 등 세 계열사의 등급은 모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재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315%에 달한다. 부채비율이 399%까지 치솟았던 2013년 보다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이랜드는 올해 1·4분기로 계획했던 이랜드리테일 IPO를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면서 외부 자금 유치를 위한 구조조정에 속력을 내고 있다.

앞서 이랜드는 지난해 홍대역과 합정역, 마곡 상가 부지의 매각을 통해 25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이랜드파크의 부산 서면 부지와 이랜드건설 보유 성남산업단지·대덕테크노밸리 등 그룹 소유의 부지를 매각했다.

올해는 대표 브랜드였던 티니위니를 매 중국 패션업체 브이그라스(V-GRASS)에 8770억 원에 매각, 이번 모던하우스 정리를 통해 부채비율을 꾸준히 낮춰 200% 아래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성복브랜드 EnC도 최근 싱가포르 사모펀드로부터 판권인수 제의를 받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EnC를 포함 중국 내에서 40여개의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EnC를 포함해 중국 내 진출한 브랜드들에 대한 여러 질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앞서 매각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졌던 이랜드파크 내 외식사업부는 최종 매각 대상에서 철회했다. 애슐리, 자연별곡, 수사 등 외식부문의 매출은 이랜드파크의 지난해 총 매출액 8055억 원 중 86%를 차지하는 7000억 원이다.

현재 다수의 인수 희망자들이 외식 사업부에 대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모던하우스 매각만으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충분히 얻었다는 게 이랜드의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외식사업부는 집객 효과가 높아 그룹 내 주력사업인 패션·유통과 시너지 효과가 큰 부문” 이라며 “매각보다는 기업가치를 더 키워가는 방향으로 선회를 택했다” 고 말했다.

◇잇딴 콘텐츠 매각으로 성장동력 저하 우려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배기 사업을 정리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지만 이 같은 수순이 그룹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모던하우스는 지난 1996년 론칭해 이랜드리테일 유통점을 중심으로 전국에 63개의 매장을 통해 연매출 3000억을 올리고 있는 알짜배기 브랜드다. 이는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3조 1226억 원) 중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뉴코아아울렛·NC백화점 등 이랜드의 유통점과의 집객효과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모던하우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도 현재 이랜드리테일 유통점에 입점해 있는 매장을 향후 10년 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요청해오기도 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고객 충성도와 집객 요소가 높은 모던하우스를 지속적으로 매장 내 콘텐츠로 둘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을 중국 시장에 각인시키는 결정적 브랜드였던 티니위니는 실적이 저하된 2015~2016년에도 매출 4300억 원, 영업이익 650억 원 내외를 기록한 캐시카우 브랜드였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패션사업 내 티니위니 영업이익 비중은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 매각으로 부채비율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다른 콘텐츠를 발굴해야 하는 압박감이 이랜드에게는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티니위니 브랜드 및 사업 매각을 통해 재무적으로 차입금이 감소하고 유동성 위험이 완화됐다” 면서도 “그만큼 사업적으로 영업이익 창출능력도 축소됐다” 고 말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패션·외식·리빙 등 이랜드 250개 브랜드에서 두 개 브랜드를 매각했을 뿐” 이라며 “오히려 생활용품 브랜드 하나로 7000억 원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다른 이랜드리테일의 브랜드 가치들도 재조명될 수 있는 기회” 라고 설명했다. 이어 “티니위니를 매각한 대신 중국에서는 새로운 유통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할 계획” 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부증권을 통해 진행 중인 이랜드리테일 프리IPO는 모던하우스 매각에 따라 일부 구조를 변경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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