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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제로’ 증권사 온도차 극명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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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5-29 03:30 최종수정 : 2017-05-29 16:23

1년새 키움·한투 계약직 비율 늘어
신규인력 채용 줄 수 있는 양날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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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제로’ 증권사 온도차 극명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화 방침을 세우면서 일부 기업들이 이에 화답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금융권 역시 정부의 정규직화 드라이브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이같은 정책에 우호적인 은행권과는 다른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1분기 기준 기간제 근로자는 3365명으로 정규직 근로자의 5.7%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의 고용원칙 정책은 기간제·파견 및 하도급, 특수형태 고용 등 비정규직 규모 감소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정부 및 지자체 공공부문 상시 일자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다는 것이다.

은행 중 가장 먼저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곳은 씨티은행으로 무기계약직 300여명을 정규직인 5급으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했다. 신한은행은 기간제근로자 780명 중 사무직 70여명 정도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지난 25일 농협중앙회 역시 NH농협은행, 하나로마트 등 계열사 비정규직 52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체 직원의 19.6%가 비정규직인 NH투자증권에 대해서도 정규직 전환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53개 증권사의 임직원 현황은 3만2934명으로 이 중 계약직 직원은 7294명으로 전체 직원의 약 22% 수준이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1492명 중 1019명의 비정규직으로 68.30%를 기록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하나금융투자 33.74%, 키움증권 31% 한국투자증권 24.81%, KB증권 23.53%, 대신증권 20%, NH투자증권 20% 등의 순이었다.

은행권과 비교해 높은 비율의 비정규직 현황이지만 증권사들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다. 계약직 비율이 가장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 1인당 평균 5139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는 다른 증권사 평균 연봉에 비해 높은 금액이다. 비정규직이 가장 낮은 삼성증권의 경우 1인당 평균 연봉은 2776만원으로 꽤 차이가 났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인센티브 체계가 잘 잡혀있어 자발적 계약직들이 많다”라며 “메리츠의 비정규직은 약자라고 보기 힘들며 다른 증권사들과는 달리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고용을 늘려왔다”라고 말했다.

보통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부하고 차별하는 문화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증권사 비정규직의 경우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영업 능력이 뛰어난 증권맨들의 경우 오히려 성과급 지급률이 높은 비정규직을 선호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그런만큼 증권사들의 근속 년수는 은행권에 비해 짧은 편으로 비정규직 철새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은 정규직화를 오랜기간 진행해 왔지만 증권은 이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정부의 정규직 확대 방안에는 공감하지만 각 업권 별로 상황에 맞는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별다른 대책 없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경우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들의 입장이 다 같다고 보기도 어렵다. 삼성증권의 경우 비정규직 비중이 극히 적다. NH투자증권도 이번에 정책에 동참하며 비정규직을 줄이겠다고 중앙회 측에서 밝혔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2012년 말 기준 총 임직원이 3102명이었지만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며 현재엔 2197명으로 인력은 감소세를 보였다. 키움증권의 경우 1분기 기준 계약직 직원은 184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20%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콜센터 등에 채용을 늘리며 전년에 비해 인원을 늘렸다. 한국투자증권도 매년 채용을 실시하지만 비정규직 비율은 13.8%나 늘었다.

이런 상황이기에 비정규직과 인력 채용의 문제는 서로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신입 공채가 줄어든 상황이라 비정규직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는 비정규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한 금융지주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지주 차원에서 비용 절감 시 계열사를 활용할 수 있다”며 “증권사의 경우 지주 측의 경영 계획에 희생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경우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업황에 따라서 증권 연봉은 상황이 달라지는 경우가 꽤 된다”며 “성과가 좋지 않거나 나이가 많은 직원일 경우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 있어 차라리 정규직 전환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고소득 전문 인력의 비정규직 외에도 콜센터 등의 직원들도 계약직인 경우가 많아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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