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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금융미래포럼] “인공지능, ‘산업의 벽’ 허문다”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7-05-22 02:20 최종수정 : 2017-05-22 07:50

“AI를 통한 생산혁명”- 이성환 한국인공지능학회장(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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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사람·사물·공간 초연결 될 것

빅데이터 가진 기업이 혁명 선도

올해 3월 인공지능(AI)과 전 산업분야의 산학교류 자문을 위해 출범한 한국인공지능학회 초대 회장인 이성환 고려대 교수는 “인공지능은 금융, 법률, 의료, 제조 등 전 산업분야와 융합돼 분야를 넘나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금융신문이 오는 23일 개최하는 ‘2017 한국금융미래포럼: 4차 산업혁명과 기업가치의 변화’에서 ‘AI를 통한 생산혁명’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는 이성환 학회장은 “인공지능은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는 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성환 학회장은 국내 AI 연구 1세대 학자로,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학문인 뇌공학 연구 분야의 권위자다.

현재 고려대 뇌공학과 주임교수로 활동 중이며 전 한국정보과학회 인공지능 소사이어티 회장을 거쳐 현재 한국인공지능학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 이 학회장은 인공지능이 도입된 산업 분석을 통해 앞으로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 학회장은 “인공지능 도입이 활발한 분야보다 인공지능을 도입하지 않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이 더 빠르다”고 역설한다. 그만큼 산업과 인공지능의 만남은 보다 가까이에 와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상생활 속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산업의 융합 사례로 ‘번역’을 든다. 페이스북 하드웨어 개발팀 ‘빌딩8’은 손으로 문자를 입력하는 속도의 5배, 분당 100단어를 머릿속 생각만으로 입력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머지않아 말이나 글로 표현하지 않고도 바로 통번역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학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융합’을 꼽는다. 20세기 후반 3차 산업혁명이 정보통신기술(ICT)를 통해 디지털·생물학·물리학 사이의 경계를 없앴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이를 융합해 다시 재구성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학문분야를 벗어나 사람·사물·공간을 초연결해 산업구조 전반의 시스템을 혁신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예로 들고 있다. 왓슨은 인공지능 솔루션 프로그램으로, 음성 인식 기반 기술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질의응답 플랫폼이다.

미국에서는 애플·존슨앤드존슨·힐튼호텔 등의 기업과 손잡고 의료·케어·여행·스포츠 등의 많은 분야에서 융합돼 사용되고 있다. 특히 왓슨을 활용한 암진단 정확도는 대장암 98%, 방광암 91%, 췌장암 94%, 자궁경부암 100%로, 전문의 초기 오진 비율인 20% 보다 훨씬 높았다고 이 학회장은 설명한다.

이에 한국도 왓슨을 적극적으로 도입 중에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천대길병원을 비롯한 5개 병원에서 왓슨은 암 환자에게 맞춤형 처방을 내리는 ‘AI의사’ 로 활동 중이다.

SK 주식회사 C&C가 왓슨 한국어 버전의 우선 판매권을 계약해 헬스케어와 개인비서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개발하는 것도 대표적인 산업 융합의 사례로 짚었다. 이 학회장은 “인공지능 시장은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기존 산업과 융합해 부가가치를 이끌어내는 형태로 산업 전반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학회장은 가장 빠르게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있는 분야로 금융산업을 주목한다. 세계적인 투자회사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AI 분석 회사인 ‘켄쇼’를 인수했다.

켄쇼는 기사와 자료 검색부터 시장 동향분석, 투자 조언까지 제공하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골드만삭스는 50만 달러(약 5억 26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전문 애널리스트가 40시간에 걸쳐 하는 작업을 켄쇼는 몇 분 내에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씨티그룹은 고객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를 분석해 대출 시 필요한 신용등급 판단에 AI를 활용한다. 중국의 위뱅크는 대출 심사를 2.4초만에 마무리하고, 40초 안에 통장으로 입금되는 것을 목표로 AI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우리은행이 음성인식 AI뱅킹 ‘소리’를 도입해 ‘위비톡소리’를 내놨다. 위비톡소리는 모바일메신저인 위비톡 대화창에서 아이콘을 클릭하면 바로 음성명령만으로 송금이 이뤄진다. KEB하나은행에서는 계좌 별칭과 금액만 문자메세지로 전송하면 인증절차 없이 송금이 가능한 기술을 적용했다.

이 학회장은 금융산업에서 인공지능의 화두로‘로보어드바이저’와 ‘휴먼어드바이저’의 투트랙 전략을 제시한다. 휴먼어드바이저는 고액의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통해 인간의 영역인 대면접촉으로, 로보어드바이저는 대중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T망을 통해 쉽고 빠르게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

휴먼어드바이저가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을 다루며 보통 1% 이상의 수수료를 받을 때, 로보어드바이저는 ETF, 인덱스 펀드 등을 0.15%~0.89%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학회장은 “골드만삭스는 과거 트레이더가 600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2명으로 줄었다”며 “금융분야에 도입된 인공지능은 수준의 문제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고 말했다. 이어 “약 5억 원의 연봉을 받는 애널리스트를 대체할 수 있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한 대처 능력과 대형 금융회사의 시장 독식은 우려되는 점으로 지적됐다. 이 학회장은 “인공지능은 2010년부터 도입되기 시작돼 장기 사이클을 경험하지 못한 데이터 중심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이번 강연에서는 데이터 부족을 해결할 능력 검증 필요와 고객의 충분한 프로필 확보에 대한 필요성 설명에도 나설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에게는 좀 더 치열한 인공지능 개발을 주문한다. 마이크로소프트·애플보다 빅데이터를 가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데 이 학회장은 주목했다. 즉, 기술력보다는 빅데이터를 가진 기업이 인공지능 활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학회장은 “삼성·LG·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은 제조업 중심이기 때문에 인공지능 접목이 더딜 수 밖에 없다”며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네이버랩스가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자율주행차, 가정용 로봇 등 인공지능 진출을 선언한 만큼 생존의식을 갖고 분야를 넘나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최대 화두인 인간과의 상생에 관련해서 이 학회장은 “안타깝지만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영역은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기술을 가진 자본가와 투자자들만 이익을 승자독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기본소득세·로봇세 등 다양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끼리 이익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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