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은행권 비정규직 제로 선도…고용 창출 효과는 의문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7-05-17 16:53

고용 안정 효과 기대 은행업 환경 변화도 고려해야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은행권이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나섰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행장 김도진닫기김도진기사 모아보기)과 한국씨티은행(은행장 박진회닫기박진회기사 모아보기)은 16일 무기계약직과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 전환하는 작업을 착수했다.

◇비정규직 비중 낮아 부담적어

기업은행은 무기계약직(준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창구 담당 직원 3000명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 기업은행이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정규직 전환 논의를 진행 중이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도 취임 때부터 정규직전환에 대해 의지를 보였다.

씨티은행은 박진회 행장이 직접 나섰다. 박 행장은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일반사무 전담직원과 창구직원 약 300여명에 대해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이번 움직임은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해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한 것에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은행권은 정규직 전환을 빠르게 진행해서 다른 업계에 비해 부담이 적다. 비정규직 비중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국민·우리·하나 등 4대 대형은행의 비정규직(기간제) 비중은 5% 안팎이다. 신한은행은 직원 1만 4555명 중 비정규직은 736명이고, KB국민은행은 2만622명 가운데 794명이 기간제다. 하나은행은 1만4059명 중 442명, 우리은행은 1만5534명 가운데 576명이 비정규직이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이전부터 정규직 전환을 꾸준히 시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07년 우리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노사 합의를 통해 3100명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전환한 적이 있다. 이 후 나머지 주요 은행도 계약직 창구직원(텔러)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외국계인 씨티은행도 매년 정규직 행원 채용인원의 20%에 해당하는 인원을 정규직 전환해왔다.

◇직무급제 병행해야 경쟁력 가질 수 있어

이번 정규직 전환이 고용 안정을 가져온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비대면 거래가 9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정규직 전환만으로는 은행업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금융산업에서 호봉제 도입 비율은 91.8%로 전체 산업(60.2%)보다 높다. 그러나 고성장 시대가 끝난 상황에서 단순 호봉제는 경쟁력을 잃었다. 직무중심제로 연봉 체계가 변하지 않는다면 정규직 증가는 기존 직원들에게는 고용안정 효과를 주지만 고용 창출 효과를 담보할 수 없을뿐더러 인건비 부담이 과중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5년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바람직한 성과주의 확산 방안'을 주제로 직무성과급의 확대를 주장한 바 있다. 서 연구위원은 은행 임금체계에서 직무급 비중과 실질적인 근속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며 "절감된 재원으로 신규고용 창출에 기여함으로써 세대 간 갈등을 줄이고 사회적 가치에 기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여전히 유효한 지적이라는 의견이다.

시중은행 인사 관계자는 “비정규직 제로는 좋은 취지이나 급격하게 추진될 경우 임금 체계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커진다. 여기에 전체 인건비가 늘어날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신규 고용창출”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