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26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준 RBC비율이 235%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교보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에 나선 것은 2021년 시행 예정인 IFRS17과 더 엄격해진 신지급여력제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부채(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보험금 부담이 늘어난다. 결국 보험회사의 회계상 자본이 줄고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방안으로 많이 선택하는 후순위채권보다도 자본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제권 후순위며 만기 영구적 성격을 띠고 있고 이자지급 정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곧 주관사 선정과 금융감독원 신고를 거쳐 연내 발행을 완료할 예정이다. 발행규모는 총 5억 달러(한화 5600억원)이며 전액 해외에서 발행한다.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교보생명이 처음이다.
교보생명이 해외발행을 선택한 이유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해외 시장의 수요 폭이 넓을 뿐만 아니라 자사의 국제신용등급이 높아 유리한 금리조건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생보사 중 국제신용등급을 획득해 해외발행이 가능한 곳은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교보생명은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부터 ‘A1(Stable)’을 2년 연속 유지하고 있다. A1등급은 무디스 21개 등급 중 다섯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삼성전자, 골드만삭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이지만 5년 경과 후 조기상환(콜옵션)이 가능하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라 교보생명의 RBC비율은 약 15%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