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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이광구 은행 판 바꾸나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7-04-24 02:44 최종수정 : 2017-10-15 17:17

1분기 순익 신한 제치고 1, 2위위성호 행장 시작부터 실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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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이광구 은행 판 바꾸나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은행권 1분기 실적표에 따라 각 은행권 수장들의 표정이 갈렸다. KB국민은행은 분기 기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고, 우리은행도 5년 내 최대 실적을 거뒀다. 8년 간 1위였던 신한은행은 3위라는 결과를 받아 그간 공고했던 은행권 순위에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실적을 살펴보면 CEO의 임기에 맞물려 강한 경영 드라이브를 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연임을 노리는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과 민영화 후 연임에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호실적에 웃고 위성호닫기위성호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은 임기 첫 시작을 씁쓸한 성적표와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 결과로 올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행장은 연임 준비에 탄력을 받게 되었고 이광구 행장은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되었다. 위성호 행장은 업계 1위 탈환이라는 과제를 부여받게 되었다.

◇ 아홉 수에 걸린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과거 8년 간 은행 1위였다. 그러나 1위 9년 연속 수성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지주 1위는 수성했으나 최대 계열사인 은행에서 역전당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분기 66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6375억원, 신한은행은 534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우리은행은 시장의 예상보다 2000억원 이상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2분기 7653억원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세부내역으로 가면 국민과 우리는 장점을 잘 살렸다. 이자수익에서 국민은행은 1조 2640억원으로 1위에 올랐고, 우리은행이 1조 2627억원으로 신한은행 1조 1700억원보다 많았다. 순이자마진(NIM)은 국민은행이 1.66%로 선전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53%, 1.44%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이자수익 1위에 오른 비결은 전통적으로 강한 리테일 부문에서 영업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KB가 리테일이 가장 강한다”고 경계의 시선을 보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비이자수익 부문은 우리은행 실적 상승의 원동력이다. 우리은행은 1분기 4490억원의 비이자수익을 내 신한은행의 2231억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국민은행은 3570억원 규모다. 이 행장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따른 주가연계신탁(ELT)·펀드·방카슈랑스 및 외환관련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영업의 기본이라는 여신 성장은 가계대출 옥죄기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함을 보였다. 신한은행의 원화 대출금은 183조 6370억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가계여신은 92조2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7%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가계 여신이 1.1% 감소했고, 우리은행은 0.8% 늘었다. 1회성 요인도 은행 실적을 웃고 울게 만든 원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 매각과 이연법인세 효과 등으로 158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

우리은행도 중국 베이징의 ‘화푸빌딩’에 지급보증을 섰다가 떼였던 금액을 일부 회수하면서 1706억원(세전) 이익을 얻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분기 법인세 수익 1900억원 효과가 사라지면서 전년 동기보다 7%가량 순이익이 감소했다. 향후 실적을 가를 변수로는 부실채권이 있다. 국민은행이 상대적으로 부실채권이 많은 것이 악재다.

◇ 자기 색 보여준 KB·우리, 준비 중 신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선전에는 CEO가 본인 색을 꾸준히 보이며 경영할 수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윤종규 행장의 경우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었다. KB금융지주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윤 행장은 최근 5년 만에 KB금융을 ‘2조 클럽’에 안착시켰다.

윤 행장의 기본 전략은 은행을 중심으로 다른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중심이 되는 은행의 역량이 커지면 그만큼 시너지 효과도 늘어난다. 대표적으로 은행과 증권의 연계로 두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린 사례가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KB증권 소개영업 자산이 1조원을 돌파해 작년 실적을 3개월 만에 초과 달성했다.

현대증권과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했던 윤 행장은 통합 증권사 출범 후 30개의 복합점포를 핵심거점으로 총 112개의 증권 점포와 은행 영업점을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협업 체계를 강화해 경쟁력을 갖췄다. 또 해외 영업망을 재정비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광구 행장을 대표하는 전략은 ‘뒷문 잠그기’이다. 이 행장은 부실기업 대출 연장 등 위험한 대출은 줄이고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미리 준비한 탓에 이번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 행장 취임 직전인 우리은행 2014년 당기순이익은 4000억원 가량이었다. 이 행장 취임 후 2015년 당기순이익은 1조원을 넘어섰고 2016년에는 3분기만에 당기순이익 1조원을 기록하며 매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이 행장의 리스크 관리가 실적 바탕인데 우리은행은 모뉴엘·엘시티 등 부실기업 여신을 사전에 걸러낸 심사역을 특별 승진시키는 등 기업 여신관리에 공을 들였다. 대우조선해양 위험노출액 역시 일반 대출 1001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2월 말 586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해 대우조선에 따른 부담도 거의 털어냈다.

두 CEO는 임기 내 본인의 전략을 꾸준히 관철했기에 실적 상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 아직 임기 2개월이 채 되지 않은 위성호 행장 입장에서는 본인 경영 방식을 빠르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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