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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AI뱅킹’·농협 ‘큰글송금’…시니어 마케팅 고조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7-04-24 02:42 최종수정 : 2017-04-24 07:58

창구 유지하되 핀테크도 활용
장기고객 관리 은퇴시장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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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 올원뱅크 시니어서비스.  ▲ 우리은행, 음성인식 AI뱅킹 서비스.  ▲ KB국민은행, 시니어 모바일 플랫폼 골든라이프 뱅킹.  ▲ KEB하나은행, 어르신 금융상담 창구.

▲ NH농협은행, 올원뱅크 시니어서비스. ▲ 우리은행, 음성인식 AI뱅킹 서비스. ▲ KB국민은행, 시니어 모바일 플랫폼 골든라이프 뱅킹. ▲ KEB하나은행, 어르신 금융상담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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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1. “은행에서 직접 돈을 찾아야 마음이 편하시대요. 신용카드도 빚이라고 쓰지 않으세요.”

#2. “스마트폰으로 돈을 보낸다니, 믿기지 않고 내키지도 않으신가 봐요.”

은행들이 모바일 중심 재편 속에서도 장기 고객이자 은퇴금융 시장과도 연결되는 시니어층 공략 경쟁을 펴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핀테크 기술도 고령층 금융거래 편의 도구로 활용하고, 은행 별 모바일 앱(app)에도 노년 고객에 특화된 각종 비(非)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음성인식·돋보기기능…고령층 맞춤

우리은행은 지난달 음성 명령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뱅킹인 ‘소리(SORi)’를 출시했다. 소리(SORi)는 음성과 AI 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의미를 파악해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우리은행 스마트뱅킹 앱(app)에 들어가 메인화면에서 소리(SORi) 아이콘을 클릭해서 음성명령으로 간단하게 계좌조회, 송금, 환전, 공과금 납부 거래를 할 수 있다. 또한 생체인증을 이용해 최초에 이체정보를 등록하면 인증서 등이 없이도 거래를 쉽게 마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AI에 금융거래를 학습시켜 모든 연령대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원터치 개인’내 가장 쉬운이체 서비스 사용 때 글자크기가 크고 프로세스도 간소화해 이용이 편리하다”며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포함해 누구나 더욱 편리한 금융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타행 대비 고령층 고객군이 두터운 NH농협은행은 모바일 뱅크에서 시니어 전용 서비스를 일찍이 공략해 왔다. ‘큰글 송금’ 서비스의 경우 돋보기 기능을 탑재해 시력 저하 등으로 스마트폰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시니어층을 모바일 은행 이용 고객층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인구는 전 세대에 걸쳐 있는데 모바일 뱅크 서비스는 그동안 젊은 층만을 대상으로 출시 경쟁을 해왔던 측면이 있다”며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초 아예 시니어 고객에 특화된 모바일 플랫폼 ‘골든라이프 뱅킹’을 출시했다. 별도 앱(app) 설치 필요 없이 기존의 KB스타뱅킹 앱으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 주요 서비스에선 ‘시니어 광장’이라고 하여 시니어 고객의 관심이 높은 건강, 뷰티, 여행, 여가, 공연 등 정보를 제공하는 점이 특색이다.

KB국민은행의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모바일 환경이 낯선 시니어 고객이 간편하게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한 것”이라며 “앞으로 문화, 여행 등 시니어 선호 분야 업체와 제휴하여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도 조회·이체 등 핵심메뉴만으로 구성돼 앱(app) 용량도 작고 간단한 자사 모바일 뱅크 ‘i-ONE 뱅크 미니’에 시니어 계층과 저시력 고객을 위해 큰글씨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지방은행 중엔 DGB대구은행도 모바일 은행인 ‘아이M 뱅크’에서 ‘음성메뉴호출’ 기능을 통해 음성으로도 원하는 메뉴를 호출할 수 있도록 구현하고 있다. 노년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나만의 메뉴설정’을 통해 메인화면에서 바로 금융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은행업계에서 ‘고령층 모시기’를 새삼스레 강조하는 것은 아무래도 창구 거래가 많은 시니어 장기 주거래 충성 고객군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15년 10월부터 실시된 계좌이동 서비스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다. 작년 2월 이용채널을 은행 창구까지 확대한 뒤 계좌이동을 이용하는 고령층 증가가 두드러졌다. 2016년 12월 말 기준 계좌이동서비스 변경신청 건수는 1000만건을 넘어섰는데, 누적 비율로 살펴보면 확대 전후 50대 이상 비중은 34.6%에서 43.2%로, 70대 이상 비중은 1.1%에서 3.6%로 크게 뛰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계좌이동 서비스는 이용자 연령대 별로 40대가 가장 많고 50대, 30대 순으로 나타났다”며 “이용 채널을 은행창구로 확대한 뒤에는 50대 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특히 70대 이상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 경쟁으로 새 고객 확보에 집중해 온 측면이 있다”며 “충성도 높은 장기 거래 고객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은퇴금융 연결 위한 시니어 공략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으로 추를 옮기면서도 고령화 시대에 은퇴금융 시장과 연계되는 시니어층에 대한 적극적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요 은행들의 올해 경영계획에서도 고령층 공략이 강조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올해 중점 추진과제 핵심 5개 사업 중 하나로 ‘시니어 마케팅’을 꼽고 은퇴설계 및 자산관리 전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은행도 디지털 체제 전환을 1차 과제로 강조하면서도 그룹 차원의 자산운용(신탁) 강화를 염두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올해 5대 경영전략 중에 ‘방카슈랑스·펀드·신탁 등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를 꼽고 있다.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금융소외를 막자는 정책적 배경 영향도 있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고령층에 대한 소비자 보호 강화를 포함한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주요 은행들은 ‘어르신 금융상담 전용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선 고령인구 비율이 높아 사회적 역할 차원에서 창구 운영에 중점을 두는 측면도 있다. JB금융 계열사인 광주은행의 경우 지난해 7월 어르신 전용 점포 2호점을 개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니어층에 은행권이 주목하는 것은 단연 은퇴금융 선점을 꼽을 수 있다. 은퇴설계 자산관리는 역점을 둬야 할 고령화 시대 먹거리 시장이기 때문이다.

올해 시니어 마케팅을 중점과제로 꼽은 NH농협은행의 경우, ‘NH All100 플랜’을 은퇴설계 브랜드로 제시하고 지난달 2일 특화 상담창구인 ‘All100 플랜 라운지’를 전국 859개 영업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농협은행은 올 초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자산관리 상담이 가능한 ‘All100 플랜 태블릿시스템’도 오픈했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은퇴설계 5종 특화상품인 ‘NH All100 플랜 전용패키지’는 지난 2월 기준 약 3조7180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의 ‘최근 고령층에 대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및 향후 과제’ 리포트는 고령층 인구 증가, 수명연장 등으로 시니어층이 주요 고객 그룹으로 등장하고 있는 만큼 금융회사들의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점점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년연장 등으로 노동소득을 얻는 기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저금리에 따른 자산관리의 어려움, 건강 관련 지출의 확대 등 자금관리의 필요가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다”며 “고령층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시니어 계층, 금융권 중심 고객층으로 부상’ 리포트에서 김혜미 수석연구원도 “미국 사례를 보면 50세 이상의 시니어들이 가장 많은 부(富)를 소유하고 있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금융상품 보유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정교화된 금융자문에 대한 수요도 큰 편”이라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은행 고객의 연령대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은행들도 시니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 측면뿐만 아니라 시니어층 생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비금융 서비스 공략도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금융사의 시니어 고객 대상 비금융서비스 사례‘ 리포트는 고령층 고객군은 금융 관련 요구뿐 아니라 비금융적 필요를 복합적으로 가지는 만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금융회사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짚었다.

황원경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연령이 높을수록 재테크 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스포츠, 여행 등에 대한 관심 정도가 높아진다”며 “금융사들은 시니어 고객을 세부 그룹별로 분석해 차별화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서 고객관리 기반을 넓히고 충성고객 확대 등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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