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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IFRS17 여유 속 리스크 관리 박차

김민경 기자

aromomo@

기사입력 : 2017-04-24 02:38

공제조합 시절 금리연동형 판매 주력
장기 저금리불구 역마진 우려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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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IFRS17 여유 속 리스크 관리 박차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서기봉 사장의 NH농협생명이 재무건전성 확보에 한창이다. 금융당국의 LAT·RBC 규제 강화에 대비를 나선 것인데, 보험부채 듀레이션 확대에 금리리스크를 우려하는 타 보험사들과 달리 NH농협생명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몇 년간 보험사들이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 상품을 판매해온 것과는 달리 공제조합 시절 은행권과 함께 금리연동형 상품에 주력한 덕분이다. 올해 초 취임한 서기봉 사장은 영업목표 달성과 더불어 자본확충 및 경영체질 개선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리스크 관리에 더욱 힘쓸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2021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연착륙 방안으로 보험사들의 부채 듀레이션 확대 규제 강화를 내걸며 보험사들의 리스크 관리 부문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은 보험부채 적정성평가(LAT)와 보험금 지급여력 제도(RBC)를 개선하며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면밀하게 점검해 나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LAT는 보험계약에 따른 미래의 현금유입과 유출액을 현재 가치로 바꿔 필요 준비금을 계산하는 제도이며 RBC는 보험사가 계약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자본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3년에 걸쳐 보험부채 적정성평가(LAT)를 진행하며 보험사들의 부채(지급해야 할 보험금)를 단계적으로 시가 평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채를 평가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이 현행 대비 8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전체 부채가 3년간 최대 2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 중이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IFRS17 연착륙을 위한 LAT 개정 방안을 확정해 보험사들에게 최종 제시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계약자들에게 돌려줄 보험금을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해 평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보험금 부담이 늘어난다. 결국 회계 상 자본이 줄고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오는 6월 말부터는 개정 보험금 지급 여력 제도(RBC)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험 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을 2018년까지 30년으로 확대해야 한다. 자산 듀레이션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부채 듀레이션만 늘어나면 보험사는 금리 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금리위험액이 늘면 보험사에 요구되는 자본량도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RBC비율 급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보험사는 자산 듀레이션 확대를 위해 안정적인 자산에 장기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대거 판매해온 금리확정형 보험부채가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된 가운데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고객에게 약속한 수익률만큼 투자이익을 올릴 수 없는 역마진이 발생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 금리확정형 저축성 보험↓ 역마진 우려 덜었다

지난 2012년 공제조합에서 민영보험사로 거듭난 NH농협생명은 타 보험사에 비해 금리확정형 보험부채가 많지 않아 한 발 앞서 리스크관리 체계 고도화 작업을 시작해왔다.

NH농협생명의 금리연동형 저축성 보험 비중은 80% 수준이다. 금리연동형 상품은 자산운용이익률 및 외부 시장금리에 따라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율이 조정돼 역마진 우려가 적다. 또한 현행 RBC제도상 금리연동형 상품은 부채 듀레이션이 짧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부채 듀레이션 확대 규제에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최근 부채 듀레이션 확대 규제 강화 때문에 보험업계가 자산 듀레이션 확대에 애쓰고 있다”며 “NH농협생명은 자산·부채 듀레이션을 적정수준으로 연동시켰기 때문에 당장 규제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금리리스크에 영향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제 시기부터 은행권 체계에 발맞춰 리스크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타 보험사에 비해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NH농협생명은 최근 자체적으로 ‘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wn Risk and Solvency Assessment, ORSA)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ORSA는 보험사 스스로 비계량위험 평가 및 위기상황 분석 결과를 감안해 내부 요구자본을 산출하고 리스크 관리 취약점을 발굴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과 더불어 한 발 앞선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선 것.

NH농협금융이 활용하고 있는 리스크 대시보드도 도입했다. 리스크 대시보드는 NH농협생명의 모든 리스크 관리 내용이 보고서 한 장에 담길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올해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및 환율 변동 등 해외자산투자를 확대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 지표를 대시보드 체크리스트에 포함시켜 중점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NH농협생명은 최근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공모 원화 무보증 후순위사채 형태로 발행하며 대표주관사는 SK증권과 HMC투자증권이다. 28일 채권 발행을 앞두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이번 후순위채권을 만기에 따라 3가지 종류로 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7년 만기 1500억원 △10년 만기 1000억원 △10년 만기(5년 콜옵션) 500억원이며 금리는 각각 △3.15~3.65% △3.47~3.97% △3.17~3.57%다. NH농협생명은 사전 수요예측을 통해 세 종류의 후순위채권으로 발행해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NH농협생명의 후순위채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계자는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IFRS17 시행과 RBC비율 하락에 대비한 선제적 자본 확충 목적으로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NH농협생명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207.7% 수준에 불과했던 RBC가 223%로 15.3%포인트가량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생보업계 평균 RBC는 지난해 2분기 기준 297%을 기록했지만 당초 금융감독원의 권고 수준이 150% 선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리스크관리 체계를 답습함과 더불어 이번 후순위채권 발행까지 결정한 NH농협생명은 이로써 충분한 자본확충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올해 2월 말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결과 최고 등급인 AAA등급을 받았다”며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농·축협 채널을 기반으로 전국의 방대한 영업망을 갖추고 있고 총자산과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생명보험업계 4위의 시장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또한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올해 은행권 출신 수장 선임…재무역량 강화 태세

올해 초 취임한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은 올해 목표로 재무건전성 확보를 꼽았다. 서기봉 사장은 “최근 보험업계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 및 IFRS17 도입 예정 등으로 재무건전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이에 농협생명도 자본확충 및 경영체질 개선을 통해 적정수준의 RBC비율 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IFRS17 대응TF와 관련해서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해 TF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기봉 사장은 “2021년 제도 도입시기에 맞춰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구축을 완료한 후 2020년 한 해는 안정화 기간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시스템구축과는 별개로 재무역량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 플랜으로 △상품 △채널 △자산운용 △고객서비스 등 경영전반에 걸친 각각의 체질개선과제를 선정해 회사 건전성 향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기봉 사장 일문일답]

- 경영 원년인 올해 목표는

2017년 영업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보험회사는 영업이 근간인 회사인만큼 영업목표 달성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고 본다. 또한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자본확충 및 경영체질 개선에 힘쓸 예정이다. 적정수준의 RBC비율 관리에 만전을 기해 IFRS17 도입에 최대한 충격이 덜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고객사랑 1등 생명보험사’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활동에 적극 앞장서고 사회적 책임 수행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은행권 출신이다. NH농협생명 취임 전 은행에서 영업추진본부장을 지낸 경험을 어떻게 발휘할 예정인지

4차 산업혁명 도래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은행권에 비해 다소 늦어있던 NH농협생명의 디지털금융 분야 성장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은행에서의 디지털 금융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NH농협생명 비대면 채널 강화를 위해 온라인보험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상품 개발과 연구를 위해 KT와의 ICT 연계 서비스 공동연구개발 MOU를 체결하고 인슈테크 분야를 확대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NH농협생명이 가진 차별점은

우리는 전국에 걸친 점포망 확보 및 농업인만의 상품을 개발해 농촌과 농민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일본 전공련 및 해외 보험사 벤치마킹을 통해 농업인에게 특화된 전용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농촌지역 보험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IFRS17 도입과 관련해서도 과거 공제시절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보다는 금리연동형에 비중을 두고 판매해왔기 때문에 역마진 등 타 보험사가 겪는 어려움에선 한 발 비껴난 상황이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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