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최고금리 결정,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관리자 기자

입력 : 2017-04-03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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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서민금융연구포럼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금리 인하 대선 공약 봇물 포퓰리즘 지적

불법 사금융으로 내모는 ‘풍선효과’ 야기

다가오는 5월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들이 서민들의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명분으로 경쟁적으로 ‘대부업 법정최고금리(이하 최고금리) 인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진영에서도 얼마 전 최고금리를 임기 내 연 20%까지 단계적으로 내리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2002년 연 66%에 달했던 국내 최고금리는 저금리기조와 함께 지속적으로 인하되어 2016년 3월부터 연 27.9%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최고금리는 한국은행 기본금리 연 1.25%보다 22배가 높고, 일본도 최고금리를 2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우리도 못 내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고금리에 민감한 대부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최고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다는 주장도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이론적 연구나 해외 경험적 사례 등을 통해서 볼 때 무리한 최고금리 인하는 서민의 금리부담을 완화시키는 효과보다는 오히려 이들의 금융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최고금리를 27.9%로 낮춘 이후 이른바 신용 7등급 이하 고객이 급감했고, 이는 같은 기간 중신용 4~6등급 이용자는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동안 최고금리 인하에도 대형 대부업체들의 영업이 위축되지 않은 것은 기본적으로 저금리에 따른 조달금리가 인하되고, 경기 장기침체 하에서 서민의 자금수요가 커져 대부업체들이 선별적으로 대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업을 포함하여 제도권 서민금융기관에서 퇴출되는 서민은 곧바로 고리의 불법 사금융 시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최고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는 복지를 확대하고, 정책적 서민금융을 통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 경기침체 상황에서 엄청난 규모의 복지 재원에 필요한 세수 증가가 쉽지 않고 조세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복지 자체가 내포한 도덕적 해이 문제 또한 극복하기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중금리 대출 자체도 보증보험 규모로 인하여 근본적으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로 중신용자 위주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인프라 구축 및 제도적 지원 속에 탄생될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시장에서의 역할은 해외의 경험으로 보아 틈새시장에서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최고금리 인하의 부작용 때문에 세계적으로 무리한 최고금리 인하를 반대하고 있다. 일본은 2000년대 중반 최고금리 인하로 불법 사금융 문제가 불거지고, 금융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불안도 커졌다.

지금은 오히려 정치권에서 최고금리를 다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최고금리 설정에 앞서 이론적 분석과 글로벌 경험 사례 등을 통해 다양한 부작용을 우려하여 적극적인 시행을 주저하고 있다. 세계은행 산하 CGAP(The Consultati ve Group to Assist the Poor) 단체에서도 최고금리가 오히려 빈곤층 및 그 공동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무리한 최고금리 설정을 반대하고 있다.

더구나 지금은 최고금리 인하를 논의할 경제 상황이 아니다. 2016년 말 미국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하면서 국내외 주요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오는 2019년까지 매년 3번씩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자칫 서민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마당에 만일 최고금리가 추가로 큰 폭으로 인하될 경우 서민금융기관은 영업상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되면 사실상 7등급 이하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고금리 인하에 보다 신중한 태도가 요구되는 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최고금리 결정 방법이 우리에겐 시사점을 제시한다. 남아공 정부는 최고금리 수준에 대한 문제점이 커지자 NCA(National Credit Act)를 제정(2007년 시행)하여 가격 투명성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이자율상한제 제도를 개선하여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남아공 상무성(DTI)은 다양한 금융전문가와 업계 사람들로 구성된 협의체(NCR; National Credit Regulators)를 구성하고 있다. NCR은 신용이용성, 가격과 시장의 여건, 실행과 추세, 신용산업의 경쟁도, 중소기업과 경제적 약자에 대한 신용접근도 등을 포함한 신용산업 전반에 대하여 관측하고, 조사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상무성은 남아공 최고금리를 NCR과의 협의를 통하여 경제적인 여건과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2017년 현재 1년 미만 단기 소액대출에 대한 최고금리는 첫 대출에 대해서는 월 5%, 일 년 이내의 추가대출에 대해서는 월 3%로 정하고 있다. 비록 먼 나라의 제도이지만 우리의 현재 상황에서 배워야 할 부분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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