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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익 올인…수수료·점포 손댄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7-02-20 02:16

KB 비난 무릅쓰고 창구수수료 검토
일반점포 줄이고 복합점포 늘려 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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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익 올인…수수료·점포 손댄다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은행들의 운영방식이 변하고 있다. 여론 부담에 논의조차 어려웠던 각종 수수료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점포 정리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는 저금리 시대 속 비대면 거래가 늘어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민에 처했기 때문이다.

◇ 은행 수수료 논란은 바뀐 환경 속 필연

은행들의 수수료 인상 움직임은 작년부터 꾸준히 진행됐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3년 동안 전세자금대출 중도상환 수수료 등 82건에 이르는 수수료 항목을 새로 만들고 기존 수수료 항목은 7건을 폐지했다.

작녀 11월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에게 제출한 ‘은행 수수료 조정 현황’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작년 7월까지 신한·KB국민·우리·NH농협 등 국내 시중은행 18곳이 신설하거나 인상한 수수료 항목은 160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자동화기기(ATM) 이용 수수료, 통장·증서 재발급 수수료 등 수수료가 인상된 경우가 78건이다. 나머지는 새로 만들어진 수수료 항목이다.

이런 추세에서 한국씨티은행이 외국에선 보편적인 ‘계좌 유지 수수료’를 도입한 것은 상징적이다. 다음 달 8일부터 씨티은행은 계좌유지수수료를 부과하는데 신규 수시 입출금식 계좌 고객에게 계좌 당 매월 50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기존 고객은 수수료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시행일 이전에 씨티은행 거래가 있거나 씨티카드 사용자에게는 계좌 유지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인터넷·모바일뱅킹,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는 비대면 채널 고객이나, 만 19세 미만이나 만 60세 이상 고객과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등도 수수료가 면제된다.

여기에 3000만 명이라는 국내 최대 고객 수를 보유하고 있는 KB국민은행도 ‘창구 거래 수수료’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에 비해 규모가 크고 고령층 고객이 많아 실제로 도입된다면 파급력이 크다.

국내 정서 상 수수료 신설 및 인상은 고객 저항이 크지만 현재와 같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금리로 기본적인 예대마진이 줄어든 상황에서 비대면 거래가 90%인 현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운영방법은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대면 거래 편의성을 올림과 동시에 점포 운영비를 바뀐 환경 속에서 현실화 하는 방안이다.

국민은행이 부담감이 클 것을 예상하면서도 창구거래 수수료 도입에 나선 이유도 등록 고객이 가장 많은 상황에서 통장만 있고 실제 거래는 미미해 관리 비용이 가장 높다는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은행은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약 2800명을 내보내고 지점 수도 올해 중 100여곳을 줄일 계획이다. 창구 거래를 예전처럼 지원할 여력이 계속 줄고 있다.

◇ 역대급 실적 배경은 비용 관리

은행들의 2016년 실적은 최근 몇 년 사이 최대 순익이다. 이번 순익 배경에는 예대마진이 회복세를 보인 것도 있지만 비용관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수수료만으로 은행 실적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작년 초부터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을 통해 수익성 개선 시작했지만 작년 10월 기준으로 보면 수수료로 인한 실적 증가는 없었다. 신한은행의 수수료이익은 6406억원으로 0.5% 증가에 그쳤고 국민은행의 수수료이익도 819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 감소했다. 우리은행 역시 수수료이익은 7100억원으로 4.7% 감소했다. 각종 수수료 인상을 진행했으나 면제 고객 수가 많아 실질적인 효과가 떨어진 것이다.

실적 상승에는 대손비용이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면서 극적으로 줄은 영향이 크지만 판관비로 대표되는 운영비용을 적극적으로 줄인 이유도 있다.

은행들은 비용효율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영업이익경비율(CIR·Cost Income Ratio)이 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아우르는 총영업이익에서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것으로 이 비율이 높으면 비용효율성이 떨어진다. 은행들은 점포 축소와 더불어 인원 감축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지난 2012년 이후 오름세였던 CIR이 대부분의 은행에서 떨어지거나 정체하는 수준을 보였다.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CIR을 가진 신한은행은 지난해 52.2%로 전년도의 54.5%보다 내려갔다. KEB하나은행도 은행 통합 이후 비용을 적극적으로 줄이면서 이 비율이 63.2%에서 지난해 59.2%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28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희망퇴직 비용 8000억원 발생해서 CIR 비율이 올랐지만 일회성 요인인 희망퇴직 비용을 제외하면 60.6%로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인력 감축을 꾸준히 실시해온 은행들의 경우 앞으로 이 비율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이 과감한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점포 정리를 통해 예전만큼 행원의 수가 많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비대면 거래가 90%인 상황에서 점포 수를 천 개 가까이 유지하기엔 부담이 크다. 오히려 계열사 다른 금융업종과 복합 점포를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요즘 추세다.

◇ 점포 구조조정 중, 특성화 점포 늘었다

은행들은 호실적 기록했지만 오히려 인력 및 점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력이 있을 때 저수익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시중 5대 은행에서 올해 줄어드는 점포만 300개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들어 두 차례의 점포 정리 통해 총 109개의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출장소로 규모를 줄였다. 올 초 문 닫은 점포는 총 69개, 출장소로 격하된 곳은 40개다. 작년 통폐합 점포수와 출장소 격하 점포수가 각각 34개, 7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2001년 이후 최대 규모다. 2800명의 희망퇴직이 진행돼 전체 직원의 10%가 급감한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조치다.

다른 은행들도 점포 축소에 동참 중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약 80개의 점포를 통폐합할 계획이고 KEB하나은행도 2015년 통합에 따른 점포 정리를 꾸준히 진행 주이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9월 옛 하나·외환은행 합병 후 지난해 중복점포 위주로 76개 점포를 통폐합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올해 통폐합 점포 계획을 지난해 21개의 2배 이상인 50여 개를 계획 중이다. 지난해 28개 점포를 통폐합한 신한은행도 올해 유사한 규모로 통폐합을 시행할 방침이다.

일반 지점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지만 복합점포 등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은행과 다른 계열사를 한 지점에 같이 운영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성과도 거두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아예 고액 자산가 관리를 위해 2015년 반포센터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청담센터를 개점했고, 올해는 광화문·도곡·여의도 지역에 대규모 WM센터를 열 계획이다. 청담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로 관심을 모았다.

국민은행은 현대 증권과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가 커진 KB증권과 복합 점포를 구성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는 숫자를 현재보다 두 배 수준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복합점포를 설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파트너십 그룹(Partnership Group·PG)에 최소 1개 이상 복합점포를 낸다는 계획을 최근 확정지었다. PG는 점주권 단위로 7개 안팎 영업점을 묶은 소규모 지역본부 개념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1200여개 점포를 138개 PG로 묶어 전문인력을 공유하는 등 운영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2월 초 기준 국민은행과 KB증권 복합점포는 총 29개다. KB금융지주는 작년 상반기 현대증권을 인수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지방 대도시권 위주로 복합점포 10개 이상 추가 설치됐다. 올해에는 20~30여개의 복합점포가 추가 설치된다. 내년까지 각 PG에 1개 이상 복합점포가 설치되면 전체 숫자는 약 15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이 복합점포 숫자를 계속해서 늘리려는 것은 은행·증권 간 시너지를 꾀하기 위해서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 후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한국형 유니버셜 뱅크(Universal Bank)가 KB금융그룹의 지향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시너지 효과는 순조롭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통합 KB증권 출범을 기념해 복합점포를 중심으로 판매한 목포전환형 펀드 4종은 706억 원,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구조화한 신용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은 317억 원 팔렸다.

신한은행 역시 복합점포가 성장세다. 신한금융지주 주도로 2012년부터 은행과 금융투자의 상품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WM(자산관리) 사업부문’을 출범했다. 그 후 WM 사업부문은 WM 사업부문은 2012년 출범 후 자산이 약 8조4000억원 증가했으며, 2012년 약 1100억원이었던 손익도 2015년 약 15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구체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은행 이용방식은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생존을 위해 수수료 현실화와 더불어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수료 도입 논란에서 보듯 고객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병행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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