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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회장, 아름다운 퇴장 판 만들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7-02-13 00:22

70세 룰 만들어 후계 완성 귀감
임기 내내 호실적 리더십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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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회장, 아름다운 퇴장 판 만들다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한동우 회장의 퇴장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3월 임기만료를 맞아 신한지주 회장 자리를 내놓기 때문이다. 한 회장 스스로 만든 내규에 따라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만 70세까지만 할 수 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물 샐 틈 없는 조직 관리를 보여준 한 회장은 박수 받으며 떠날 무대를 준비했다. 임기 내내 호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했고 이를 이어나갈 후계구도까지 완성한 것이다.

◇ 내실 경영으로 만든 1위 금융왕국

한동우 회장의 임기 시작과 끝은 모두 역대급 실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신한금융지주는 8일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 7748억 원으로 전년대비 17.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 회장이 취임했던 2011년 순익 3조 1000억 원이래 최대 실적이다. 3년 연속 순이익 2조 원대를 돌파했을 뿐 아니라,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9년 연속 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기록한 것이라 더 돋보인다. 국내 경기가 불황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저금리고 기본 수익구조인 예대마진도 흔들렸었다.

실제로 2013년의 경우 실적이 1조 8999억을 기록해 2조 클럽 달성해 실패한 전력도 있다. 하지만 연임 이후 다시 경영드라이브를 걸어 이후 3년 연속 순익 2조원을 넘겼다.

한 회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지주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글로벌 순이익 비중은 베트남 등 동아시아 시장의 성장 등의 이유로 2011년 5%에서 지난해 10%로 성장했다.

◇ 지주의 두 기둥 은행과 카드

이러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한금융지주의 양 대 기둥인 은행과 카드의 노력이 컸다. 한 회장은 각 계열사들을 조율을 통해 동반 성장을 이뤄냈다.

국내 금융지주의 공통사항이지만 지주 실적의 바탕에는 은행의 역할이 크다. 신한은행 역시 은행 순익 1위답게 지난해 순이익 1조 94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0.2%가 증가한 수치다. 은행이익의 배경에는 대출 증가로 인해 예대마진을 안정적으로 거둬들였고 신탁수수료 등의 비이자 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신한은행이 신한금융지주 내 계열사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8%에서 지난해 65%로 상승했다.

하지만 은행 쏠림 현상은 지주 설립 목적에 어긋나는 면이 있기에 한 회장은 다른 계열사 성장도 지속적으로 유도했다. 대표적으로 신한카드의 경우 2007년 이후 업계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작년 순이익만 해도 71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6948억원보다 3% 증가한 내용이며 점유율도 약 20%에 달한다.

이 외에도 신한금융투자도 한 회장 부임 이후와 비교하면 순익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 결과 현재 신한금융지주의 고정이하 여신에 대한 부실대출채권 비율은 1% 미만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주의 두 기둥인 은행과 카드의 성장은 후계 구도를 고심하는 한 회장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다.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과 위성호닫기위성호기사 모아보기 신한카드 사장 두 명 다 경쟁 구도 속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해 지주의 미래를 맡을 만 한 후보로 담금질이 되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조용병 행장은 지주 회장, 위성호 사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최종 내정되었다.

◇ 한 회장 마지막 작품 ‘조용병-위성호 최강팀’

한동우 신한금융회장은 7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 후 기자들에게 “중립 성향의 회장과 실력자 은행장으로 신한은 최강의 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기 말까지 영향력을 놓치지 않고 신한금융의 미래를 준비한 한 회장 입장을 고려하면 이번 CEO구성에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한 회장의 복심은 서로 다른 스타일을 조용병 회장 내정자와 위성호 행장 내정자가 시너지를 내 성장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한동우 회장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은행장으로 내정한 이유에 대해는 철저하게 실력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조용병 회장 내정자처럼 능력 있고 리더십 있는 중립적인 인사를 회장으로 결정했으니 자회사 리더는 철저하게 능력으로 검증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위 내정자는 그동안 능력 검증이 충분히 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조용병 행장은 리스크 관리라는 은행업의 원칙에 충실한 경영 능력을 보여왔다. 임기 내 업계 1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했지만 막판에 KB금융의 거센 추격을 받아 역전까지 가능한 수준까지 쫓겼다. 기존 전략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위성호 사장의 행장 임명은 은행 1위 수성을 위한 변화의 기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조용병 행장은 지주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전체적인 조율을, 위성호 사장은 행장 취임 시 경영 능력을 최대한 펼쳐 성장성을 이끌어내는 임무를 맡게 된다. 자경위 측도 “위 내정자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은행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과 조직 관리 역량을 고루 갖췄고 카드 사장으로 재임하며 빅데이터 경영 선도를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해 경영 능력이 입증됐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철저한 역할 배분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한동우 회장의 바람대로 최강팀을 구성해 업계에 새바람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 양날의 검 ‘동반 경영’, 신한사태 지울 승부수 될까

신한금융지주는 한동우 회장 퇴임 이후 새로운 환경을 맞게 된다. 레임덕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리더십을 보였던 한 회장 체제와 달리 ‘조용병-위성호’ 체제는 어느 한 쪽이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닌 동반 경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회장은 내부 권력 다툼이었던 ‘신한 사태’를 겪었기에 알력 싸움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 결과 한 회장은 신한 지주 내 명실공히 1인자로 경쟁자를 두지 않았다.

또 이후에도 경영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일지 않도록 이사회 구성에서부터 철저히 자기 사람으로 구성했다. 작년 3월 논란을 뒤로 하고 주주총회에서 남궁훈닫기남궁훈기사 모아보기 이사회의장을 기타비상무이사위원으로 임명하고 이흔야, 이정일 이사를 선임했다. 그리고 이 때 구성된 이사들은 자경위를 통해 한 회장의 의중을 반영해 조용병 행장으로 회장으로 선임했다.

또 추가적으로 자경위는 보통 3년이던 행장 임기를 이번에 2년으로 줄인다. 조용병 내정자가 지주 회장 취임 시 임기는 3년이고 내규에 따라 최장 9년까지 연임할 수 있다. 위성호 내정자의 행장 임기가 끝나는 2019년 행장 연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경위 위원장을 조 내정자가 맡는 것이다. 혹시 모를 권력 다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굳이 임기까지 줄이면서 견제할 수단을 마련한 것은 조용병 행장과 위성호 사장이 승진 때마다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을 정도로 미묘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경영 성향마저 달라 충돌할 여지는 존재한다. 조 행장과 위 사장은 2015년 신한은행장에 이어 최근 신한금융 차기 회장까지 경쟁 후보였다. 위 사장은 경우 이번에 은행장으로 오르기까지 후보에서 3수를 한 셈인데 그 때마다 조 행장에게 밀렸다. 위 사장은 1958년생으로 조 행장보다 한 살 어리고 입행년도도 딱 1년 늦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한동우 회장은 “신한의 시스템과 지주의 (행장에 대한) 인사권이 있는데 (두 사람이) 사이가 안 좋을 수가 없다”면서 “두 사람을 30년간 봐왔는데 신한의 최강멤버”라고 말했다. 그는 위성호 후보 내정과 관련해 “조용병 행장의 의견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한 회장의 그간 잡음 없는 무난한 인사를 보인 것에 비해 이번 인사는 여러모로 소란스러웠다. 한 회장이 이를 감수한 것은 그만큼 미래 경영 환경을 어렵게 보기 때문이다.

올해 경쟁 회사들이 큰 변화를 겪고 치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KB금융은 각종 인수합병으로 신한금융과 격차를 줄이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민영화에 성공해 금융지주 재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시장에서도 신한금융지주의 성장성에 의구심을 갖는 경향이 생겼는데 실제로 지난 10일 주식시장에서 KB금융지주가 4만 7800원을 기록해 신한금융지주 4만 7500원을 추월한 상태다. KB금융지주는 1년새 주가가 60% 이상 상승해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그간 신한지주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다보니 리스크 관리에 치중해 보수 성향이 강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지주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의 성장을 위해 위성호 사장의 돌파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한 회장 본인과 닮은 조용병 행장을 회장 후계자로 낙점해 은행의 독주가 아닌 계열사들의 고른 성장을 꾀하길 바라는 것이다.

임기가 한 달여 남은 한 회장은 남은 기간 승계를 위해 마무리 작업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새 경영진과 함께 일본으로 가 주주들에게 신년 인사를 포함한 승계구도를 설명할 계획이다. 이후엔 지주 고문으로 남아 조언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박수칠 때 떠나는 한동우 회장의 다음 10년을 위한 준비가 성공할 지는 이제 후임자들의 연대에 달렸다.

- 한동우 회장 이력·업적 -

- 1948 부산 태생

부산고 -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 1971 서울신탁은행 입행

- 1977 신용보증기금 이직

- 1982 개설준비위원으로 신한은행 창립 참여

- 1989 신한생명 설립사무국장 임명

- 1999 개인고객본부 신용관리담당 부행장

- 2002 신한생명 사장 재직, 업계 4위로 성장시킴

- 2007 신한생명 상근 부회장

- 2011 신한금융지주 회장 취임

- 2011 취임 직후 스마트금융팀 신설해 모바일 진출 가속화

- 2013 ‘2013 대한민국 금융대상’ 올해의 금융인 선정

- 2014 연임성공

- 2016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제40회 국가생산성대회 금탑산업훈장

2016년 대한민국 금융대상 공로상 수상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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