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
왓슨스 코리아의 차입금 상환과 신규매점 투자를 위한 420억 원 규모의 자금대여 또한 결정한 상태다. 왓슨스는 홍콩에 본사를 둔 드러그스토어이며, 2004년 12월 GS리테일은 AS 왓슨과 제휴를 맺고 50%의 지분 투자를 해 ‘왓슨스코리아’를 국내에 론칭했다.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은 경기 불황과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고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허 대표가 오프라인 H&B스토어에 공을 쏟는 이유는 국내 드러그스토어의 성장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지난해 GS리테일은 GS슈퍼마켓 사업 부문에서의 고전을 면치 못했다. GS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4020억원으로 18%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181억원으로 전년대비 3.4% 감소했다. 편의점 부문은 꾸준한 점포확대 전략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4%, 13.1%씩 늘었으나 편의점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매출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GS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슈퍼마켓 사업부는 지난해 161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보이며 적자 전환했고 이같은 GS슈퍼마켓의 고전은 GS리테일 영업이익의 감소에 기인했다.호텔 사업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GS리테일은 2015년 GS건설로부터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을 회사채 발행과 함께 760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실적은 악화됐으며, 지난해 4분기 호텔 부문의 영업 이익은 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8억 원을 보이며 적자 전환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수익이 악화된 GS슈퍼마켓 점포 일부를 폐점하는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GS리테일은 지난해에만 10곳에 가까운 슈퍼를 정리할 만큼 수익석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이 GS25 등 건실한 부문의 수익을 신성장 동력에 투자하면서 앞으로 슈퍼마켓 등 누적 적자폭이 커진 사업들을 몸집을 계속 조정할 것이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며 “GS리테일은 드러그스토어 등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며 전사의 이익 개선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고 내다봤다. 드러그스토어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 2011년 3000억 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 20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드러그스토어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매가능한 일반의약품을 비롯해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유통점이다. CJ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이 국내 드러그스토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왓슨스는 2위이다. 롯데쇼핑의 롭스, 신세계그룹의 분스 등이 후발주자로 등장해 판을 키워 가고 있다.
GS리테일은 GS25등 기존 유통 운영 노하우와 시너지를 통해 왓슨스를 조기 수익 사업으로 키워낸다는 청사진이다. GS리테일이 왓슨스를 독자 브랜드로 탈바꿈 하고 공격적인 출점을 단행할 경우 빠른 시일 내 점유율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왓슨스는 그간 업계 1위인 CJ올리브영에 밀려왔다. 왓슨스의 매출은 2013년 911억 원에서 2015년 1085억 원으로, 2015년 1274억 원으로 증가했으나 이 기간 손실은 각각 99억 원, 69억 원, 61억 원에 달했다. 몸집도 올리브영의 6분의 1수준이다. 왓슨스의 매장수는 2016년 기준 올리브영의 점포수 790개의 6분의 1수준인 128개에 그쳤다.
하지만 왓슨스가 GS리테일의 자회사가 되면서 공격적인 점포 확장이 진행될 전망이다. 그간 왓슨스의 외형 확장에 제동이 걸린 데는 본사와의 이견 때문이었으나 그 점이 해소됐다. 아울러 GS리테일이 보유한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경우 외형 확대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 외에도 신세계그룹의 ‘부츠’가 뛰어들며 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7월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BA)와 프랜차이즈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고 국내의 진출 방식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WBA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헬스&뷰티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영국 1위 드러그스토어 브랜드인 부츠(Boots) 등 11개국에 1만 31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세계적인 헬스&뷰티 유통기업이다. 부츠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기존에 신세계가 운영하던 분스(BOONS) 매장은 순차적으로 폐점하거나 ‘부츠’로 전환해 운영하게 된다.
롯데쇼핑의 ‘롭스’ 의 공세또한 만만치 않다. 롭스는 지난해 까지 90개 점포를 출점했으며, 128개 매장을 보유중인 왓슨스를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당분간 올리브영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2위를 둘러싼 다툼이 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올리브영에 이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롭스와 GS와슨스가 정면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롭스는 매장 개수는 왓슨스에게 밀리고 있으나 무조건적인 매장 확대 보다는 온라인 유통을 강화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왓슨스 직영점 출점을 택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가맹 사업을 통해 매장수를 적극 확대하며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