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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CEO 경영성과 평가] 김창수 사장, 차별화 전략 내실 다져

김민경 기자

aromomo@

기사입력 : 2017-01-16 00:18

보장성보험 중심 체질개선 나서
재무건전성 확보 주력 RBC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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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CEO 경영성과 평가] 김창수 사장, 차별화 전략 내실 다져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이달 말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의 두 수장이 각각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박근혜 게이트의 여파로 사장단인사가 미뤄지고 있어 두 금융계열사 수장이 어떻게 될지 업계 안팎에서 소문이 무성하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 완전자회사 추진 등 지배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안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추락할 대로 추락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인적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일각에서 만만찮다.

지난 2014년 1월 삼성생명에 부임했던 김창수 사장은 부임 첫해부터 화려한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1조원의 벽을 넘지 못하던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을 부임 첫해 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삼성생명의 경영지표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 삼성생명에 부임하기 전 삼성화재 CEO를 지내는 등 보험사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 체질개선 통한 내실 강화 전략

김창수 사장은 부임 초기부터 외형확대에 주력하던 삼성생명의 ‘체질개선’을 꾀했다.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계약을 따져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삼성생명에 정착시키며 대대적인 손해율 관리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는 제일 먼저 손해율 관리의 일환으로 조직을 전면 개편함과 동시에 1000여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해 몸집을 줄였다. 또한 영업 일선에서부터 후선부서까지, 보험 계약에서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면밀히 살펴 새어나가는 돈이 없도록 점검했다.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하락했다. 2014년 3분기(7~9월) 기준 삼성생명의 보험설계사 수는 3만195명으로 전년대비 13.9% 감소했다. 채널 규모가 위축되면서 초회보험료와 연납화보험료(APE)도 모두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2014년 3분기 보험영업손익은 9030억원으로 전년동기 9740억원 대비 7.3%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속설계사 초회보험료는 2260억원에서 1820억원으로 19.5% 감소했다.

APE도 일시적으로 주춤한 모양새를 보였다. APE는 일시납·월납·2회납 등으로 납부되는 보험료를 연납으로 산출한 수치로 보험사의 성장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라 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2014년 APE는 3조 8170억원이며, 이중 전속설계사 채널은 3분기 기준 5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사 등 대면채널은 전체 APE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위주로 비중을 확대하면서 단기적으로 실적이 위축된 것처럼 나타났다”며 “보장성 APE는 점점 호전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개선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한 바 있다.

김창수 사장의 ‘원시안’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삼성생명은 2014년 말 당기순이익 1조1311억32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4547억82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이룩했다. 한 해 뒤인 2015년에는 1조839억3600만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이는 3000억원이 넘는 최저보증준비금을 적립한 여파가 컸던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APE 역시 전년동기 대비 6%가량 하락한 3조56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동기간 손해율은 급감했다. 조직 재개편 등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 끝에 취임 2년 만에 손해율을 10%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종전까지 삼성생명의 손해율은 경쟁사 대비 다소 높은 수준으로 2013년 87.14%에 머물렀으나, 2015년 말 기준 경쟁사보다 낮은 77.8%가량으로 개선됐다. 또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대변하는 핵심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크게 올라 지난해 9월말 기준 388.3%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보험사들에 대한 건전성 강화 규제 흐름 속에서 몇몇 생보사들이 200%를 간신히 넘긴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다.

김창수 사장은 취임 후 저축보험의 2차 역마진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보장성 보험 위주로 판매 전략을 바꿔 왔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3분기까지 월평균 연납보험료는 2720억원으로 이 가운데 보장성보험이 전체의 66.5%인 1810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장성보험은 사망·입원·치료·재해 등 사고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보험사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만, 상품 특성상 판매가 쉽지 않고 가시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에 많은 보험사들은 보장성보다는 저축성보험 상품의 비중을 확대해 자산규모를 늘리는 방법을 취해온 바 있어 삼성생명의 ‘내실 다지기’ 전략은 당시로선 중대한 결단이었던 셈이다.

또한 회사의 영업력을 키우기 위해 판매채널의 다양화를 꾀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지난해 1월에는 기존 판매 지점 외에도 경력단절여성들로 꾸려진 ‘리젤(Life Angel)’ 지점을 새로 개설했다. 삼성생명의 리젤 지점은 워킹맘들이 육아와 근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출근시간을 조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며, 지금까지 서울 강남과 강북, 인천, 수원 등 총 6개 지역에서 해당 지점을 운영하며 영업강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은 지난해 3월 ‘모바일슈랑스(mobile+insuarance)’시장에 진출하며 또하나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 모바일슈랑스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고객을 유치하는 비대면 채널이다. 김창수 사장은 기존 다이렉트채널 홈페이지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설계부터 가입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6월에는 온라인 전용 변액보험을 출시하는 등 채널별로 차별화된 상품을 내놨다. 이러한 노력 끝에 삼성생명의 온라인시장 점유율은 2015년 3분기 3.3%에서 2016년 3분기 13.4%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연말에는 다이렉트채널 자동차보험료를 3% 가까이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2017년부터 보험다모아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연계 서비스가 시행되고 온라인 자동차보험료 비교도 쉬워지는 등 바뀌는 보험 시장 판도에 발빠르게 대응했다는 분석이다.

◇ 차별화 전략으로 부유층 고객 사로잡아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와 2021년부터 시행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의 도입, 경기 불황 등 먹구름 가득한 생보시장에서 차별화 정책을 꾀했다. 삼성생명은 2013년 선보인 삼성 패밀리 오피스 센터에 착안해 2015년 10월 초부유층 고객 공략을 위한 특화 점포를 강남권에 개설했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월 환산 보험료 300만원 이상을 부유층 고객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초부유층 고객은 금융자산 30억 이상, 월환산 보험료 800만원 이상을 납입하는 고객이다. 이 VIP 특화 ‘헤리티지’ 점포는 보험 뿐 아니라 펀드, 세무 자문 등 비보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속과 증여에 특화된 가문관리서비스 등을 내세워 부유층 고객의 ‘진정한 평생 동반자’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세워졌다. 우량 고객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삼성생명의 2015년 말 부유층 고객은 전년동기 6% 증가한 8만3000명, 초부유층 고객은 7% 늘어난 1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들은 삼성생명이 2015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전체 수입보험료의 22%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평균 수입보험료 역시 작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548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그 후 2016년 헤리티지 점포를 4곳으로 확대하는 등 우량 고객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삼성생명 자산배분 특정금전신탁’, ‘삼성생명 헤리티지유니버설종신보험’ 등 부유층 고객 특화 보험상품들을 시장에 선봬며 경기 불황을 타파할 출구를 모색해왔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상속세 재원 마련 등 이슈가 떠오르면서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보험을 통한 비과세 효과와 유동성 자금 활용성 등 매력이 커졌다”면서 “삼성생명의 시장의 니즈를 잘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김창수 사장의 괄목할만한 임기 내 성과에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지난해 초 삼성생명이 “보험영업이 포화된 국내를 벗어나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며 과감한 해외M&A를 선언했던 모양과는 달리 성과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한 해 동안 동남아시아 등에 잠재적으로 매수할만한 현지 보험사까지 물색하는 등 제반 준비까지 마무리했으나 정작 눈에 띄는 결과는 얻지 못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창수 사장은 삼성화재 사장으로 임기 당시 국내 손보사 최초로 중국에서 자동차보험 직접 판매를 시작했고 베트남에 진출해 성과를 보이는 등 해외진출에 탁월한 면모를 보였다”면서 “해외통으로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삼성생명의 경영지표가 다소 부진했던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생명의 손해율은 79.4%로 전년 동기 77.8% 대비 2.6%포인트 악화됐다. 또한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의 여파로 수익성과 건전성 역시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5년 말 기준 삼성생명의 금리 확정형 보험상품의 절반 이상이 연 7% 이상을 보장하는 초고금리 보험계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는 생보업계 공통의 위기로 삼성생명만의 문제로 보긴 어렵다”며 “또한 삼성생명이 지난해 회사 안팎으로 이슈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실적에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지난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설립 문제와 사옥 이전 등 굵직한 현안을 마주해온 바 있다. 특히 작년부터 불거진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와 맞물려 김창수 사장은 금융권 CEO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이는 ‘2017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들은 연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자살보험금 지급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지급하려는 자살보험금 규모는 개인 지급 및 자살예방기금 출연을 합해 600억 원 가량으로 미지급사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감원은 자살보험금 미지급사인 삼성·교보·한화에 CEO등 임직원에 대한 해임 권고 등 강도 높은 제재를 경고한 바 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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