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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發 차보험료 인하 ‘제로섬 게임’되나

김민경 기자

aromomo@

기사입력 : 2017-01-09 00:20 최종수정 : 2017-05-17 11:51

삼성화재 온라인차보험 3.8% 인하 단행
현대·동부·KB MS지키려 대응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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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發 차보험료 인하 ‘제로섬 게임’되나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 결정이 금년 하반기 자동차보험 시장에 예고된 ‘출혈 경쟁’의 시발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5년 10월 금융당국이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로 상품개발과 가격결정을 보험사 자율에 맡기겠다고 선언한 뒤 대부분 보험사들이 높은 손해율을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해왔다.

지난해 1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기준 현대해상이 평균 2.8% 인상한 데 이어 3월에는 KB손보가 3.5%가량 보험료를 올렸다. 4월에는 삼성화재와 동부화재가 각각 2.5%와 3.2%가량 인상 조정했고 10월에는 AXA손해보험이 0.5%, 11월에는 흥국화재가 1.9% 상승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개인용은 2.7%, 업무용은 1.6%, 영업용은 0.4% 등 평균 2.3% 인하하겠다며 깜짝 발표를 내놨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고객 모집 채널인 다이렉트는 3.8% 인하를 감행해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섰다는 평가다.

◇ 삼성화재, 온라인車보험 재도약 시동

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 결정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경쟁사들을 의식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월 29.0%, 2월 29.7%, 3월 30.1%로 상승했다가 4월 30.0%, 5월 30.3%, 6월 30.0%를 기록했다. 그후 7월부터는 다시 소폭 하락해 29.7%, 8월 29.4%, 9월 29.0%, 10월 28.5%로 답보 혹은 소폭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전체 자동차보험에서 삼성화재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온라인 상품도 지지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1월 32.4%, 2월 31.9%, 3월 32.2%, 4월 34.7% 등 소폭 상승했다가 9월 33.4%, 10월 32.9% 등 연말로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반면 경쟁사인 현대해상의 시장점유율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1월 17.9%, 2월 18.1%에 이어 8월 19.7%, 9월 19.5%, 10월 19.4% 등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성장했다. 현대해상과 업계 2위를 다투는 동부화재도 1월 18.8%, 2월 18.5%를 기록하며 연초 현대해상을 웃돌았으나 9월 19.0%, 10월 19.1% 등을 기록해 3위로 밀려났다.

2위들의 습격에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하’라는 초강수를 형국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연초에 있었던 보험료 인상과 외산차 수리비 합리화, 경미사고 수리비 가이드라인 제정 등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손해율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겨울철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긴 하지만 고객들을 위해 빨리 인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보험업계는 이같은 삼성화재의 ‘독주’에 대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다수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의 손익 여부는 합산비율로 판단한다. 합산비율은 소비자들이 납부한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과 사업비로 지출한 비중을 가리키는 금액으로 100을 넘지 않으면 흑자인 셈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삼성화재는 98.4%로 흑자를 기록했다. 뒤이어 동부화재도 99.5%를 기록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으나 나머지 빅3 손보사인 현대해상(101.7%), KB손해보험(101.7%)등은 영업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이 최근 시장 확대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익성 중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입장을 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철영 부회장은 지난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삼성화재와 우리는 처한 환경이 다르지 않느냐”며 “자동차보험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대개의 경우 겨울철 차사고가 빈번한 탓에 손해율이 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삼성화재의 독주는 일탈적인 행보라는 의견이 무성하다.

자동차보험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흥국화재·AXA다이렉트 등 중소 보험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보험료 인하 효과보다는 이미지 쇄신을 노린 마케팅 전략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보험료가 타사대비 높던 삼성화재인 만큼 보험료 인하 후에도 소비자들에게 가격 메리트는 적을 것이라는 것. 한 중소보험사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보험료를 내려도 어차피 우리 상품이 더 싸다”며 “현 시점에서 더 이상의 보험료 인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 끝나지 않는 ‘제로섬게임’

그러나 삼성화재의 돌출 행동으로 마무리되는가 싶던 자동차보험시장의 ‘제로섬게임’은 올해 더욱 촉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 ‘보험다모아’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와 제휴를 맺어 오는 7월부터 소비자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보다 쉽고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5일 입법예고한 보험업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통해 보험다모아 서비스 일부를 포털사이트에서도 제공할 수 있도록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7월부터 네이버와 다음 등에서 소비자들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세부 차종, 연식, 사고 이력, 교통법규 위반 이력 등을 반영한 실제 자동차보험료를 조회할 수 있게 됐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회사마다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동소이해 온라인 채널 판매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소비자들 역시 보험료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가성비로 승부하는 일부 중소형사를 제외한 ‘빅4’ 손보사들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보험료 인하를 감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사가 보험료 인하 전략을 구사하면 매출 경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따라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화재의 선제적 보험료 인하는 업계 내 양극화를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1년 갱신인 자동차보험 특성상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 소식으로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바로 가시화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외적인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대형 손보사들은 아마 눈치게임 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위는 올해부터 ‘보험다모아’의 자동차보험 실제보험료 비교·조회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보험다모아 이용자 중 22%가 자동차보험상품 보험료를 조회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국산차량을 보유하고 보험계약 만기 1개월 이내인 고객들만 보험다모아를 통해 갱신보험료 조회가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외산차와 출고 후 15년이 넘은 노후차, LPG차도 실제 보험료 조회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약 1700만건에 달하는 전체 자동차 보험계약의 93% 가량이 보험다모아를 통해 실제 보험료를 조회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계약 종류도 확대돼 새로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최초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도 보험다모아를 통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부터 대부분의 자동차 운전자가 보험다모아를 통해 저렴한 자동차보험을 손쉽게 비교한 후 가입할 수 있어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보험 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의 편리한 상품 비교와 선택이 가능해졌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보험료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 보험료 인하 계획이 없는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KB손보 등은 자동차보험 특약을 차별화해 할인 혜택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현대해상은 어린 자녀가 있는 운전자일수록 저속운전 및 방어운전, 교통법규 준수, 안전밸트 착용 등 안전운전을 실천하는 경향이 높다는 조사 결과에 착안해 어린 자녀가 있는 고객의 자동차 보험료를 7% 할인해주는 ‘어린이 할인 특약’을 작년 6월 도입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해상 자동차보험의 가입자가 네 달 만에 8만 건에 육박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동부화재는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활용한 ‘smarT-UBI 안전운전 특약’을, KB손보는 대중교통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10%까지 보험료를 추가 할인해주는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약’을 활용해 할인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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