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은 지난달 2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축산물담보대출 다중계약 사건으로 현장점검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일 동양생명이 내놓은 자율공시에 따르면 전체 축산물담보대출금액은 3803억원이며 연체금액은 2837억원이다. 연체 기간별 금액으로는 △1개월 미만 75억원, △1개월 이상~3개월 미만 2543억원, △3개월 이상~4개월 미만 219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의 축산물담보대출건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보통 대부분 보험사들은 부동산과 달리 리스크가 크고 환금성이 떨어지는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보험사들이 자산 운용에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꼽는 반면 동양생명의 이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것.
이뿐아니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기준 4573억 가량의 도소매 대출을 내줬다. 도소매업 대출은 주로 중견·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규모 대출은 위험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한화·교보 등 생보사 '빅3'의 도소매 대출 금액은 각각 약 842억, 103억, 799억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는 동양생명이 이제껏 판매해온 저축성보험들로 인한 역마진 우려로 인해 이같이 고수익·고위험 투자를 감행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9월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지난 한 해 동양생명은 업계 5위 자리를 놓고 흥국생명과 순위 다툼을 벌여왔다. 이를 위해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의 비중을 높여 덩치 불리기에 성공해 순이익 2000억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실제로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저축성보험 수익은 지난해에만 4조원 이상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무리한 행보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공통된 우려다. 특히 보험사들은 2021년부터 시행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있어 자기자본확충에 더욱 힘써야 하는 상황.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손실분만큼을 즉시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였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동양생명의 상황에서 해답은 유상증자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추측을 내놨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