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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이해선 시장감시위원장] “불온 정치 테마주 근절 비책 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입력 : 2017-01-02 00:07 ㅣ수정 : 2017-01-0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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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감시시스템 세계적 수준
인공지능 도입 사전 감시 기능 강화

사진:한국거래소 이해선 시장감시위원장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벚꽃 대선’이 거론되던 지난달부터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난달 주가가 20% 이상 상승한 종목 82개 중 정치 테마주가 수두룩했다.

특히 반기문 테마주는 상위권에 속한다. 지난달 23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주 ‘큐로홀딩스’를 첫 ‘이상 급등 종목’으로 지정하고 수탁거부 조치를 내렸다. 큐로홀딩스는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돼 지난달 들어서만 주가가 65.52% 넘게 급등했다.

시장질서 유지를 임무로 하는 시장감시위원회(이하 시감위)는 어느 때보다도 바쁘다. 지난 21일 한국거래소 내에서 이해선 시장감시위원장을 만나 정치 테마주 근절 방안에 대해 물었다. 이 위원장은 “테마주들이 시장 내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 발생 자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테마주로 인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끊이지 않은 듯했다. “우리는 테마주의 형성과 관련된 위험을 조기 파악할 수 있도록 조기경고시스템을 구축하고, 테마주 발생 초기 ‘투자유의 안내(Investor Alert)’를 통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를 유도, 테마주에 편승한 불건전매매 계좌에 대해 집중적으로 예방조치를 취해왔다” 이 위원장의 말이다.

지난달 6일에는 정치 테마주 대응을 위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검찰 등 관계기관과 합동세미나도 개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 세미나를 통해 관계기관에 정치 테마주 감독 및 예방을 위한 긴밀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관계기관 공동으로 ‘시장질서확립 TF’를 구성해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 공동조사, 사이버 루머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사이버 경보, 투자유의 안내’ 등 투자자에 종목 관련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급등 종목에 대해서는 단일가매매방식을 적용해 투기수요에 의한 이상 급등현상을 억제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 블록딜, 검은머리 외국인, 증권방송 피해 예방

정치 테마주 외에도 시감위의 골머리를 썩이는 문제는 많다. 과거에 비해 주식관련 불공정 거래, 증권범죄는 한층 다양해지고 정교해졌다. 증권사들이 블록딜(대량매매) 전에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공매도해 차익을 챙기는 것도 불공정 거래의 일종이다. 지난해 11월 금감원은 현대증권이 블록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직무상 관련 정보를 활용해 부당 이익을 챙겼다고 판단하고 ‘기관주의’ 조치를 내렸다.

블록딜 전 공매도에 대한 시감위의 태도는 어떨까. 이 위원장은 “블록매매는 과거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업계의 주선 대가 수수 및 사전 공매도 등 불공정거래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업계의 행위를 “제도적 취약점을 관행적으로 틈탄 행위”라고 지적했다. “향후에 ‘회원 컨설팅’의 활성화를 통해 회원 스스로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도록 지원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조세피난처를 거쳐 외국인으로 가장해, 국내 증시에 불법 투자하는 ‘검은머리 외국인’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검은머리 외국인(외국인 가장 한국인)의 증시 교란 문제는 지난해 4월 무렵 뜨거운 감자였다. 당시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게이만군도 등 주요 조세회피처에서 국내 증시로 흘러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들 조세회피처 소재 투자자 중 상당수가 ‘검은머리 외국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위원장은 “일반투자자들의 외국인 투자를 추종하는 ‘묻지마식 투자’로 인해 피해 우려가 큰 만큼, 관계기관과 협력해 신속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그는 증권카페, 증권방송에서 유포된 허위 증시 정보가 시장을 교란하는 현상에도 관심이 많은 듯했다.

“검증되지 않은 투자정보가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유포·확산되고, 이를 증권방송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에 이용하는 세력들로 인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증권방송 등을 통해 주식 부자로 알려진 유명 투자자가 사기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감위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방대한 정보를 수집·분석해 불건전 게시물을 적발해내고 있고, 이러한 정보가 실제 거래와 연관되어 불공정거래의 정황이 있는지를 정밀 분석하여 판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행태의 상당수는 장외거래와 관련되어 있어, 장내시장에 대한 감시·심리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법적으로 시감위가 감시할 수 있는 영역은 장내시장에 그친다. 그는 “금융위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규제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투자자 여러분께서도 불확실한 정보에 의한 추종매매 등을 자제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는 언급을 잊지 않았다.

◇ 차세대 시스템 도입, 어디까지 왔나

시감위는 지난해 발생했던 한미약품 사건 때 어떤 역할을 했을까. 건전한 시장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파수꾼으로서의 소임을 다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위원장은 “우리는 한미약품 공시사건 발생 즉시,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관계기관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즉시 가동했다”고 답했다.

패스트트랙 제도는 2013년 4월 ’불공정거래 근절 종합대책‘ 시행 당시 만들어졌다. 긴급하고 중대한 사건에 대해 금융위, 검찰, 거래소 등 관계기관이 동시에 참여해 신속 처리하는 제도다.

본래 시감위는 시장에서 이상 거래에 대한 시장감시 및 심리를 통해 불공정거래 혐의 발견 시 금융위에 통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패스트트랙(Fast Track) 제도가 신설된 후로는 관계기관의 협업이 원활해져 증권범죄 발생 시 대응이 더 빨라졌다.

그는 “사건 발생 며칠 만에 금융위에 혐의를 통보했고, 20일 내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등 사건 처리가 매수 신속하게 진행됐다”며 “그 결과, 4명 구속 등 총 45명을 적발하는 성과를 이뤘다”고 말을 이었다.

또한, “이런 문제들은 일부 상장기업이 투자자 보호에 소홀하고 내부정보 관리체제가 취약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내부자거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공정거래가 정교화되는 만큼 감시 방법도 정교화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이미 시감위는 지난 2015년부터 차세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현재,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 개발을 위한 IT컨설팅을 추진 완료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본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며 “차세대 시스템에는 종전의 시스템들과 차별화된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등 최신기술을 탑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바둑로봇 알파고 유행으로 정점을 찍은 인공지능 바람은 시감위도 피해가지 않은 듯했다. 인공지능이 시장감시 시스템에까지 적용된다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그는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하면, 과거 통계분석 위주의 불공정거래 적출 방식에서 불공정거래 혐의자의 매매패턴 자동분석 등을 통한 ‘행위 예측적 시장감시’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상 거래를 적출, 분석하는 시간을 대폭 단축해서 불공정거래를 조기에 적발하고, 감시 효율성을 극대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시장 감시 수준은

시감위의 목표는 ‘건전한 시장의 안내자로서의 자율규제’다. 이 위원장이 생각하는 시장 감시와 위원회 전체의 운영방향은 꼭 들어맞았다. 이 위원장은 “2015년 당시 시장감시위원장에 취임해서 보니,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단순히 제도나 규정만으로 시장을 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깊이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충분히 보장하는 동시에 불공정거래 등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예방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이 위원장이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질서 유지 방법인 셈이다. 이 위원장이 국제적으로 한국의 시장 감시 수준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했다. 그는 “각국별로 상이한 시장 환경 및 규제체계 등으로 인해 시장 감시 수준을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을 아끼는 듯했다.

그러나 이내, “다만 개인투자자 및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 온라인 주문수단 활성화 등 국내 시장이 시장 감시에 까다로운 시장 환경인데도 감시 기능을 잘 수행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세계적 수준의 시장감시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글로벌 투자자의 거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지, 현 상태는 어떠한지도 물었다. 이 위원장은 “국경을 초월한 거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발생 가능한 불공정거래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해외 규제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당위론 조로 말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당장은 국가 간 법적 제약, 상이한 규제체계 등 제약 조건으로 인해 실질적인 정보교류가 쉽지 않다는 언급도 이어졌다.

현실적 제약에도 시감위의 노력은 끊이지 않는 듯했다. 구체적으로 이 위원장은 “지난해 7월 KRX 시감위가 제안하여 서울에서 개최한 ‘아시아 자율규제기관 공동세미나’를 계기로 상호 정보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언급과 함께, “‘아시아 자율규제기관 협의체’가 구성되는 경우 다자간 업무협약(MMOU) 체결을 통해 불공정거래 혐의자 및 시장감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관계가 구축될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

[학력]

- 1960년생

- 1979년 대륜고등학교 졸업

- 1983년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 1986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 1995 사이타마대학교 대학원

[경력]

- 행정고시 29회

- 2001년 금융감독위원회 공보담당관

- 2012년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정책관

- 2014년 제15대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 2015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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