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진웅섭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은행의 성과주의 제도 운영현황 관련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진 원장은 “한국의 연공서열은 조직의 안정성 유지 등에서 장점도 있지만 보상체계에까지 획일적으로 적용해선 안된다”며 “무임승차자(free rider) 문제에 있어서도, 열심히 일하지 않고 성과만 공유하려는 일부 직원들로 인해 다수의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업무성과가 보상체계에 적절히 반영되는 공정한 성과연봉제의 도입은 필수적”이라며 “성과연봉제는 기존의 가치가 유지되기 힘든 현재와 같은 은행의 영업환경 변화 속에서는 더욱 도입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현재 국내 은행의 영업환경은 저금리와 기업구조조정에 따라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진 원장은 조만간 등장할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해 핀테크에 기반한 금융플랫폼의 변화는 은행의 기존 영업방식에 있어 일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종 금융회사와 카카오페이 등 각종 페이(Pay) 서비스는 은행의 전통적인 여수신업무와 계좌이체 업무를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심화될 경우 은행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진 원장은 “성과를 중시하는 성과연봉제가 더욱 합리적인 보상체계이며 가장 먼저 공정한 성과평가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며 “고객 만족도와 같은 다양한 질적 지표와 영업실적 등 계량지표 간 적절한 균형이 이뤄지도록 성과평가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미국에서 유령계좌 개설과 신용카드 부당발급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웰스파고의 사례가 발생해선 안될 것”이라며 “은행이 고객의 수익률 극대화나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아니라 잦은 갈아타기를 유도해 자신들의 수익만 높인다는 비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판매수수료를 운용수수료처럼 매년 나누어 받는 방안을 고려하고, 단기적 성과를 위해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 원장은 “외국 사례들 속에는 국내 은행들이 성과평가지표(KPI) 개선 등 성과평가시스템 구축시 참고해야할 점들이 많다”며 “금융감독당국도 경영실태평가제도 개선 등을 통해 국내은행의 성과중심문화 확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