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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마그룹 한국법인 이원재 법인장 인터뷰] 벤처기업에 트렌드 입혀 국제무대로

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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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9-26 01:13 최종수정 : 2016-09-26 09:41

한국서 600억원 ‘김기사’ 앱 외국선 1조6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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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

△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

[한국금융신문 김진희 기자] “페이스북, 유튜브, 아이팟, 스카이프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요즈마캠퍼스’에서 만난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이 기자와의 첫 만남에서 건넨 질문이다. 이 법인장은 “싸이월드, 판도라TV, 아이리버, 다이얼패드 등 모두 한국에서 먼저 개발됐던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글로벌 네트워크와 안목이 부족해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 이스라엘과 한국의 벤처기업 시장 규모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해 ‘김기사’라는 앱이 카카오에 약 600억원에 팔렸지만 이스라엘판 김기사 ‘웨이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1조6000억원을 받고 구글에 매각됐다. 이에 이스라엘에서는 어려서부터 과학과 기업가정신을 교육받고 중학생도 창업에 뛰어들 정도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처음부터 창업과 그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돼 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이스라엘은 현 한국의 모습과 비슷했다. 현재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고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난무하다. 그렇다고 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성장동력마저 사라졌다는 우려가 크다. 이원재 법인장은 “1991년 이스라엘 실업률은 어마어마했고 민간투자는 꽁꽁 얼어붙어 벤처캐피탈이 1개에 불과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아무리 돈을 풀어도 벤처캐피탈에 출자하는 상위펀드인 ‘모태펀드’가 생겨나지 않았다. 해외로부터의 투자는 더욱 메말라갔다.

이때 현 요즈마그룹 이갈 에를리히 회장이 나섰다. 해외투자자를 유인해 이스라엘을 창업국가로 만들고 청년실업과 투자위축 문제를 동시 해결코자 한 것. 그 유인책이 ‘요즈마펀드’로 이스라엘정부(40%)와 해외투자자(60%)가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

요즈마그룹이 가장 중시했던 것은 정부의 역할과 투자자들에 대한 인센티브였다. 정부가 나서되 단순히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 그리고 인센티브를 확실히 해 투자자들이 항시 지갑을 열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창업을 하면 족족 실패하는 이스라엘에 투자자를 유치하고자 정부가 투자한 40%지분에 대해, 투자한 벤처기업이 성공해 주가가 오를 경우 투자자들이 콜옵션으로 원가에 구매해 수익을 보도록 하고 만약 투자가 실패해 주가가 떨어지면 사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이에 삽시간에 3000억원이 모이고 이와 함께 해외벤처캐피탈 심사역들도 참여하게 됐는데 이들의 글로벌 시각이 투자를 대박으로 이끌었다. 이스라엘 내에선 쪽박 취급받던 벤처들을 글로벌 심사역들은 단번에 알아봤기 때문.

이 법인장도 벤처캐피탈의 중요한 점으로 ‘글로벌 트렌드’를 꼽았다. “계절마다 옷 유행이 바뀌듯 벤처에도 트렌드가 있다”며 “글로벌 트렌드를 입는 회사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벤처캐피탈의 성공 요건으로 ‘인수합병(M&A)’을 들었다. “중국회사와 한국회사가 합병한다면 각 사가 서로의 분야 혹은 국가를 전문적으로 알지 못해도 네트워크만 활용하면 동일 상품을 양쪽 시장에 팔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M&A를 통해 벤처투자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서 M&A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나쁜 선례 탓도 있으나 "M&A의 돈 맛을 몰라서"라고 지적했다. '김기사'와 '웨이즈'의 괴리는 기술과 기업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풍토 때문이라는 것. 그는 "벤처는 M&A나 투자 없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무조건 낮은 가격에 계약을 성사시키기보다 벤처기업의 기술과 그 가치를 제 값에 인정해줘야 선순환 구조를 조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요즈마펀드를 벤치마킹한 성장사다리펀드에 대해서도 이 법인장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 펀드는 3년간 국책은행과 연기금 등이 약 2조원, 민간기금 약 4조원 총 6조원을 조달, 매년 2조원씩 펀드를 조성해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목적이다. 그는 이 펀드가 '창업-성장-회수-재도전'이라는 과정의 선순환을 만든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금융 생태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이 샀다. 하지만 성장사다리펀드가 성공하려면 수익률이 아니라 '투자자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익률을 우선시하면 '다된 밥'만을 찾아 후기투자만 하고 초기단계 기업 투자를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가 병행된다면 투자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이것이 다시 투자처로 쏠려 거시적으로는 벤처생태계가 갖춰진다"고 언급했다. 실제 요즈마펀드도 수익률을 높이기보다 이스라엘에도 좋은 회사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 벤처생태계를 구성한다는 취지였고, 그 결과 3.98년에 불과한 투자회수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그는 “해외투자자가 알아서 지갑을 열기에 이스라엘에는 모태펀드가 없다”면서 "요즈마펀드 계약서에는 '펀드성공 시 정부가 물러서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 것처럼 정부는 마중물 역할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희 기자 jinny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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