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엉금엉금 기어가는 우리나라 전기차

관리자 기자

입력 : 2016-05-0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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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


[한국금융신문]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사)한국전기차협회 주관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을 데리고 일본을 방문했다. 현지 전기차시장을 살피기 위해서 였다.

최근 미국 테슬라 모델3의 출시 예고 등 다양한 전기차 관련 이슈가 확산돼 시기적절한 방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협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가 단장으로 방문단을 이끌고 현지의 다양한 전기차 모델과 충전시설 고찰, 현지 정부 관계자 등의 만남으로 일본의 선진 전기차시장을 확인했다.

현재 일본의 전기차 충전시설은 4월 현재 완속충전기 1만6000기, 급속충전기 6000기가 가각 설치돼 있다. 현재 우리 급속충전기(330기) 시설은 일본의 20분의 1 수준이다. 국내 보급된 순수전기차는 올해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5000여대지만 일본은 6만5000여대에 이른다. 우리가 법적으로 정리도 하지 못해 운행도 못하는 일명 ‘마이크로 모빌리티’라는 초소형 친환경 이동수단은 이미 5000여대가 공급돼 상대적으로 우리의 초라한 친환경 자동차시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도쿄의 테슬라 매장 등을 둘러 봤으며, 급속충전기와 완속충전기 설치 현장, 충전기 사업을 통괄하는 일본 NEV 센터, 충전기 자체의 기준과 활성화를 추구하는 차데모 협회 등 전기차 관련 다양한 인프라에 대한 견학을 가졌다.

국토교통성 책임자와의 만남은 매우 인상에 남는다. 성실한 관련 자료와 함께 발표에 이은 질의 응답 등 어느 하나 소홀한 데가 없어서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산업 규모나 자동차 활성화 등 여러 면을 고려할 경우 전기차 관련 인프라나 보급대수 등은 현재 일본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형편없다. 그 만큼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국민적 공감대는 물론, 정부 차원의 시너지도 누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우리는 충전기 보조금 자체도 미약해 민간 차원의 설치는 꿈도 꾸지 못하지만, 일본은 기기비는 물론, 설치비의 과반을 보조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 일본은 심지어 충전기 관리비용도 지원해 5년을 기본으로 관리적인 부분도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충전기 자체도 거의 없어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으며, 그마나 설치돼 있는 충전기도 정부 차원의 관리지원은 생각지도 못한다.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정부의 역할은 실적에만 초점이 맞춰져 국민 눈높이와는 거리가 상당하다. 시너지는커녕 부처별 대립도 팽배하다. 2014년 공식화 된 튜닝과도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당시 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해양부에 모두 관련 자문을 제공했다.

당시 산업부는 전향적으로 필자의 제언을 수용해 선제적으로 튜닝 관련 규정을 새로 만들고 자동차 관리 규정도 개선하는 등 튜닝을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 투구했다. 당시 국토부는 어땠을까?

국토부는 필자의 제언을 이 핑계 저 핑계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튜닝 공식화를 더디게 만들었다. 이는 국내 산업 발전과 국민 편익 증진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책을 입안하는 게 아니라 ‘부처 이기주의’ 내지는 ‘밥그릇 지키기’의 단면이다.

전기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차 정책의 경우 우리는 환경부, 국토부, 산업부가 담당하고 있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환경성, 국토교통성, 기획재정성 등으로 나뉘져 있다. 다만,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은 필요에 따라 부처가 역할을 조율하고 확인하면서 최종 목표를 추구한다. 우리는 여전한 밥그릇 싸움으로 관련 정책에서 해당 부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국토교통성 총괄책임자는 전기차를 되도록 많이 보급하고 충전기를 확대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일본 NEV센터에는 60여명의 상담사가 전국적으로 충전기 설치에 대한 자문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5년 말 현재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연료전지 등 4가지 친환경차 보급률이 24.3%다. 이미 도쿄 같은 복잡한 도심에서는 하이브리드차 같은 친환경차가 상당수다.

지난해 중국을 방문하면서도 느낀 현지 정부차원의 강력한 정책은 우리보다 3~4년 앞섰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34만대 중 상당수가 현지에 판매된 이유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시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우리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으며, 박근혜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기차와 충전기의 제대로 된 보조금 등 지원제도는 물론, 대(對국)민 긍정적인 인식을 위한 한국형 전기차 운행자를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번 충전에 340㎞를 달릴 수 있는 테슬라 모델3과 제너럴모터스(GM)의 운행 연장 전기차 볼트가 국내 출시될 경우 앞으로 내수 전기차 시장은 다양성으로 무장하게 될 전망이다. 종전 기아차 레이와 쏘울, 한국GM의 스파크와 르노삼성의 SM3Z.E, 여기에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와 중소업체들의 전기차까지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국내 전기차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정부 정책이다. 기회는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중앙정부의 컨트롤 타워의 체계적인 정리와 함께 산학연관의 중지가 모여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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