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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경영난…하청업체 고통 심각

고영훈 기자

gyh@

기사입력 : 2016-02-11 00:23 최종수정 : 2016-02-11 10:51

울산 온산2공장 3월부터 가동 잠정 중단
하청업체 줄도산…노동자들 ‘갈 곳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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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중국이 2010년대 들어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우면서 세계 1위였던 한국의 조선 산업은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세계 조선 시황 침체가 겹치면서 우리나라는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지난달 국내 조선‘빅3’는 수주 실적이 전무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자국 선사들로부터 10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도 이제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온산 2공장을 3월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종전 울산 2공장은 일손이 부족해 2순환체제로 가동하던 현대중공업의 주력 사업장이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은 46조2317억원으로 전년보다 12.1%(6조3507억원) 줄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액(1조5401억원)은 협력사 고통분담과 비용절감 등으로 52.6%(1조7094억원) 개선됐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시황을 감안해 해양·플랜트 수주계획도 지난해 보다 40% 낮춰 잡았다. 온산2공장 직원들도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온산공장 물량이 완료됨에 따라 1공장 해양플랜트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온산2공장 직원 60여명을 1공장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하청업체의 경우 계약해지에 따라 자연스럽게 종료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2공장은 작업을 재개할 때까지 가동을 중단하고 공장 부지는 자재를 쌓아놓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하청업체들도 문제다. 온산2공장이 중단되면 이들은 갈 곳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하청업체는 작년에만 60~70개가 도산했다. 현대중공업 하청지회 측은 2015년은 중공업 하청업체에겐 끔찍한 한해였다고 회고했다.

이로 인해 울산 온산과 인근 동구 지역경제도 함께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군산공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업황 난조로 현지 대부분의 하청업체가 폐업했다는 게 관내 산업계 한 관계자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하청지회 측은 “온산2공장 이외에도 울산 동구나 장생포에도 다른 공장이 있기 때문에 근무지 변경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공장 역시 고용이 보장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현대중공업은 해양사업부 하청업체의 임금 10%를 삭감했다. 경기 불황을 이유로 긴축경영을 단행하며, 하청업체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한 것이다. 도급비가 삭감된 하청업체도 다수 발생했다. 하청지회 측은 “1년에 수억원 규모의 손해를 보는 하청 업체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청지회 관계자는 “매번 임금이 늦게 나와 업체가 기성금을 받고 노동자에게 임금을 줘야하는데 원활하지 못하다”며 “작년 여름 이후부터 해양사업부 쪽은 임금이 제때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12월에는 기성금 삭감으로 하청업체 사장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한 하청업체 사장이 자금 압박을 견디다 못해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를 운영하다 폐업한 대표들로 구성된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 대책위원회’는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하도급 대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1년간 현대중공업을 떠난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650명 정도다. 남은 240명도 이번 온산2공장 중단을 계기로 회사를 떠나게 된다.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중공업 주가도 내리막길을 가고있다”면서 “조선업이 여타 제조업처럼 시장 수요가 상존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구조조정과 긴축 경영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계 시황을 고려해 현대중공업이 주력 시장보다는 틈새시장을 겨냥한 경영전략을 짜야한다”고 덧붙였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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