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기 기업은행 핀테크사업부장(사진)은 최근 기업은행이 선보인 홍채인증 ATM이나 신한은행의 정맥인증을 통한 실명확인 서비스 등을 예로 들며 핀테크가 가져온 은행권의 변화를 설명했다.
기업은행 핀테크사업부는 지난해 3월 스마트금융부 내 핀테크사업팀으로 신설됐다가 4개월 만에 정식 부서로 승격하며 급부상한 핀테크 이슈에 적극 대응하려는 기업은행의 의지를 드러냈다.
곽 부장은 “기업은행은 핀테크기업과 경쟁이 아닌 공존과 상생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P2P대출 기업의 대출원리금 모집 편의 제공을 위한 펌뱅킹 출금이체 서비스 제공을 검토하거나, 모집한 자금에 대한 예금담보대출 제공방안을 마련하는 방식 등이다.
“핀테크기업에는 사업기회를 줄 수 있고 P2P대출 이용자들은 대부업보다 낮은 금리로 금융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핀테크기업 및 P2P대출 이용자의 기반확대를 통해 궁극적으로 은행과 핀테크기업이 함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핀테크 선도은행 IBK’ 비전을 수립하고 ‘IBK 핀테크 종합 대응전략’을 세웠다. 스타트업 및 핀테크기업 대상 IBK금융그룹 차원의 종합 지원책을 제공하기 위해 현재 성장 단계별 맞춤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IBK 드림 솔루션’을 통해 발굴된 기업이나 사업설명회, 공모전, 핀테크지원센터 데모데이 등을 통해 발굴된 핀테크기업의 기술과 외부혁신을 내재화하기 위한 핀테크 내재화 로드맵도 수립했다. 핀테크기업의 사업화를 돕고 기업은행의 금융 경쟁력도 함께 강화하려는 것이다.
“현재 기존 금융의 업종 경계가 파괴되고 있고 인터넷전문은행도 본인가를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변화 없는 전통의 은행 영업만을 고수할 경우 향후 은행의 수익성 감소는 물론 존폐위기도 올 수 있다고 보는 위기론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변화는 어렵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은 더 위험하다는 인식 아래 변화에 한 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해나가고자 합니다.”
그러나 곽 부장은 현재 핀테크에 쏟아지는 과도한 관심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입장을 보였다. “핀테크기업에 거는 기대가 크고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어 실제 업무 추진이나 핀테크기업들의 기술력보다 더 앞서서 언론에 보도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기술수준과 대중들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도 존재해 고객들의 실생활에 적용되어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로 개선되고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아직 노력할 부분이 많다. “핀테크는 굉장히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있고 기존 업무분류로 정의하기 어려워 은행 구조적인 업무분장으로 나눌 수가 없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역할과 책임 구분이 어려운 만큼 전행 차원의 유연한 대응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금융 업무의 특성상 보수적이고 방어적일 수밖에 없는 은행들이 기술과 변화를 받아들여 점차 긍정적 방향의 ‘탈태’가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