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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칼럼>유도 대신 경매로 ‘한판승’

웰스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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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1-03 18:22 최종수정 : 2015-11-04 00:02

노력한 대가 큰 특수물건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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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칼럼>유도 대신 경매로 ‘한판승’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까지 나섰던 유도선수. 어릴 적부터 15년 가까이 배우고 익혀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유도밖에 없었던 유도인이 천직을 버리고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었다. 주변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도를 할 때처럼 똑같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4년을 노력한 결과 크고 높은 산의 중턱 어디쯤까지는 오를 수 있었다.

차원희 씨는 유도인이다. 열네 살 그러니까 중학교에 들어가서부터 고등학교와 대학교, 국군 체육부대를 거쳐 실업팀에서까지 14년을 고된 훈련과 땀으로 흠뻑 적셨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유도복을 벗었다.



빤히 보이는 미래, 스스로 개척


사정을 들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엘리트체육을 지향하는 국내 스포츠계에서는 경남 거제 출신의 지방 대학을 나온 선수가 오를 수 있는 높이엔 한계가 있었다. 물론 그중에서는 실력이 뛰어났고 그래서 국군 체육부대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포항시청에도 입단할 수 있었지만, 차원희 씨의 머리엔 항상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들어 있었다.

이미 군 상병 때부터 운동시간을 조금씩 줄여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면서 다른 세계를 엿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업팀(포항시청)에 들어간 이후로는 본격적인 투자 공부도 시작했다.

주식과 부동산에 대해 모두 관심이 있었지만 결국 부동산 경매투자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주식투자는 원금을 까먹을 확률이 높은데 부동산은 최소한 원금 까먹는 위험에서는 덜할 것 같았다는 것이다.

나이 스물여덟이던 해, 그는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뒤 감독의 만류를 뿌리치고 미련 없이 그만뒀다. 어렸을 때부터 동네의 자랑이었던 아들인지라 부모님께는 차마 그만둔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못한 채 한 계절을 보낸 뒤에야 집에 돌아왔다고 한다. 두 달을 쉬었고, 이듬해 본격적인 투자를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덩치도 큰 사람이 서울 관악구 낙성대 인근 3평짜리 방에 터전을 잡고 투자공부를 시작했다.

집에 박혀 있느니 서울 구경


처음부터 술술 풀린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유도를 함께했던 동료들의 “그러면 그렇지” 류의 시선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한다. 두어 달을 방안에만 박혀 있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강동구를 시작으로 서울 한강 이남을 매일 걸었다. 미리 해당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어 “투자자인데 내일 갈 테니 투자할 만한 좋은 물건 좀 뽑아 달라”고 부탁해 놓고 다음 날 동네 구경을 다니다가 연락한 중개업소에 들러 아파트고 상가고 분위기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발품을 판 것이 무료 강연 등에서 얻는 것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됐다고.

실업팀에 있을 때부터 경매 이론 공부는 했고, 카페에 가입해 수많은 경험담을 통해 간접경험도 한 상태였다. 여러 동네를 다니며 현장 분위기도 익혔다. 2011년, 이제 첫 투자를 하면 됐다.

차원희 씨가 처음 고른 물건은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 있는 아파트였다. 자주 다녔던 강동구에서 한강 하나를 사이에 둔 거리인데 집값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쌌다. 시장 침체기라 경매로 나온 감정가 2억 1000만 원 아파트는 최저입찰가 1억 6800만 원까지 내려간 상태였다. 그런데 가격보다 서류 기재사항이 특이했다. 임차인과 근저당권자가 동일인이었으며 경매신청인도 같았다. 아파트엔 임차인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1억 7700만 원에 낙찰받은 뒤 할아버지를 찾아가 들은 전후사정은 이랬다. 사업하는 아들 때문에 며느리 명의로 아파트를 산 뒤 근저당을 설정했는데 얼마 못가 이혼했고, 며느리 명의인채로 경매로 넘어왔던 것이다. 낙찰은 어렵지 않았으나 명도가 어려웠다. 할아버지가 날짜를 계속 미루며 집을 비워주지 않았고 세를 놔야 하는데 집도 보여주지 않았던 것. 여러 번 만나 협의했지만 난항이었다.


그러다 차원희 씨는 다른 꾀를 냈다. 낙찰을 취하하고 남은 잔금 납부기한 안에 아파트를 시세보다 훨씬 싸게 파는 것이었다. 임차인이자 채권자인 할아버지와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했는데 며느리에게는 협조하는 대가로 각각 100만 원씩 주기로 했다. 집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매수자도 금방 구할 수 있었다. 시세보다 훨씬 싼 1억 8500만 원에 내놓아 이익은 줄었지만 단기간에 600만 원을 남긴 거래였으므로 관계자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거래였다.



특수물건이 좋아


처음부터 초보 경매투자에 어울리는 물건은 아닌 것 같더니 계속해서 특수한 물건에만 관심을 쏟은 모양이다. 세금 체납으로 공매로 나온 감정가 4억 1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2억 9000만 원에 낙찰받은 뒤 공매낙찰 잔금 납입기한인 60일이 지나기도 전에 다시 3억 3000만 원에 팔아 차익을 남기기도 했고, 또 남들은 일단 피하고 보는 유치권이 진행 중인 물건에도 손을 댔다. 이런 물건은 명도가 어렵기 때문에 유찰되는 횟수가 많고 당연히 낙찰율도 낮아진다. 차원희 씨가 낙찰받은 가격은 8억 1400만 원이었다. 감정가는 무려 15억 원. 하지만 역시나 쉽지 않았다. 고등법원까지 올라가 인도명령 판결을 받을 수 있었고 공사가 중단됐던 만큼 손볼 데도 많아 수리비만 5억 원이 들었다. 또 공사업체들을 완전히 외면하기도 힘들어 2000만 원을 지급했다. 그래도 그 사이 시세가 올라 이 물건은 19억 원에 매도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아파트형공장 한 층을 낙찰받아 법원의 인도명령과 집행관의 도움을 받아가며 명도를 끝내기도 했다. 상가도 좋은 수익을 안겨준 투자처였다. 모두가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보다 낙찰가율이 낮아 그에게 큰 차익을 안겨줬다. 아파트 낙찰가율이 평균 90%라면 상가는 70% 선이라고 한다.

그가 투자한 물건 중에는 소액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빌라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투자자금이 많아서 큰 물건에만 접근한 것도 아니다. 그가 처음 시작할 때 손에 쥔 종잣돈은 5000만 원 남짓이었다고 한다. 투자금 상당액은 전부 경락대출이었다.

차원희 씨가 빌라를 피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투자 대비 큰 이익이 필요해서였다. 마음은 급하고 종잣돈은 적었기에 일부러 투자 건당 기대이익이 큰 물건 위주로 접근했던 것. 지금도 그렇다. “남들은 물건을 보는 눈이 있다고 하는데, 순전히 노력이다. 남들보다 한 번 더 분석하고 한 번 더 찾아간다.”

두 번째는 경매 투자 과정에서 생기는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다. 명도를 하려면 입주자를 내보내야 하는데 빌라에는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명도 자체도 힘들고 심적으로도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 정리하고 다시 세팅”

차원희 씨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물건은 아파트 3채와, 빌딩 1채, 아파트형 공장 1개층 전체가 있다. 그런데 일단 이들 물건을 전부 정리하고 포트폴리오를 다시 세팅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파트는 이미 다 내놓은 상태. 이유를 묻자 “지금이 가격을 가장 좋게 받을 수 있는 때 같아서”라고 답했다.

판단의 근거는 금리다. 길게 봤을 때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특히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세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출이자도 문제가 될 것이다.

“소신을 갖고 투자한 물건이라면 금리가 올라도 버틸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물건은 버티기 힘들 것이다. 지금은 공격적으로 투자할 때는 아니다.”

경매투자로 50억 벌었다는 책도 썼는데(서른 살 청년백수 부동산경매로 50억 벌다, 지혜로), 사실 그건 레버리지가 포함된 금액이고 실제 그의 순자산 평가액은 10억 원쯤 된다고 한다. 아직 산꼭대기에 올랐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고, 중턱 어디쯤 올랐을 것이다. 4년 투자해서 10억 원이면 10년쯤 됐을 때는 얼마로 불어나 있을까? 더 큰 성공을 핑계로 다시 한 번 만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차 원 희
-영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졸업
-대구시 체육회 유도팀
-국군체육부대
-포항시청 유도팀
-퍼블릭옥션 IN 베스트먼트 총괄
-DAUM 행복재테크 카페(cafe/daum.net/happy-tech)칼럼니스트
?카카오스토리채널(story.kakao.com/ch/happyauction/app) 운영

-저서: 서른 살 청년백수 부동산경매로 50억 벌다



글 ㅣ김창경 기자
제공 ㅣ 웰스매니지먼트(www.wealthm.co.kr) / 한국금융신문 자매지





웰스매니지먼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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