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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의 인간관계와 사랑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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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4-06 00:42 최종수정 : 2015-04-06 00:59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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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결혼식의 주례를 섰습니다. 주례를 서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저로서는 이례적인 일입니다. 성혼선언을 하고 주례사가 시작됐을 때 저는 이렇게 또 한 번의 선언(?)을 했습니다.

“이 순간부터, 가슴 뛰는 사랑은 끝났습니다. 그리고 법적, 도덕적으로 의무적인 사랑이 시작됩니다.”

신랑과 신부가 의아한 눈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가슴 뛰는 결혼 첫날에 ‘이게 웬 김빠지는 소리인가?’ 했을지 모릅니다. 제가 말을 이었습니다. “그동안 연애를 하면서 가슴 설레던 사랑은 끝나고 이제 부부로서의 의무적인 사랑이 시작됐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잊지 마세요. 가슴 뛰는 사랑보다 더 소중하고 위대한 것이 의무적인 사랑입니다(이하 생략).”

◇ 사랑은 의지요 선택이다

우리는 흔히 ‘의무적인 사랑’이라면 ‘하기 싫은 사랑’ ‘무미건조한 사랑’ ‘시들해진 사랑’을 머리에 떠올립니다. 부부니까 어쩔 수없는 관계로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사랑 같지 않은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죠. 그러나 생각을 바꿔서 곰곰이 따져보세요. 의무적인 사랑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 새삼 다가올 것입니다. 그 증거를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그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은 98세의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의 강계열 할머니입니다. 76년을 함께 산 부부라면 가슴 뛰는 사랑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가 20대 젊은이에서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깊은 감동을 준 것은 의무적인 사랑의 숭고함 때문입니다. 늙고 병들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곁을 지키며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것은 가슴이 뛰기 때문이 아니라 부부라는 인연의 의무 때문입니다.

“아니, 의무적인 마음으로 사랑이 가능합니까?”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故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이 아닙니다. 사랑은 의지입니다. 사랑은 사랑하겠다는 결심에서 출발합니다”라는 말씀 말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정신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캇 펙(M. Scott Peck)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사랑은 의지의 행위다. 의지에는 선택이 따른다. 우리는 사랑하기로 선택하는 것이다”라고.

오늘, 주례사를 시작으로 ‘사랑타령’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당신의 아내를 그렇게 사랑하라는 권고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들 직장인들이 함께 일하는 주변의 상사와 동료 그리고 부하에 대하여도 똑같은 논리가 성립함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우리는 직장에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고 일합니다. 상사라는 이름으로 또는 동료와 부하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그것은 가슴 뛰는 관계가 아닙니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가슴설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전형적인 의무적 인간관계입니다. 그런데 이런 관계에서는 당연히 갈등이 생깁니다. 80%가 넘는 직장인들이 직장 내의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특히 상사와의 관계가 문제여서 심지어 상사가 보기 싫어서 근무부서를 바꾸고 경우에 따라 직장을 떠나기까지 합니다.

상사든 동료든 또는 부하든 간에 꼴보기 싫은 사람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입니다. 저도 그런 상사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스트레스로 인하여 지독한 과민성대장증상으로 고생했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별것도 아닌 걸 갖고 그때는 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원수’ 처럼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후회합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현명하게 대처할 것 같습니다.

◇ 감정을 넘어 사랑을 선택해보자

직장에서 ‘궁합’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갈등은 적극적으로 빨리 해결하는 게 좋습니다. 갈등을 그대로 두면 직장생활에 실패할 확률이 큽니다.

그러면 어떻게 한다? 당신이 진정으로 갈등의 상황이 개선되기를 원한다면,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즉 당신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반응하든 하지 않든,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방법은 나 자신, 즉 내가 ‘될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생각을 바꾸라는 겁니다. 의지로 결단하여 상대를 사랑하라는 말입니다.

싫은 사람, 미운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스티븐 코비는 유명한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상대방에게 조건 없는 사랑과 지원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내가 보여준 사랑과 지원에 같은 방법으로 반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게리 채프먼(Gary Chapman)은 그의 책 《5가지 사랑의 언어》에서 사랑의 감정과 사랑의 행위를 구별해 보기를 권했습니다. “미워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감정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따뜻한 감정을 갖는다는 것이 비정상이다. 그러나 (감정은 그렇더라도)그를 위해 사랑의 행위를 할 수는 있다. 행동은 선택할 수 있다.” 그의 말입니다.

감정과 사랑의 행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즉, 상대방이 좋아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어차피 그와 함께 직장생활을 할 숙명적인 관계라면 냉랭한 관계를 뛰어넘어 사랑을 할 수는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은 의지요 선택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합니다. 의지로서 상대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성인군자가 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결국은 상대방과 당신에게 유익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법적·도덕적으로 의무적인 직장의 인간관계를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위대함이 아닐까요?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뀝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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