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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형 토지신탁 수익 의존도 ‘심각’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5-03-22 21:07 최종수정 : 2015-03-23 14:39

“대표적 고위험 신탁상품의 영업 비중 너무 높다” 지적
상위사간 시장 점유율 다툼 격화…모니터닝 강화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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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형 토지신탁 수익 의존도 ‘심각’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차입형 토지신탁 상품에 대한 매출(영업수익)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부동산신탁 상품 가운데 대표적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상품으로, 특히 상위사 중에서도 대주주가 사모펀드이거나 개인인 회사에서 매출 비중이 높아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소송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들 회사에 대한 재무적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 부동산신탁사들 너도나도 차입형 토지신탁 상품으로

부동산신탁 전업사 가운데 상위사는 물론 중소형사까지 차입형 토지신탁을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담보신탁 등 여타 상품이 과잉 경쟁으로 약정보수가 하락하자, 큰 위험을 무릎 쓰고 수익성이 보장되는 차입형 토지신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신탁 전업사가 관리에 그치지 않고 직접 자금을 투입해 시행사처럼 부동산 사업을 추진한다. 때문에 이 상품의 약정보수는 사업 형태(아파트, 상가, 아파트형 공장)에 따라 매출액(분양대금)의 3~5%사이에서 결정된다. 담보신탁 등 여타 신탁상품(수익권증서의 0.01~0.1%)보다 매우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 부동산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의 신규 약정보수(분양대금 또는 매출액) 80%이상은 아파트(분양대금의 2~3%)에서, 그리고 나머지는 거래대금이 적고, 공사기간이 짧은 상가나 아파트형 공장(분양대금의 4~5%)에서 각각 발생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의 경우 공사기간이 4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매출액도 기간에 비례해 나눠 처리하고 있으며, 상가나 아파트형 공장 역시 공사기간인 2년에 맞춰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

◇ 한국토지신탁 등 상위사 차입형 토지신탁 쏠림 ‘왜’

지난해 이어 신규 약정보수(매출액)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양시장 훈풍과 잇따른 부동산 규제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김도인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장은 “정부의 부동산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지난해 이어 부동산신탁시장은 차입형 토지신탁이 대세(큰 흐름)로 자리잡았다”며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본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신규 약정보수, 영업수익) 중에서 차입형 토지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37.1%, 2013년 41.0%, 2014년 41.7% 등으로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참조>

특히 지난해 이 상품의 업무 취급을 새롭게 인가받은 국제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을 제외하면 비중은 더욱 커진다. 일례로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 생보부동산신탁, 아시아신탁 등 8개사의 작년 차입형 토지신탁의 신규 약정보수는 전체 신규 약정보수의 50.6%로 3년 전에 비해 18.2%p 올랐다.

이 가운데 부동산신탁 전업사 맏형격인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전체 매출액(1392억원)의 70%(977억원) 정도를 차지했으며, 한국자산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은 매출액(568억원)의 79.0%(449억원)와 매출액(357억원)의 72.5%(259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3사는 전업사들 가운데 상위사로 대주주가 사모펀드 또는 개인이 오너인 회사로 안정성 보다는 수익성을 우선시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금융지주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은 매출액(507억원, 269억원)의 각각 10%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들은 수익성 보단 리스크관리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 금융감독원 위험관리 능력과 재무상황 대한 관리감독 강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적 ‘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상품인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 이 상품은 분양이나 임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고위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보수가 많은 대신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자기자본 여력이 충분한 상위사들만 취급한다”고 말한 뒤 “자칫 한 건 잘못 취급했다간 수 백 억원을 까먹을 수 있어 중소형사들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상품의 취급이 늘어나면서 관련 소송도 덩달아 껑충 뛰었다. 금감원 김도인 국장은 “신규 수주에서 차입형 토지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관련 소송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전체 소송 건수의 80% 정도는 차입형 토지신탁과 관련 소송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는 한편, 재무적 모니터링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도인 국장은 “작년에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개선됐다“고 말한 뒤 ”하지만 차입형 토지신탁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익 의존도가 높고 경쟁이 치열한 영업 환경 등을 고려해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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