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유망주 바이오, 유의미한 성과 드러내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는 제약·바이오를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바이오헬스케어 섹터는 지난 10여 년간 유망분야로 늘 지목돼 왔으나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2년간 10여개 업체의 코스닥 상장 및 주요 기술이전, 해외시장 진출성과, 높은 영업이익률 등을 기반으로 의미 있는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벤처캐피탈에서도 바이오투자자 모임이 활성화되고 신규 참여자 역시 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료 투자금액은 2500억원을 넘어서 ICT(정보통신기술)분야와 맞먹을 수준이다. 은행권의 투자금액이나 엔젤투자 금액의 집계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금액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황만순 상무는 “작년에는 기술성평가를 통해 알테오젠이 코스닥에 입성했고 휴메딕스와 테고사이언스 등이 직상장 했다”며 “기존에 상장한 아이센스 같은 기업들이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률도 20%를 넘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아이진, 다이노나 등이 기술성평가를 통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밖에 국내 여러 바이오기업들이 국내외의 제약·의료기기 기업들과 기술이전, 판권계약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성과창출이 가능한 단계로 이미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가 주목한 흐름은 ‘융합바이오’다. △빅데이터 분석기술과 의료정보를 이용한 진단분야 △3D프린팅을 이용한 바이오의료 소재 및 제품개발 △센서기술을 바이오분야에 접목한 웨어러블디바이스 등이 대표적인 융합바이오 분야다.
또 다른 흐름은 ‘글로벌 바이오’다. 미국과 서유럽의 선진시장 및 중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남미 신흥국 시장에 진출한 개별 바이오기업들이 여러 가지 관점에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며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의 진출속도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 상무는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국내투자뿐 아니라 해외투자를 본격화하고 글로벌 시너지를 유도하는 방향으로서의 투자구조 변화가 기대된다”며 “중국의 전략적 투자자와의 공동투자, 중국 파트너의 LP(유한책임투자자)참여 확대, 미국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모바일 미디어 컨텐츠, 광고시장을 바꾼다
박제현 LB인베스트먼트 상무가 유망업종으로 지목한 분야는 모바일 컨텐츠·서비스다. 카카오톡이 2010년 3월 출시한 이래 급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게임 및 컨텐츠 등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이 융합되면서 트래픽이 수익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여줬다. 카카오톡의 성공으로 플랫폼 사업모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모바일 미디어 컨텐츠도 플랫폼화가 진행 중이다. 신종영역인 1인 미디어 BJ(Broadcasting Jackie)가 새로운 직종으로 등장하고 있고 스타BJ는 상당한 수익을 거두며 팬층을 대상으로 라이브 쇼핑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미디어 컨텐츠가 모바일의 고도화와 결합돼 새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박 상무는 “이런 과정에서 기존 컨텐츠 강자인 방송국은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미 10~20대의 TV 시청률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광고산업도 큰 변화가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 광고는 TV광고를 우선 만들고 온라인으로 유통시키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온라인용 광고부터 만들어 유통시킨 후 반응을 보고 TV광고로 내보내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모바일 광고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모바일 광고시장은 전년대비 74% 성장한 7244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모바일 커머스의 성장세도 매우 가파르다. 2014년 국내 온라인 커머스 거래액 규모는 약 44조원인데 그 중 모바일 커머스가 15조원이다.
박제현 상무는 “미국의 구글과 페이스북이 경쟁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은 우리의 기회”라며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을 통해 시장선점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며 아시아 시장 선점을 통해 국내 모바일기업이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등 기존과 다른 성장의 패러다임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빅데이터, 미성숙 시장임에도 가능성 높아
박용익 LG CNS 상무는 빅데이터를 꼽았다. 사업이란 관점에서 보면 빅데이터 기술은 아직 시장이 성숙치 못했지만 기대 받는 총아다. 단적인 예로 가장 대표적인 빅데이터 관련기업 ‘스플렁크(Splunk)’의 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은 2010년 이후 매년 50~80% 이상 성장한데 비해 영업이익은 아직 손실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화려한 IPO(기업공개)에 성공했다. 즉, 아직 빅데이터 기술만 보유하고 있는 벤처업체에게 미국조차도 시장상황이 만만치는 않지만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빅데이터 관련기업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2015년은 국내 빅데이터 시장이 크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이나 아쉽게도 아직 국내의 기술벤처 중에는 시각화 기술기반의 분석을 지향하는 기업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특정 분석영역의 핵심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