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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과 ‘원칙의식’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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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1-14 22:42 최종수정 : 2015-01-14 23:14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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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항상 행운이 함께 하길 빕니다. 새해가 되면 각 직장마다 일제히 시무식을 합니다.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신년사’가 발표됩니다. 회사가 다르고 최고경영자 역시 다르지만 신년사의 구성은 거의 같습니다. 회사가 처한 주변 환경, 회사가 나아갈 방향, 새해를 맞는 CEO의 각오와 방침, 그리고 임직원들이 실천해야할 것들, 등등 말입니다.

신년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위기’라는 단어입니다. 저의 직장생활 30여년을 돌아봐도 그 말을 듣지 않은 신년사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CEO들은 하나같이 “지금이야말로 위기”라고 강조합니다. “올해는 가장 힘든 해가 될 것”이라고 겁(?)을 줍니다. “이제는 위기가 사라졌으니 느긋하게 일하자”는 사람은 없습니다. 문제는 거기에 있습니다. 뻑하면 ‘위기’를 입에 올리다보니 만성이 돼버리는 겁니다. 부지불식간에, 최고경영자는 “늑대가 나타났다”고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한 ‘양치기 소년’이 돼버립니다. 사원들끼리 모이면 이렇게 수군거립니다. “언제, 위기 아니라고 한 적 있어?”

◇ ‘양치기 소년’이 안되려면

며칠 전, 어떤 회사로부터 강의요청을 받았습니다. 주제를 ‘위기의식 고취’로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요청을 받고 퍼뜩 떠오른 것이 바로 ‘양치기 소년’이었습니다. 최고경영자가 위기를 부르짖지만 이제 만성이 되어 생각만큼 위기의식이 공유되지 않고 긴장감이 없으니까, 외부 사람으로 하여금 따끔하게 충격을 주려는 의도일 것입니다.

회사가 변화하고 혁신하며 제대로 굴러가려면 위기의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경영혁신과 변화관리의 권위자로 유명한 하버드 대학의 존 코터 교수는 ‘변화관리 이론’ 8단계 중에서 ‘위기감을 조성하라’는 것을 가장 먼저 꼽았습니다. ‘진정 위대한 경영자는 없는 위기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최고경영자가 느끼는 위기감과 사원들이 받아들이는 위기감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최고경영자는 밤잠을 설칠 정도로 긴장되고 두려운 위기감을 느낍니다.

저도 CEO를 해봐서 그 심정을 압니다. 사방에서 옭죄어 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왜 최고경영자는 그렇게 위기감을 실감할까요? 상황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높은 망루에 오르면 밀려오는 먼 곳의 파도가 훤히 보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작은 모임의 회장만 맡아도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은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회원으로 있을 때와는 전혀 의식이 달라짐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것이 바로 괴리의 원천입니다. 그래서 최고 리더는 속이 타는데 조직원들은 느긋해합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조직원들로 하여금 최고 리더가 느끼는 위기감을 공유하게 할까요? 조직을 추스르는 현실적 대안은 무엇일까요? 방법은 많겠지만 몇 가지만 더듬어보겠습니다.

첫째는, 리더 자신이 느끼는 위기가 실제로 있는 것인지를 냉정히 돌아봐야 합니다. 괜한 노심초사는 아닌지, 상습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위기라는 말을 너무 남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위기가 진짜 위기면 좋은 데, 말로만 “위기! 위기!” 하다가 만성이 돼버리면 정말 위기가 됩니다. 그러나 실존하는 명백한 위기라면 조직원들에게 막연히 “위기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위기의 실존을 공감할 수 있도록 상세히 공개해야 합니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한 것입니다.

둘째는, 조직원들이 방만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일을 잘 하도록 시스템을 갖춰 강력히 실행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것은 위기의식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제발 방심하지 말고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라는 것 아닙니까? 따라서 조직원들이 정직하게 일하고 규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직업윤리에 따라 일하도록 엄격한 관리체계를 확립하여 실행해야 합니다. 공정한 인사평가로 명실상부한 신상필벌이 되면 됩니다. 그것이 조직원들에 대한 위기대응책입니다.

셋째는, 너무 식상해진 ‘위기의식’의 남발보다 ‘원칙의식’을 강조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최고경영자가 느끼는 위기감을 사원들까지 똑같이 공유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또한 항상 위기감을 갖고 전쟁을 치르듯 일하게 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경영층을 비롯한 리더 그룹은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으로 무장하되 조직원들에게는 원칙대로 일할 것을 강조하는 게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모든 위기는 원칙의 붕괴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제발이지 원칙대로 생각하고 원칙대로 행동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 ‘원칙의식’으로 위기를 막자

지금은 상시위기의 시대입니다. 경쟁이 치열하다거나 글로벌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등의 거대한 담론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조직원 한 사람의 실수가 회사 전체에 파국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며, 그러기에 상시위기입니다. 돌이키기조차 싫은 ‘세월호 사건’으로부터 ‘대한항공’의 사례에 이르기까지 지난해에 일어났던 일만 돌아봐도 우리가 위기와 함께 있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멋스럽게 말하지만 위기는 오지 않는 게 낫습니다. 오기 전에 예방하고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위해 새해는 ‘위기의식’을 말하는 것 이상으로 ‘원칙의식’을 강조하기를 권하고 싶은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원칙대로 일함으로써 위기 없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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