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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社 실속 없이 덩치만 커졌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4-24 21:08 최종수정 : 2013-05-03 11:22

총자산 전년比 7.5% 증가한 82조5192억원 기록
충당금 적립부담 커져 순이익 되레 27.2%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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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할부금융사, 리스사(시설대여업체), 신기술금융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의 덩치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커진 체격에 비해 기초체력(내실)은 부실했다는 평가다. 여신전문금융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데다, 대출 연체율도 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아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들 여신전문금융사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재무상태가 취약한 회사를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 지방 금융지주 계열 여전사가 몸집 키우기 ‘주도’

지난해 할부금융사와 리스사 그리고 신기술금융사 등 카드사를 제외한 58개 여신전문금융사들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출자산 증가에 따른 자산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실속 없이 덩치만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자산 증가로 몸집은 커졌지만 경기불황이라는 환절기만 오면 감기가 드는 약골체질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사 58곳의 지난해 말 총 자산은 82조5192억원으로 전년(76조5143억원) 보다 5조7362억원(7.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및 가계대출 등의 대출금이 4조2000억원 늘어 전년보다 12.9% 증가한 것이 자산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표 참조〉

특히 이 가운데 JB금융그룹의 JB우리캐피탈은 지난 2011년 9월 전북은행으로 인수된 직후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부문에서 과히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약 1조2300억원에 불과하던 자산규모가 1년여 만에 2조38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무려 1조15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몸집이 커지면서 기업신용등급도 전북은행에 인수되기 전 BBB에서 A+까지 올랐다.

BS금융지주 계열사인 BS캐피탈은 자동차할부금융 부문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지난해 말 자산규모가 전년(9181억원) 보다 무려 8039억원이 늘어난 1조 722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 조윤서 금융부장은 “비에스캐피탈은 지난 2010년 7월 회사설립 후 2년 6개월 만에 서울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6대 광역시에 11개 거점을 두고 AUTO금융과 리스대출 등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 7000억원대의 자산성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지난해 자산이 5356억원 증가한 것을 비롯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 4396억원, 현대커머셜 4297억원, 우리파이낸셜 3758억원, 한국캐피탈 3742억원, 비엠더블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348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김동현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 여전감독1팀장은 “지난해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지방 금융지주계열 여전사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고 설명한 뒤 “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사와의 연계마케팅을 통해 실적을 강화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이 지난해 신용대출 자산 매각 등으로 총자산이 전년보다 2951억원이 감소하면서 자산 2조원 시대가 막을 내렸다.

◇ 작년 순이익 전년比 30% 감소…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영향

이처럼 지난해 대출자산 증가로 몸집은 커졌지만 순이익은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 리스 및 할부금융사 그리고 신기술금융사 등 여신전문금융사 58개사의 지난해 총순이익은 8748원으로 전년 1조2028억원에 비해 3280억원(27.2%) 감소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5월 ‘요주의’ 등급 개인 할부금융과 가계대출의 충당금 적립비율이 각각 2%와 8%에서 10%로 상향 조정됐다.

그 결과 여신전문금융사의 대손비용은 전년 대비 39%(4667억원) 늘어났다. 때문에 충당금 적립 전 여신전문금융사의 순이익은 지난 2011년보다 3% 정도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58개 여신전문금융사 가운데 흑자를 낸 곳은 45개사로 전년 보다 2개사 정도 늘었다. 전체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KT캐피탈 등 일부 여신전문금융사는 순이익이 증가했거나 적자폭이 감소했다.

특히 KT캐피탈의 경우 자산은 전년보다 10% 정도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무려 전년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2011년 9월 30일 인수한 BC카드 순이익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현영돈 KT캐피탈 경영전략본부장은 “지난해 자체 순이익은 전년도와 소폭 늘어난 330억원 정도 기록했지만 자회사인 BC카드 순이익 가운데 330억원 정도가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자산이 무려 9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비에스(BS)캐피탈이 전년(98억원)보다 111억원 증가한 209억원을 기록했으며, IBK캐피탈 역시 전년(356억원) 보다 71억원 증가한 42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산캐피탈, 현대캐피탈 등 대부분의 여신금융전문사들은 순이익이 줄었다. 이 가운데 두산캐피탈은 지난해 무려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여신전문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선박리스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사업 부실 등으로 1013억원이 손실을 냈다. 현대캐피탈과 신한캐피탈 역시 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656억원, 464억원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자산 부실화에 따른 충당금적립 부담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예컨대 여신전문금융사 58개사의 고객 연체율은 지난 2011년말 보다 0.62%포인트 높아진 3.62%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말 3.83%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기업대출 부문이 5.47%로 가장 높았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들어 연체율 상승세가 전 분기에 비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로 보면 할부금융사의 연체율은 0.60%포인트 오른 2.40%, 리스사의 연체율은 0.91%포인트 상승한 2.73%로 집계됐다.

◇ 일부 여신전문금융사들 레버리지 개선 필요

자산이 늘었지만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일부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자본확충 개선의 필요성이 절실해 졌다. 우선 지난해말 기준으로 레버리지가 정부의 권고기준치인 10배를 넘는 여신전문금융사는 두산캐피탈을 비롯한 8개사이다. 여신전문금융회사 가운데 레버리지가 가장 높은 두산캐피탈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레버리지가 14.09배로 개선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 회사는 지난 22일 주주배정방식으로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공시했다. 만약 두산캐피탈이 유상증자로 자본 700억원을 확보하면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0.6%, 총채권 대비 자기자본 레버리지배율이 8.7배 등으로 자본적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참고로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6.5%, 요주의이하여신비율 26.3% 등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됐다. 또한 순손실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로 조정자기자본비율 역시 6.4%로 하락, 자본완충 능력이 약화됐다.

두산캐피탈에 이어 지난해 자산이 크게 늘어난 반면 개인회생(PDRS) 신청 증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 역시 레버리지가 13.81배로 두 번째로 높았다. 이 회사는 오는 2015년까지 레버리지를 10배로 낮춘다는 계획아래 자본확충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캐피탈 역시 레버리지가 12.87배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유효기간이 3년 정도 남아있어 가능한 순이익 실현 등을 통해 레버리지를 점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김동현 금감원 상호여전감독국 팀장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4~5%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신전문금융사들의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상황이고 자기자본비율 등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하다”며 “재무상태가 취약한 업체를 중심으로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감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경기둔화 추세가 장기화 될 경우 자산건전성 저하추세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에 나서며 금융사 대표와 사외이사 간 역할분담을 강조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여신전문금융사는 사실상 이 같은 역할분담 대상에서 예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는 13개 캐피탈회사 가운데 사외이사가 있는 곳은 우리파이낸셜, KT캐피탈, 아주캐피탈, KDB산은캐피탈, JB우리캐피탈, BMW파이낸셜 등 7곳으로 절반에 그쳤다. 대기업 계열인 롯데캐피탈,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 신한캐피탈, 하나캐피탈, 효성캐피탈 등 나머지 6곳은 사외이사가 없는 상태다.

특히 자산 1조원 이상인 캐피탈사 10곳 가운데는 단 3곳만 사외이사가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 한국캐피탈, 한국개발금융을 제외한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알씨아이파이낸셜, 미래에셋캐피탈, 비에스캐피탈, 두산캐피탈,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NH농협캐피탈 등 7곳은 모두 사외이사가 없었다.

                                          〈 2012년 여신금융회사 58곳 경영실적 현황 〉
                                                                                                               (단위 : 억원, 배)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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