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8월 중순 발생한 호남지역 집중호우와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인해, 농작물재해보험이 약 8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을 비롯해, 자동차보험 700억원, 풍수해보험 100억원 등 총 1600억원 안팎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 낙과 피해 많아, 농작물보험 800억원
손해보험사들 중 농작물재해보험을 유일하게 인수하고 있는 NH농협손보에 따르면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인해 사과·배 과수원 피해 면적이 9424ha에 달한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침수 과수원 면적과 태풍 강도 등을 토대로 한 볼라벤 피해 보상금은 800억여원으로 추정됐다”며, “이는 지난 2010년 태풍 ‘곤파스’ 때 과수원 5181㏊에서 입은 피해액(391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과수 피해 신고는 이번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농협손보를 제외한 원수 손보사들도 재보험을 통해 농협손보의 농작물재해보험을 인수한 경우가 있어 다른 손보사들도 손실의 상당부분을 떠안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집중 낙과 피해를 입은 사과와 배의 경우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이 각각 85%·69%로 다른 농작물에 비해서는 가입률이 높은 편이다.
풍수해보험의 지급보험금은 비교적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풍수해보험의 경우 가입대상이 주택과 온실로 한정돼 있는데, 가장 큰 피해를 입힌 볼라벤의 경우 강우량은 비교적 적은 편이어서 침수피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보업계에서는 목포지역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약 100억원 수준의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자동차보험 피해액 700억원 추산
자동차보험 손실은 약 700억원으로 추산된다. 태풍 볼라벤은 침수피해와 강풍에 따른 낙하물로 자동차가 파손된 경우를 합쳐 총 1만대 가량이 손실을 입었다. 덴빈의 경우 광주·전남지역에 최고 300㎜ 이상의 폭우를 뿌려 침수 피해가 집중됐다. ‘덴빈’으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는 2500여건 수준이다.
여기다 8월 중순 집중 호우로 군산 등에서 3000여대가 물에 잠긴 것을 합하면 손실 규모는 1만5000여대를 넘어섰다. 피해액만 700여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최악의 집중 호우로 강남 일대가 잠기면서 1만5000여대가 침수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주요 손보사들은 해당 지역에 견인차와 보상인력을 집중 배치해 사고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이에 따라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0%를 넘길 것으로 보여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가 쉽지 않아 보인다.
◇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영향은?
8월 초순까지만 해도 손보업계 안팎에서는 자동차보험료가 9월경 2% 가량 인하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게 퍼져있었다. 따라서 이번 피해로 인해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유보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하지만 감독당국은 자동차보험료를 9월에 인하할 것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낭설이었다는 입장. 금융감독원 강한구 특수보험팀장은 “일부 매체에서 어떤 근거로 그런 보도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9월 손해율이 집계되는 11월 초순은 돼야 인하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2010년 침수사고가 1만건 발생한 것이 9월이고, 또 지난해에는 7월에 피해가 가장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보험료 조정 논의는 적어도 9월 손해율까지는 지켜본 후에 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강풍·호우피해를 복구하고 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