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국내외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저축은행을 둘러싼 경제환경은 어느때 보다도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건설경기 부진 등에 따라 저축은행은 1년 내내 '2금융권발', 혹은 '저축은행발' 부동산 대출 위험 등으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이러한 저축은행에 비우호적인 경영환경 하에서 업권의 안정적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 매순간 쉽지 않은 결정과 여정을 함께했다.
다행히, 어려운 영업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은 과거의 愚를 반면교사 삼아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다.
과거 어느때 보다도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안전히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와 경영 안정성 유지에 중앙회와 저축은행은 전력을 다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높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우리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아마도 과거에 방향성을 잃고 외형적인 성장만을 추구한 저축은행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반복된 위기를 단절하고 현재를 발전의 변곡점으로 삼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저축은행의 정체성과 본연의 임무를 재확립할 필요가 있다.
그간, 저축은행이 숱한 어려움과 위기를 딛고 지금과 같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 금융의 한 축으로서 ‘지역사회 상생’과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했던 노력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에,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을 다시 되새기고 바람직한 저축은행의 re-positioning을 위해 중앙회는 금년 중 다음과 같은 과제를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첫 번째로, 대외적인 금융시장 불안정성 및 경기침체 상황이 저축은행의 경영악화로 전이되지 않도록 자산건전성과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특히, 부동산 PF 등 부실채권 정리·감축 노력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할 것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부실채권 정리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부실채권 해소에 필요한 여러 채널을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두 번째로, 저축은행의 정체성 재확립과 재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을 준비해 나가려 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서민금융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만큼, 저축은행은 금융 애로를 겪는 서민과 소상공인들에게 가뭄 속의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에, 중앙회가 중심이 되어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한 업계 공동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가고자 한다.
중저신용자 대상 특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을 마련하고, 저축은행 전용 대출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최근 저축은행에 대한 일부 부정적 이미지와 불신을 극복하고 대국민 신뢰제고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건전경영과 사회공헌을 통해 금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확대 요구에 부응하고, 금융소외계층 지원을 확대하는 등 금융포용성 제고를 통해 서민, 중소기업,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성장해 나갈 것이다.
한편, 저축은행의 역할 제고와 re-positioning을 위해서는 업계 자체적인 노력과 병행하여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최근, 금융업권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고, 새로운 금융 플레이어의 출현 등으로 저축은행은 전통적인 영업기반에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아울러, 경제·인구의 수도권 집중화 심화, 지역 경기 침체 등으로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저축은행이 제도권 금융내 최후의 보루이자 든든한 서민 금융 울타리로서 역할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영업구역 제한 등 관련 규제들을 변화한 금융환경에 맞춰 정비할 필요도 있다.
새로운 시작과 성장을 의미한다는 푸른뱀의 해, 국민경제 거시적 관점에서 저축은행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서민금융기관 본연의 위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진해야할 때이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