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사옥. /사진=매일유업
20일 매일홀딩스에 따르면, 회사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561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5432억 원) 대비 3.3%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98억 원으로, 전년(228억 원)보다 13.2% 줄었다. 올 들어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 오른 1조6367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5.6% 빠진 624억 원이다.
최근 우리나라 유업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가뜩이나 국내 소비 침체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고, 세계 최저 수준인 합계 출산율(0.72명)이 보여주듯 우유 주력 소비층인 유소년 인구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매일유업이 본업인 우유 외 사업 다각화에 공들이는 이유다.
매일홀딩스는 올해 3분기 기준 13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주력 자회사로는 유가공 사업을 하는 매일유업과 외식사업의 엠즈씨드, 식자재 유통 및 서비스업의 엠즈푸드, 농어촌 테마파크인 상하농원 등이 있다. 국내 외 중국과 호주에 법인을 마련했다. 10개 국가에 분유와 이유식, 커피음료, 건강기능식품 등을 수출한다.
엠즈씨드는 커피전문점 ‘폴 바셋’과 중식 레스토랑 ‘크리스탈 제이드’, 양식 레스토랑 ‘더 키친 일뽀르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엠즈푸드는 매일유업의 유제품과 음료베이스, 아이스크림 믹스 등을 각종 거래처로 납품한다. 상하농원은 매일유업이 농촌 고령화 현상에 착안해 1차 농산물 생산과 2차 농산물 제조·가공, 3차 농산물 유통·판매 등을 융합한 농업 테마파크다.
매일유업의 사업 다각화는 매일홀딩스 매출 현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매일홀딩스 3분기 실적에서 매일유업을 주축으로 한 유가공 사업은 누적 매출이 8210억 원으로, 전년(8233억 원)보다 하락했다. 반면 엠즈씨드 주력 사업인 외식업은 전년(1499억 원) 대비 3.0% 오른 1544억 원의 매출을 냈다. 커피음료와 식물성 음료, 건강기능식품 등 기타 부문 사업은 매출 6622억 원으로, 전년의 6358억 원보다 4.2% 상승했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은 지난 7월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포럼에서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은 2026년 이후 다 없어질 것”이라며 “매일유업은 저출생 시대에 맞춰 성인 영양식이나 메디컬 푸드, 아이스크림, 커피, 식빵, 체험형 목장 등 우유를 기반으로 한 부가가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일유업 커피 전문점 ‘폴 바셋’경주 매장. /사진=매일유업 폴 바셋
다만, 이와 무관하게 매일유업은 최근 소비자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를 맞았다. 세척수 혼입 사고로, 지난 12일 한 대기업 연구소에서 사내 급식으로 나온 ‘매일우유 오리지널 멸균 200㎖’이 발단이 됐다. 해당 제품을 먹은 일부 직원이 복통을 호소했고, 매일유업이 전수 조사한 결과 해당 제품에서 이취와 변색 등이 발견된 것이다. 다행히 문제의 제품을 먹은 직원들은 현재까지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유업 측은 생산 작업 중 밸브 작동 오류로 세척액이 약 1초간 혼입됐다고 설명했다. 매일유업은 자사 광주공장에서 지난 9월 19일 생산된 제품을 지목했다. 해당 공장 설비시설과 공정 등을 점검했고, 해당 일자 밸브 작동 오류 시간에 생산된 제품(소비기한 2025년 2월 16일)의 전량 회수를 결정했다. 매일유업 측은 이때 생산된 제품이 약 50개로, 고객사 한 곳에만 납품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1만5000개 이상의 제품을 회수했다.
이후 식약처도 관할 지자체인 광주광역시와 함께 즉각 현장 조사에 나섰다. 식약처는 멸균유 제품에 세척수가 혼입된 원인 조사와 제품 안전성 확인을 위한 수거·검사, 해썹(HACCP) 불시평가를 진행했다. 9월 19일 생산된 것 외에 지난 7월 1일부터 현재까지 생산된 제품들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매일유업이 설명한 특정 날짜 시간대(2024년 9월 19일 3시 38분)를 기점으로, 멸균기 밸브가 약 1초간 열려 제품 충진라인에 세척수(2.8% 수산화나트륨)가 혼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식약처는 동일 생산라인에서 제조되는 다른 일자 제품과 다른 생산라인에서 제조되는 제품 30개를 수거해 성상과 산도 검사를 했으나 ‘모두 적합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소식에도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 CU와 이마트24, 롯데마트는 지난 14일부로 ‘매일우유 오리지널 멸균 200㎖’ 판매를 중단했다. 세븐일레븐은 점주를 대상으로, 해당 제품의 점포 재고분 폐기 조치를 안내했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이 지난 7월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을 하는 모습.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품질 사고가 발생해 놀라셨을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동일한 사고 방지를 위해 작업 오류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즉시 개선했으며, 국내외 최고 수준의 설비 전문기업들과 품질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