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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금융 안정 최우선…국정운영 조기 정상화를

홍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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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2-16 00:00

경제팀 대외신인도 회복에 총력을
내수침체 막을 소비진작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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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영 KFT금융연구소장/經博

▲ 홍기영 KFT금융연구소장/經博

[한국금융신문 홍기영 기자] 대한민국이 탄핵 정국의 메가톤급 충격에 빠졌다. 최고통치자의 잘못된 망상과 야욕에 의한 친위 쿠데타, 12·3 계엄은 실패한 내란이 됐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에 온 국민은 망연자실했다.

이번 사태의 수습 과정에는 상당한 진통과 희생이 뒤따른다.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야기된 정치적 혼란과 정책 공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다. 이창룡 한은 총재는 지난 5일 “한국의 강한 시장 기초체력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고려할 때 정치와 경제가 분리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는 '탄핵정국 장기화'의 공포에 휩싸였다. 미 경제평론가 윌리엄 페섹은 지난 6일자 칼럼에서 “5100만 한국 국민은 비싼 경제적 대가를 할부로 치르게 됐다”고 썼다.

외환·주식시장 안정시켜야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온다. 내수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에 민생은 도탄에 허덕인다. 대기업조차 대대적인 인력·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정도다. 정부가 공언했던 연금·의료·노동·교육 개혁은 사회적 갈등만 키운 채 실패로 돌아갔다. 게다가 내년 예고된 미국의 관세 폭탄은 국내 제조업을 위협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한국은행보다 낮은 1.7%로 전망했다.

계엄·탄핵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거시경제 부진에다 정치적 위험에 외국인 투자자금은 이탈했다. 원·달러 환율은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달러당 원화환율이 1400원을 넘어 1500선을 위협하자 외환당국은 환율방어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환율급등을 막는 데도 한계가 있다. 외환시장의 극심한 변동은 금융회사와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낳고, 경제 전반에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

경제의 거울인 주식시장도 정치적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최고조로 치닫는 불확실성은 미약했던 투자 심리마저 얼어붙게 했다. 미국 등 세계 증시가 연말을 앞두고 ‘산타랠리’ 축포를 쏘아 올리는데 유독 한국 주가만 추락했다.

올해 코스피는 어디에 내놓기도 민망한 약세장의 성적표를 쓰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공들인 밸류업 프로그램은 빛을 잃고 말았다. 급기야 개인들은 주식을 팔고 국장 탈출 행렬에 나선다. 외국인이 한국 금융주를 처분하는 사이 연기금만이 힘겨운 버팀목 역할을 수행한다.

대외 교류·수출 차질 없어야
비상계엄 이후 기업들은 외국과의 경제교류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한다. 이번 사태는 K웨이브 열풍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K팝이나 K영화·K드라마로 시작한 한류가 식품·뷰티·패션·방산·원전 등으로 확산하는 추세에 캐즘(chasm)이 발생한 것이다. 영국, 일본 등 여러 국가가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방산업계는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K방산'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 체코 원전 수출 역시, 내년 3월 본계약 체결이 제대로 마무리될지 관심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서 한미우호 관계를 다져야 할 한국 대통령은 외교무대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의 관세부과, IRA 폐지 등 불확실성에 처한 재계는 각자도생에 나섰다. 기업 대표들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상공회의소와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가졌다.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소형모듈원자로(SMR)·조선·방위산업 등에서 양국의 산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자고 미국측에 건의했다.

국가 존망의 위기탈출 해법 찾자
모든 공무원은 일손을 내려놓았다. 무정부 상태의 혼란과 경제적 난국이 상호작용하면 더 큰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계엄 사태의 후폭풍을 진화할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정치권이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지체하는 경우, 경제는 더욱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과 정부는 하루빨리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탈출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조속히 정치적 혼란을 해소해야 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정부 대표를 중심으로 위기를 조기에 수습하는 게 대외신인도 붕괴를 막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비상시국에는 리더가 필요하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팀을 중심으로 외환·증권시장을 안정시키고, 침체에 빠진 내수를 부양할 소비진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경제 투톱’ 최상목닫기최상목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의 역량이면 경제와 시장을 충분히 안정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기업규제 완화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속 추진하면서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훼손된 리더십 회복 정치 결단 내려야
포퓰리즘성 선심 정책 대신 민생 안정과 기업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되는 재정집행이 절실하다. 최근 감액 예산안을 파행적으로 통과시킨 거대 야당은 “추가경정예산을 내년 초 다시 짜면 되지 않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위기 수습 체제를 강화하고 마비 상태에 처한 국정을 하루빨리 정상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

민주주의적 기능과 절차를 정상 작동함으로써 추락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해야 할 것이다. 여야는 훼손된 리더십 회복과 도탄에 빠진 경제 회생을 위해 신속하고 단호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각 당은 정치적 손익 따지기식 셈법과 꼼수를 버리고 국가의 미래와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아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홍기영 기자 k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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