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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순익 ‘역대 최대’ 정상혁號 신한은행, 비결은 ‘투 트랙’ [K-금융 글로벌 성적표 (상)]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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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2-16 00:00

3분기 누적 해외법인 순익, 시중은행 中 압도적 1위
국가별 분석으로 M&A, 지분투자 등 최적 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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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순익 ‘역대 최대’ 정상혁號 신한은행, 비결은 ‘투 트랙’ [K-금융 글로벌 성적표 (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국내에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금융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은 K-금융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각 금융사의 글로벌 성적을 톺아보고, 전략과 과제에 대해 진단해 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신한은행이 매년 글로벌 실적을 경신하며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큰 해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철저한 국가별 분석을 통해 ‘자체 진출 및 경쟁력 강화’와 ‘현지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로 전략을 나눠 추진한 결과다. 이 같은 ‘투 트랙(Two Track)’ 전략으로 오는 2030년 글로벌 순익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행장의 계획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은행 해외법인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3502억원) 보다 24% 증가한 434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 누적 합산 순이익 6305억원의 7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국민은행은 적자 기록, 우리은행은 역성장한 반면 신한은행은 홀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베트남, 일본, 중국 등 10개국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해외법인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022년 4269억원 ▲2023년 4824억원으로 2022년부터 4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5000억원 이상의 순이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이 이처럼 압도적 선두를 유지하는 건 해외 진출 초기부터 취해온 오가닉(Organic)과 인오가닉(Inorganic) ‘투 트랙 전략’ 덕분이다.

‘오가닉’ 전략이란 기업이 해외에 직접 진출해 자체 경쟁력으로 성장을 이루는 것을 말하며, ‘인오가닉’은 현지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및 지분투자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해외 진출 초기 국내 은행들은 자체 자본을 활용한 오가닉 성장에 집중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성장성이 높은 현지 금융사를 발굴해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인오가닉 전략을 과감하게 취하기 시작했고, 이후 국가별로 오가닉과 인오가닉 전략을 적절하게 조합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투 트랙 전략이 가장 성공적으로 구현된 국가는 베트남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로 1993년 베트남에 첫 사무소를 열었다. 2006년에는 조흥은행과 통합하며 베트남 최초 합작은행 ‘조흥비나은행’을 품었고, 이를 통해 ‘신한비나은행’이 출범했다.

이후 오가닉 전략의 일환으로 2008년 국내은행 최초로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받았으며, 이듬해 100% 단독 출자한 ‘신한베트남은행’을 설립했다.

지난 2011년에는 인오가닉 전략의 일환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출자사 지분을 모두 인수했고, 신한비나은행과 합병했다. 이는 베트남 금융권 첫 인수합병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2017년에는 다국적 금융그룹 ANZ뱅크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 통합했다.

오가닉·인오가닉 전략의 조합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2017년 재무(총자산, 순이익 등) 기준 베트남 외국계 은행 1위에 등극했다. 현재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은 2020년 1206억원에서 2023년 2328억원으로 3년 만에 거의 두 배가 됐다.

성장세가 지속되는 배경으로는 현지 영업 확대를 통해 확보한 안정적인 고객 기반과 다변화된 사업 모델이 꼽힌다. 대형 로컬 은행 수준의 영업력을 목표로 기존보다 한 단계 높은 현지화 전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재 호치민, 하노이, 하이퐁, 다낭, 껀터 등 베트남 5대 도시를 중심으로 외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총 52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도 전체의 0.2%인 52명뿐이다. 베트남 현지 직원을 적극 채용해 친밀도를 높이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기 위한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의 성과로 신한베트남은행의 전체 대출 자산 중 60% 이상이 현지 고객 자산으로 구성된 리테일 부문이다. 기업 부문에서도 현지 기업 자산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카론, 신용대출 등으로 리테일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기업 대상 무역금융 서비스, 외환 파생상품, 서플라이체인 파이낸스 등으로 사업 구조 다변화도 추진 중이다.

국가별 환경분석을 통해 리테일, 기업금융 등 최적의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타 국가 법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법인인 SBJ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069억원, 신한카자흐스탄은행 순이익은 같은 기간 68.7% 늘어난 75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흑자 전환에 성공해 14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속 성장 위해 자율성은 현지에 부여
신한은행은 국가별 사업전략 수립 및 영업 등 비즈니스 관련 자율성을 최대한 현지 법인에 부여한다. 현지 경영 환경에 맞는 국외점포 운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특히 현지 당국의 내부통제 확립과 각종 규제 비율 준수 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선제적 관리체계 구축과 더불어 현지 우수 전문 인력 확보, 관련 조직 구성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7년 시중은행 최초로 ‘글로벌 매트릭스 제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글로벌 매트릭스’는 매년 글로벌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과제를 자체적으로 선정해 수행하는 제도로, 유관부서에서 해외점포와 수시로 소통하며 상품·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지금까지 매트릭스 제도가 글로벌 사업 강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간이었다면 향후에는 유관 부서의 더욱 주도적 역할 수행과 참여 강화를 목표로 해 체계를 점차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030년 글로벌 순익 기여도 40% 목표
신한은행의 목표는 2030년 기준 글로벌 순이익을 전행 순이익의 40% 이상으로 키우는 것이다. 올 3분기 기준 은행 전체 순이익(3조1028억원)에서 해외법인 순이익(4343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난 7월 '글로벌 컨퍼런스 위크' 개회식에 참석해 "해외 현지 규정을 빈틈없이 준수하고 주변을 세심하게 점검하는 내부통제 문화를 공고히 해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일에 더욱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순익기여도 제고를 위한 신한은행의 선택은 ‘외연 확장’이 아닌 ‘내실 강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역 커버리지 확보를 위한 확장 전략 중심보다는, 점점 커지는 다양한 리스크 요인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내실을 갖춰 글로벌 사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채널 확장에 대한 검토는 계속하겠지만, 이미 구축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인오가닉 성장 기회를 탐색해 수익 구조 다변화와 질적 성장 기반 축적을 위한 시도를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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